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필자는 흔히 업계에서 말하는 디젠(Degen)에 속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디젠이란 새로나온 디파이 상품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디젠들이 이렇게 묻지마 투기를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초기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과 수익이 가장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수준은 연이자율 기준으로 200%에서 10,000% 이상까지 매우 범위가 넓기 때문에 일일 복리 이자가 상당하다. 디파이 참여자에 대한 보상은 초기에 참여율이 낮고 위험이 많은 시기에 가장 높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높은 이자율을 통해 디젠들의 자금을 모집하면서 의도치 않은 반작용 효과도 상당하다. 디파이 생태계 내에서는 러그풀(Rug Pull)과 플래시 론(Flash Loan)과 같은 악성적인 행위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러그 풀(Rug Pull)이란?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프로젝트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자금 탈취 및 잠수 행위 등이 일어나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한 사용자가 피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에버피디아

플래시 론(Flash Loan)이란?

플래시론 공격은 디파이 서비스들이 가장 흔히 당하는 공격이다. ‘플래시론(Flash Loan)’은 블록체인의 블록 1개가 만들어지는 짧은 시간 안에 무담보로 대출을 받고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데일리

2021년 5월부터 BSC(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다수의 디파이 프로젝트가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해킹 공격을 당한 BSC 프로젝트는 팬케이크버니, 크림 파이낸스, bEarn, 보그드 파이낸스, 우라늄 파이낸스, 미어캣 파이낸스, 세이프문, 스파탄 프로토콜, 버거스왑 등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디파이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부작용 또한 상당하다.

디파이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단순히 돈 넣고 돈 먹는 폰지 사기와 같지 않냐는 의문도 생길 수 있다.

현재 버전의 디파이는 분명히 보안에 대한 이슈가 끊임 없이 들려오고 일부 폰지 사기와 같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초기 높은 이율로 인한 묻지마 투기와 이로 인해 생기는 러그풀과 같은 부작용 보다는 한 발자국 더 멀리서 디파이의 본질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디파이를 필두로 탈중앙 은행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탈중앙 은행 인프라의 가장 근본은 자산과 대출로 시작한다. 디파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대출 시장의 기본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파이의 핵심은 가상자산 대출의 수요와 공급이다

그림1. BlockFi 대출 플랫폼 (출처 : BlockFi)

가상자산의 핵심을 1줄로 요약하자면 투자를 하고자 하는 차입자와 그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대출자로 구성된다.

그럼 더 세부적으로 생태계를 설명해 본다.

1. 가상자산 대출 차입자

디파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대출 시장의 기본 구조를 알아야 한다. 

디파이가 생겨나기 이전에도 가상자산 대출이 합당한 경우는 두 가지 뿐이었다. 

1) 채굴자: 전기료, 렌트비 또는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 법정화폐를 빌리는 채굴자들. 그들은 채굴기 또는 비티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신청함. 

2) 투자자: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있는 가상자산 투자자들. 

가상자산 대출이 이전에는 왜 비트코인 채굴자와 레버리지 투자자에게만 적합할지는 아래 예시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일반 기업 대상 가상자산 대출>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상자산 대출이 적합하지 않다. 

우선 그 어떠한 산업도 생산부터 소비까지 가치사슬 전체에서 전적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경우가 없다. 

명품 에르메스(Hermès) 가방의 전체 가치사슬이 비트코인으로만 거래 가능하다고 상상해보자. 

이 말은 프랑스의 생산자가 원자재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하고, 도매상이 생산자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하며, 최종 소비자 역시 비트코인으로 산다는 의미다. 

하지만 만약 생산비용이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것이 아니라고 하면 해당 제품을 비트코인으로 값을 매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며, 해당 사업이 비트코인 중심으로 되면 안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과 법정화폐의 가격 변화가 사업의 존폐를 가를 경우 가상자산 대출은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일반 기업들이 USDT(Tether) 또는 미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고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USDT를 지불의 수단으로 인정하는 벤더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기업은 대출받은 테더를(수수료를 지불하고) 미국 달러로 환전을 한 뒤에 필요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상환 시에는 다시 반대로 진행해야 한다. 미 달러를(수수료를 지불하고) 테더로 환전한 뒤에 대출을 갚는 것이다. 가능은 하지만 쉽지 않다. 쉽다고 생각한다면, 기업의 회계 처리와 행정 처리 비용을 크게 염두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가상자산을 대출해주는 주체가 기업에 대한 신용분석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기존 은행들의 몫이며,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대출 또한 부적절 하다.

<부정적인 일반인 대상 가상자산 대출>

가상자산을 투자하지 않는 개인에게도 가상자산 대출은 적합하지 않다. 대부분의 개인은 원화와 같은 법정화폐를 노동의 대가로 받는다.

저금리로 비트코인을 기꺼이 대출받을 사람들이야 많겠지만 비트코인 값이 상승하면 이들은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된다.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비트코인 또는 대출 자산의 법정화폐 교환 비율로 직결될 경우 대부분의 채무 상환이 단순 가격 이동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진다. 

이렇기 때문에 일반 개인들은 가상자산 대출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반대로 일반 개인들을 대상으로 P2P 대출과 유사하게 스테이블 코인 대출 방식은 어떨까? 

만약 개인이 온라인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린다면, 이 말은 대출을 신청한 당사자가 대출이 가능한 모든 경로를 소진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신용카드, 개인대출, 주택담보 대출 등을 사용하지 못하는 신용도가 낮은 개인들만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가 농후하다. 

개인 신용도 확인하지 못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스테이블 코인 대출 또한 적합하지 않다.

<가상자산 대출 수요 결론>

개인들과 일반 기업은 가상자산 대출이 적합하지 않은 대상들이다.

좀더 풀어 말하자면 가상자산 대출이 적합한 대상은 가상자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 뿐이다.

이는 차입자의 대출 상환 능력과 직결되어 있다. 

가상자산의 가격이 오를 경우 일반 기업과 개인들은 대출상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2. 가상자산 대출자

가상자산 대출 공급자들은 가상자산을 투자하는 개인과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등으로 구성된다.

<가상자산 존버족>

공통적으로 공급자들은 모두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존버족(Hodlers)이다. 가상자산에 무한 신뢰를 가지고 존버하는 것이다. 

그들은 가상자산의 가격 음직은 중요하지 않고 팔 생각이 없는 공급자들이다. 

대부분 크고 잘 알려진 플랫폼(대규모 거래소, 대형 채굴자, 대형 대출 플랫폼)에서만 가상자산을 제공한다.

대부분은 가상자산을 장기 보유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산을 담보로 이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테이블코인 대출자>

2017년 이전에도 각 국가에서 제공하는 저금리와 마이너스 금리를 피하고자 달러를 테더(Tether)로 구매한 뒤 당시 대형 거래소인 Bitfinex에 가상자산을 제공하여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 수수료에 수익을 극대화하고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마진거래와 같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진거래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거래소가 일부 가져가고 수익 대부분은 거래소에서 지원하는 대출자에게 돌아갔다. 

스테이블 코인 대출자는 이러한 중앙 거래소 또는 대출 플랫폼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대출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참여 목적은 수익 극대화다.

3. 중개인

수요와 공급이 있다면, 말 다 한게 아닌가? 대체 누가 중간에서 재미를 보고 있을까?

<거래소>

해당 내용은 마진거래가 불가능한 국내 거래소와는 거리가 멀며 해외 거래소에서 유효하다. 디파이 확산이 해외를 필두로 확산되고 있기에, 마진 거래가 지원되는 외국 거래소 기준으로 내용을 풀어본다.

어느 정도의 규모로 사업을 이끌 수만 있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매우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나 투자자들이 스팟 거래(spot trade)를 할 때는 굉장히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마진(margin) 거래는 항상 높은 비용을 지불한다. 

따라서 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자본이 몰릴수록 거래 규모도 커질 것이고 수수료 수익도 커질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투자열기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양의 자본은 거래소가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을 초과할 것이다. 

이 지점에 이르면 거래소는 다른 거래소에서 자본금을 구하거나, 거래소 내 가상자산 대출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 

거래소는 마진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대출자를 확보하여 USDT를 예금하여 대출자금으로 승인한 대상자들에게 한달 1%(연 이자율 12%로 홍보됨.)를 지불한다고 홍보할 수 있다. 

이후 거래소는 마진 거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10bps(0.1%) 단기 대출 비용을 청구한다. 

이렇게 될 경우 거래소는 대출금의 약 2%([10bps * 30일 = 3%] – 1%)의 차익을 실현 가능하다. 월 2%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거래소의 수익은 대출금액 기준으로 연 환산 24%이다.

<대출 플랫폼>

그림2. 대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출처 : LeewayHertz)

이러한 플랫폼들은 거래소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보다 전통적인 은행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에게는 자본조달에 대한 고유하면서도 수익성 있는 사업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려는 대출자와 돈을 빌리려는 차입자를 연결시킨다. BlockFi와 같은 기업들이 이런 사업에 영위한다.

BlockFi 대표가 직접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출 플랫폼은 소매금융 시장에서 대출자들에게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매력적인 고정 이율을 제공하여 예치 받는다.

BlockFi와 같은 대출 플랫폼이 예치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이자 상품은 스테이블 코인 6%~8%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5%~8%이다. 

대출 플랫폼은 고객이 예치한 가상자산으로 투자사, 개인,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 사업을 한다. 

OTC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자산을 블록딜로 입찰하여 수익을 창출할려는 기관들을 포함해서 대출 플랫폼의 고객군은 가상자산 산업과 직결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쉽게 말해 소매 고객의 자산을 이용해서 기관과 같이 유동성이 필요한 대상으로 대출을 주고 수익을 창출한다.

대출 플랫폼의 주요 대출 고객은 다음과 같다.
  1. 투자사: 해당 그룹에는 시장조성자(Market Maker), 헤지 펀드, 직접 투자 기관 등 다양한 투자 전문 기관들이 포함된다. 대부분 수익 증대를 위해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만 가상자산 업계의 특성상 전통적인 프라임 브로커를 통해 자금 조달이 어렵다. 
  2. 채굴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팔아서 채굴 운영비용을 확보해야 하는 채굴자들이 주요 고객으로 분류된다. 채굴자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담보로 미국 달러로 대출받아 운영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채굴자가 비트코인 판매에 따른 세금을 내야하는 이슈와 직결되어 있다. 물론 채굴 기업이 위치한 나라의 가상자산 판매 과세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해당 이슈가 대출의 가장 큰 수요 원인이다.
  3. 일반 투자자: 국내에는 특금법이 적용된 이후 2022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판매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한다. 다만 미국을 포함해 해외와 같은 경우 이미 가상자산 판매로 생기는 수익은 과세 대상이다. 가상자산을 판매하기보다 ‘존버족(Hodlers)’들은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4. 거래소: 개래소는 마진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대출하기 위해 보유중인 자산보다 더 많은 예치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강세장에서 투자자들은 코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금리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 이런 경우 거래소에서 또한 단기로 대출 플랫폼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 플랫폼은 위험 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자산과 대출을 관리한다.
  1.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대출은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오직 예치만 받는다. 일반인은 가상자산 대출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며, 일반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은 이미 거래소에서 마진 거래 서비스로 충족하기 때문이다.
  2. 일반 투자자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또는 현금을 대출할 수 있다. 다만 대출 가능 금액은 담보 맡긴 가상자산 가치의 50% 이하이다.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격히 내려갈 경우 대출 플랫폼은 고객이 담보로 맡긴 가상자산을 청산하여 대출금을 환수할 수 있다.
  3. 기관과 일반 투자자 구분 없이 담보자산 유형과 대출금 유형이 같을 수 없다. 즉 비트코인은 담보로는 스테이블코인 또는 법정화폐만이 대출 가능하며, 반대로 스테이블코인 또는 법정화폐를 담보로 가상자산만 대출 가능하다.

이런 대출 플랫폼들은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은행과 가장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높은 금리를 제공함으로써 예금을 유치한다. 

대출 플랫폼은 차입자들의 신용을 분석하며, 어느 정도 대출할 지를 결정하고, 예금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담보자산을 기반으로 대출을 실시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들은 순이자마진(NIM: Net Interest Margin)을 얻는다.

4. 가상자산 대출의 수요와 공급 결론

가상자산 대출 생태계에는 차입자, 대출자, 중개인 등 다양한 참여자가 존재 한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은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과 투자사와 같은 기관들의 행보가 핵심이다. 

가상자산의 핵심을 1줄 요약을 다시 상기해보자. 

가상자산 대출의 수요와 공급의 핵심은 투자를 하고자 하는 차입자와 그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대출자로 구성된다.

대출 플랫폼은 업계 내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있다. 

거래소가 개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여 가상자산 산업 성장에 기여했다면, 기관을 대상으로는 대출 플랫폼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기준의 대출 플랫폼은 은행과 유사한 금융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지만 제한적인 요소가 많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은 직접 예치 가능한 자금에 의해 최대 매출이 정해진다. 

이는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대출금으로부터 생기는 순이자 마진에 의해 최대 이익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출 플랫폼과 전통 은행의 대출이 비교되는 점은 국가에서 지정 하는 지급준비율과도 관련있다.

지급준비제도란 시중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지급준비금으로 불리는 일정량의 현금 또는 그에 준하는 자산을 중앙은행에 예치한 것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지급준비율은 2021년 기준으로 7.0 %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어떤 은행이 1000억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중 최소 70억 원(7%)은 은행이 실제로 보관하고, 나머지 930억 원은 대출 등으로 운용할 수 있다.

대출 플랫폼은 예치자 보호를 위해 담보자산의 최대 50%만 대출하는 반면, 은행은 보유 예금보다 최대 14배 이상을 대출로 운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의 대출 플랫폼들은 예치금액보다 더 많은 대출을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은행과는 다르다. 

업계 종사자들은 더 많은 예치금을 확보해서 대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상이 업계를 휩쓸었다.

메이커 다오에서 시작하고 컴파운드로 뜨거워진 디파이 시장은 아주 단순한 사상에서 출발했다.

가상자산 플랫폼은 법정화폐를 찍어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토큰을 발행해서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담보로 예치금을 더 받아 사업을 확장할 수 없을까?

폰지 사기와 같이 들릴 수 있는 설명이다. 그리고 대담한 비전이다.

그러나 시장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자금을 예치받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했다.

디파이(DeFi): 가상자산 업계의 초창기 은행

그림3. 디파이 생태계 다이어그램 (출처 : World Economic Forum)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가 존재하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왜 프로그램 가능한 금융(programmable finance)이 만들어지면 안되는가? 

모든 대출 관련 행위들이 블록체인상으로 옮겨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면 무엇이 탈 중앙 금융의 탄생을 방해하고 있는가? 

가상자산 업계 내 대출 플랫폼이 대출기관의 기능을 ‘분산화(decentralize)’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분산화되고 무신용(trustless) 방식의 은행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dApps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아래는 BlockFi와 같은 대출 플랫폼을 디파이 프로젝트로 대체한 예시 이다.
  1. 프로젝트는 디파이 대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이더리움 프로토콜을 선정한다.
  2.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DAI, USDT, USDC, WBTC, renBTC 등) 또는 이더를 예금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하고 배포한다. 해당 스마트 컨트랙트는 대출자의 자금을 예치하는 풀을 만든다.
  3. 프로젝트는 대출 희망자 또는 차입자가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 신청할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차입자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최대 담보 가치의 50%까지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 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는 이더리움의 가격이 일정 수준 떨어지면 차입자의 담보 자산인 이더리움이 대출자에게 자동으로 넘어 가도록 설계한다.
  4. 프로젝트는 대출에 대한 순이자마진을 가져간다. 이를 대출 수수료로 정의한다.
  5. 프로젝트는 자체 토큰을 발행한다. 이후 신규 토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디파이 대출 플랫폼을 직접 사용한 대출자와 차입자 대상으로 보상한다. 

위의 경우에는 BlockFi와 같은 대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 올린것 외에 다른 점이 없다.

즉 대출 가능한 금액은 대출 플랫폼의 총 예치금 보다 클 수 없기 때문에 수익 모델의 상한선이 정해져있다. 

여전히 국가와 같이 금리 조정을 통해 법정화폐를 찍어내서 대출 가능 금액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대출자와 차입자에게 일종의 로열티 포인트와 같은 자체 발행 토큰을 보상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디파이 프로젝트가 대출 플랫폼의 사업과 직관되는 권한을 토큰에 부여할 경우 이야기는 매우 달라진다.

디파이 프로젝트가 토큰에 다음과 같은 권한을 부여한 경우를 상상 해보자.
  1. 대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영업이익(수수료-운영비용)을 토큰 보유자에게 돌려준다.
  2. 토큰 보유자는 스테이킹을 통해 프로젝트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에 투표 가능하다. 투표 가능한 결정들은 아래와 같다.
    • 운영비용
    • 유효 담보자산
    • 최대 담보비율
    • 수수료

위와 같은 권한을 가진 토큰을 디파이 대출 플랫폼을 직접 사용한 대출자와 차입자에게 보상으로 주어진다면 어떻게 가치를 평가할 것인가?

새로 발행된 토큰 보유자는 대출 플랫폼에서 생기는 수수료를 일부 가져갈 권리가 생긴다. 토큰 보유를 통한 수익을 계산하고자 한다면 아래 공식을 통해서 가능하다.

연간 토큰 수익 = 보유 토큰 수량 * [플랫폼 총 수수료 수입 / 총 토큰 공급량]

연간 토큰 수익률(yield) = 연간 토큰 수입 / [각 토큰당 구매 가격 * 토큰 수] 

분명히 초기에 어떠한 권한도 부여 되지 않았을 때는 해당 토큰은 가치가 없다. 

이후 디파이 프로젝트에서 플랫폼에서 생기는 수익을 분배하고 사업 방향성에 대한 투표권을 토큰에 부여함에 따라 내적 가치가 생긴다.

토큰은 초기 사용자들에게 분배된 이후 유니스왑과 같은 덱스(탈중알 거래소)를 통해 중개자 없이도 구매 및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시장 가격을 찾게된다. 

물론 이러한 디파이 프로젝트의 토큰은 매우 위험한 가상자산이다. 아래는 토큰의 가치가 하락하게될 수 있는 다양한 예시이다.
  1.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된 자산 규모가 낮아질 수록 예상 수수료 수입이 낮아진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간 토큰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에 토큰의 내적 가치가 또한 하락한다. 
  2. 담보 자산의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인해 대출자 풀이 감손 평가를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토큰의 내적 가치가 하락한다.
  3. 프로젝트 멤버들이 사업을 접는다면 운영 주체가 없어짐으로 토큰의 미래 가치는 불투명 해진다. 이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는 존재하여 대출 플랫폼이 블록체인상 존속 가능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고 웹사이트 및 컨트랙트 유지 보수 등이 안되기 때문에 대출자가 없어질 것이다. 대출자가 없어짐으로 토큰의 가치는 하락한다.
  4. 플래시론과 같이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성을 악용한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당해 예치된 자산을 잃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고객의 돈을 잃게 되는것이기 때문에 토큰의 가치가 하락한다. 
다음은 토큰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을 요약했다.
  1.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된 자산 규모가 커져서 예상 수수료 수입이 높아진다. 토큰 보유자의 연간 토큰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토큰 가격이 상승한다.
  2. 추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여 예치 금액을 늘려 예상 수수료 수입을 증가 시킨다.

해당 예시는 가상자산 업계 내의 대출 플랫폼을 기준으로 예시를 제공했다. 

그러나 대출 이외에도 상기 예시는 보험과 같이 이미 전통 금융권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 또한 디파이 형태로 넘어 올 수 있다는 증거이다.

디파이는 불법인가?

2021년 상반기까지는 디파이 프로젝트 자금 조달 방식이 특이해서 증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이 직접 코인을 구매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디파이 프로젝트는 토큰을 선발행하여 배분하고, 사후에 가치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증권법의 규제를 받을 요인이 없다라는 분석이 대세였다.

다만 이러한 우호적인 해석은 2021년 상반기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2021년 6월 열린 파생상품 자산관리 온라인 포럼에서 댄 벌코비츠(Dan Berkovitz)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미허가 디파이가 미국에서는 불법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디파이 상품은 미국 상품거래법에는 디지털 통화나 스마트 컨트랙트 등에 대한 예외 사항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 되었다.

결국 디파이 파생상품이 상품거래법상 지정된 선물계약시장(DCM: Designated Contract Market) 라이선스 획득 및 스왑실행기구(SEF: Swap Execution Facility) 등록 요건을 충족되지 않을 경우 위법 행위로 취급 받을 수 있다고 전해졌다.

디파이에 대한 규제는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디파이는 폰지 사기인가?

그림4. 디파이는 폰지 사기인가? (출처 : Shutterstock)

대부분의 디파이 참여자들은 디파이 플랫폼에서 제공 가능한 파격적인 이자율에 대한 이해와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인지를 못하고 있다. 

우선 파격적인 디파이 상품 이자율은 플랫폼에서 자체 발행한 토큰 보상을 연 이자율 계산에 포함해서 소개된다.

한 예로 디파이 플랫폼이 비트코인을 예치하면 연 환산 이자율 6%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기존 BlockFi에서 제공하는 이자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여기서 플랫폼의 자체 토큰 보상에 추가하여 80%의 보너스 이자를 토큰으로 제공할 수 있다. 

즉 예치자에게는 디파이 플랫폼의 예치 상품이 86%로 보이지만, 실제로 80%의 이자 수익은 플랫폼의 성공 여부에 따라 가치가 좌우되는 토큰을 받게 된다. 

가치를 증명하게 되는 변동성이 높은 토큰으로 보상을 받기 때문에 초기 예상 수익과 실 수익은 큰 괴리가 생길 수 있다.

추가로 이렇게 파격적인 이자율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디파이 프로젝트가 보상으로 주는 토큰의 수량은 발행때부터 사용자 보상을 목적으로 할당되어 나온다. 

그래서 정해진 수량의 토큰은 사업 확장을 위해 쓰이게 되어 높은 이자율을 보상주는것 뿐이지 일반적으로 프로젝트들이 2년 이상 운영되면 보너스로 보상해 줄 수 있는 토큰 물량이 고갈된다.

여기서 토큰의 시장가격이 하락할 경우 보상으로 줄 수 있는 토큰의 수량도 더 제한될 수 있다.

가격 하락은 악순환을 야기해서 플랫폼의 스마트컨트랙트 안에 관리되는 예치금이 줄어들고, 이는 토큰 가격에 하락 요인으로 다시 작용 한다.

그렇다면 디파이의 숙명은 결국 망하고, 그 과정에서는 폰지 사기와 다름 없나?

아니다. 

유니스왑이 현재까지 증명해온것 처럼 확실한 사용자 니즈를 파악해서 시장을 통체로 가져간다면 사업에서 생기는 수수료만으로도 고정적이고 성장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디파이 산업은 모든 프로젝트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토큰으로 잔치상을 차리고 있는 치킨 게임이다.

기술 발전은 금융 혁신의 초석

과감한 계획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이 문구야 말로 그 어떠한 실체도 없이 무분별하게 진행되었던 2017년도의 ICO 광풍에 맞는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2020년 상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한 디파이 토큰들은 계획에서만 끝나는 사기는 아니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실제로 플랫폼을 개발하여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토큰의 내적 가치를 형성하기 위해 진행 중 이다.

역사적으로 신기술의 등장은 기존 구조를 뒤흔들었다.

기술혁신의 속도를 규제가 따라잡기 힘들 수는 있지만, 분명히 우리가 알고 있던 금융은 블록체인을 통해 변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금융 혁신 선두에 디파이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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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Jake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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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서 PM 및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핀테크 컨설팅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 적용 경력이 있습니다. 와레버스에서 금융 4.0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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