‘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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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5%를 비트코인으로 구성하면 분산 효과뿐 아니라 엄청난 수익을 얻는다는’ 비트코인의 투자 논리 말이다.

어디서 흘러나온 정보일까.

이러한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얻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논리는 비트코인 강세시장이 펼쳐진 이후부터 항상 나온 말이다. 이는 가상자산 리서치 센터뿐 아니라 언론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비트코인 투자 의견이다. 

최근 다시 한번 대형 금융업계 리서치 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언론사가 이 정보를 다시 확산했다.

가상자산 업계에 초기부터 발을 담근 1인으로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만한 ‘비트코인 5% 보유설’에 대한 진위를 분석한다.

비트코인 상식 전파 방식의 문제

최근 블록체인 미디어 블록인프레스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피델리티 “투자 포트폴리오 5%, 비트코인에 할당하라”

2020년 10월 14일 작성된 본 기사는,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Fidelity Digital Assets) 내 가상자산 부문이 발간한 비트코인 투자 보고서 중 ‘투자금의 5%를 할당하면 투자자가 손실을 방지하는 동시 비트코인 잠재 성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 운용사 중 하나이다. 그들이 관리중인 고객 자산은 7조 달러 이상이고 하루 130만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한다.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Fidelity Digital Assets)은 전통 금융자산 투자자에서 제공되었던 위탁, 거래, 지원 서비스들을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또한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Fidelity Digital Assets 기업 소개자료
그림1. 피델리티 “투자 포트폴리오 5%, 비트코인에 할당하라” (출처 : 블록인프레스)

피델리티 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담진 않았지만, 피델리티 디지털 에셋의 리아 뷰토리아 리서치 총괄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기관 투자자 유입이 비트코인의 ‘비상관 수익(uncorrelated performance)’을 위축시킬 수는 있지만, 암호화폐는 다른 자산이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경제 역풍’에 대한 노출이 근본적으로 덜하다”며 “따라서 비트코인은 ‘비상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으로 유용한 자산이기에 ‘비트코인 5%’를 목표로 하는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피델리티 디지털 에셋의 리아 뷰토리아 리서치 총괄 (블록인프레스 요약)
그림2. 피델리티 “비트코인 시가총액, 지금은 너무 작아” (출처 : 코인데스크 코리아)
그림3. 코인데스크코리아 제목 변경 안내 문구 (출처 : 코인데스크 코리아)

블록인프레스가 최초 인용한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사 또한 “피델리티에서 5%를 비트코인에 분산할 것을 투자자에게 권고했다”는 내용과 함께 보고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게재됐다.

그런데 기사 공개 다음 날, 위처럼 <피델리티 “비트코인 시가총액, 지금은 너무 작아”>라는 제목으로 수정됐다. 이유는? 매체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사가 게재된 하루 동안 ‘잘못된 메시지’는 이미 대중에 전달됐다.

언론의 파급효과는 여전히 크다. 특히 제목이 갖는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팩트체크는 언론의 필수다. 대중이 인식하게 될 비트코인 상식 또한 기사를 통해 얻는 경향이 크다. 독자가 원 소스인 해당 기관 보고서를 찾아 A to Z를 검토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요약하거나 임팩트 있게 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결론은, 최초 대중에게 전파된 “피델리티에서 5%를 비트코인에 분산할 것을 투자자에게 권고”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보고서 내용 또한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비트코인 5% 비중’이 투자 상식에서 많이 벗어난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피델리티 보고서 내용 요약

2020년 10월 12일 발간된 ‘비트코인 투자 이론: 대체 투자처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출처: 보고서) 보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5년 사이 2.7배 성장한 대체투자 자산 시장

  • 2003년 전체 글로벌 시장의 6%(4조 8천억 달러)에 근접했던 대체투자 자산 시장
  • 2018년 전체 글로벌 시장의 12%(13조 4천억 달러)로 성장한 대체투자 자산 시장

▲ 대체투자 자산의 장점

  • 포트폴리오 다각화
  • 전방위적인 포트폴리오 위험 및 수익률 개선
  • 수익 다각화
그림4. 비트코인 상관관계 (출처 : 피델리티 보고서)

▲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야 하는 이유

  •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미국 주식과 낮은 상관관계 0.15(2015년~2020년)
  • 과거 전통 자산과 매우 다른 위험 및 수익 구조
  • 자산가치에 대한 근본 지표나 분석보다는 미래 기대 가치로만 형성된 시장
  • 개인 소액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 앱에서도 구매 가능한 시장 인프라의 변화
  •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 투자자가 가격을 이끄는 시장 특성

▲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기대되는 수익률

  • 2020년 10월 7일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1천 970억 달러
  • 2018년 기준으로 대체 투자자산 시장의 약 5%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거듭날 경우 6천 700억 달러를 도달해 현재 기준 약 3배까지 성장 가능
  • 대체 자산 시장의 10%를 점유하게 될 경우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 3천억 달러로 성장한다는 의미

▲ 비트코인을 2015년부터 추가했을 경우 포트폴리오의 개선 사항

  • 비트코인을 0%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6.83% 및 샤프 비율 0.59
  • 비트코인을 3%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10.24% 및 샤프 비율 0.78
  • 결과: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은 증가하였으나, 샤프 비율 및 수익률 개선

샤프 비율(Sharpe Ratio)은 두 자산을 공동의 기준지표와 비교할 경우, 더 높은 샤프 비율을 나타내는 자산이 동일한 위험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함을 의미한다. 변동성이 비슷할 경우 더 높은 수치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 CFA Institute
그림5. 비트코인 추가 시 포트폴리오 결과 비교표  (출처 : 피델리티 보고서)

▲ 보고서 고려사항

  • 비트코인은 기관투자자 참여가 증가하면서 기존의 위험과 수익률 개선 효과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둔화될 것으로 분석
  • 모든 분석 결과는 과거 데이터 기반이므로, 미래 가치 형성과 위험 분석에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 고지
  •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전통자산의 상관관계가 급격히 변할 수 있으므로, 리밸런싱이 자주 필요할 것으로 분석
  • 비트코인을 전체 포트폴리오에 5% 목표 가중치로 설정할 경우 전략에 따라 가격 상승 또는 하락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분석

▲보고서 결과

  • 과거 비트코인과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 기준으로 분석 시,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수익률 개선 차원에서 좋은 투자 대상
  • 미래에는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
  • 비트코인은 미래에 별도의 자산분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요소들이 존재

라떼시절의 가격이 지금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의미 있나요?

지금부터 ‘포트폴리오의 5%를 비트코인으로 투자한다는 것’이 일반 투자자에게 얼마나 비상식적 행위인지 풀어본다.

현재 암암리에 “비트코인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 높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어요~”라는 과장된 메시지가 대중에게 전파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피델리티 보고서 결과에서는, 2015년부터 전체 투자 비중의 3%를 비트코인으로 투자했을 경우 그렇지 않은 포트폴리오보다 약 3.4%의 수익률 및 0.19의 샤프 비율 개선 효과를 얻게 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일반 투자자가 현 비트코인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 추천된 비중으로 비트코인을 밸런싱 할 경우, 기대효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그림6. 비트코인 가격 차트 (출처 : 코인마켓캡)

과거 2015년 비트코인의 평균가격은 250달러였다. 

그리고 2020년 10월 19일 비트코인의 가격은 1만 1450달러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한번 45배 이상 상승할 거라는 신념이 없다면 포트폴리오 개선 관점에서 비트코인 투자는 무의미한 행위다. 참고로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이 45배나 상승할 경우 비트코인 하나당 가격은 51만 5250달러다.

피델리티 보고서가 대중에 공개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오해가 불거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7. 2020년 3월부터 미국 주식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비트코인 (출처 : 코인 매트릭스)

분명 해당 보고서는 과거 비트코인과 전통 자산의 낮은 상관관계가 전통 기관의 점진적 유입으로 인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상관관계가 높아지면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최소한 기대 수익이라도 높아야 한다. 그러나 피델리티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과거처럼 기대치가 높지 않음을 보고서에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피델리티는 과거 가격이 미래 가격을 보증하지 않음을 고지하고, 비트코인의 현실적인 성장 예시를 대체 자산 시장 크기의 10%로 제안하였다.

피델리티 보고서는 비트코인 시장 크기에 대한 현실적인 상한선을 제안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 시장의 10%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경우 시가총액은 1조 3천억 달러다.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약 2천억 달러임을 감안한다면 피델리티가 제안하는 비트코인의 현실적인 미래 시장 크기의 상한선은 7배인 셈이다.

만약 다각화 측면에서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 한다면, 근본적으로 비트코인이 현시점에서 또 한 번 45배나 상승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림8. 포트폴리오 5%를 비트코인 투자 관련 오해 문구 (출처 : 피델리티 보고서)

코인데스크 코리아에서 최초로 언급된 것과 달리, 피델리티 보고서에는 포트폴리오의 5%를 비트코인에 분산할 것을 투자자에게 권하지 않는다.

초기 이러한 제목으로 게재된 이유 중 하나가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을 3%~7% 사이로 권유하는 보편적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때문으로 짐작된다.

비트코인 5% 설은 투자 상식과 미신의 합으로 이루어진 잘못된 상식 전파의 결과물이다.

그림9. 구글에서 대체 투자자산 비중에 검색 시 나오는 최상위 결과 (출처 : 구글 검색 결과)

피델리티 보고서를 포함, 일반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내 대체투자 자산의 100% 비중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권유하는 리서치 센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비트코인을 진지하게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싶어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대체투자 자산 비중에서(7% 이하) 최대 10%를 차지하는 0.7% 정도가 일반 투자자에게는 가장 현실적이다. 이 또한 투자자 위험 성향에 따라 더 낮은 비중으로 구성될 수 있다.

참고로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결제회사 스퀘어(Square)가 2020년 10월 9일 총 5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약 4,709개를 구매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투자 규모는 2020년 2분기 스퀘어의 총자산의 약 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결론적으로, 포트폴리오 개선 차원의 이유만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하는 개인에게는 비트코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비트코인을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사항’ 분석 글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현시점에서 45배 더 오를 경우에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싶다면,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생각을 점검해보고, 본인의 비트코인 구매 행위가 장투인지 단투 행위인지 자가진단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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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Jake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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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서 PM 및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핀테크 컨설팅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 적용 경력이 있습니다. 와레버스에서 금융 4.0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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