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데이터와 관련하여 중대한 판결이 오늘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한 영국 국민이 경찰의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과도하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낸 소송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 1심에서 패소를 뒤집은 것이기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승소를 도왔던 시민단체 “리버티(Liberty)”는 이번 판결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위대한 첫 번째 승리”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입니다.

영국은 국민 11명당 CCTV 하나가 있을 정도로 CCTV 하면 빼먹을 수 없는 국가입니다. 영국 국민이 총 6,665만 명이라고 하니, CCTV가 600만 개를 훌쩍 넘긴다는 뜻입니다.

잘 구축된 CCTV 시스템을 바탕으로 영국의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시범 적용해왔습니다. 이 기술은 CCTV를 통해 통행자의 얼굴을 모두 스캔하여 경계 인물 리스트와 대조하는 식으로 이용되어왔습니다.

한 영국 국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CCTV에 의해 본인이 찍힌 것을 부당하다고 여겼는데요. 이에 그는 2019년 사우스 웨일스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입니다.그는 1심에서 패소했으나, 결국 오늘 항소심에서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 항소 법원은 자동 얼굴 인식 프로그램은 유럽 인권 조약을 이번 판결의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해당 조약의 제8조에 있는 프라이버시 권리, 데이터 보호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와레버스 인사이트

개인정보는 데이터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 있어 큰 화두입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점을 미뤄봤을 때, 경찰의 공권력에 제동을 걸고 국민의 편에 든 영국 법원의 결정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유럽은 이전부터 데이터와 관련해서 매우 선도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습니다. GDPR이라고 불리는 “유럽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이 국제 규범으로 점차 자리 잡는 것이 그 예시라고 할 수 있죠. 데이터와 관련해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쪽, 즉 기업과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미국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GDPR이 유럽 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GDPR 대처를 위한 페이스북 그룹까지 형성되어 있을 정도죠. 이번 영국의 판결로 인해 기업뿐만 아니라 공권력을 가진 행정기관 또한 개인정보보호에 더욱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번 정권은 데이터에 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극복한 한국판 뉴딜에서 데이터 뉴딜은 핵심축인 것이 그 예시이죠. 데이터3법 통과도 말할 것 없습니다. 과연 이번 영국의 판결이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규범 형성에 어떤 파급력을 끼칠지, 또 이것이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적용이 될지 지켜보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필수라고 보입니다.

출처: For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