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8월 23일 비자가 15만달러를 지불해서 크립토 펑크 (CryptoPunk) #7610 NFT를 “역사적인 상업 공예품 컬렉션”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중의 NFT에 대한 관심이 비주류에서 주류로 전환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디지털 자산의 새로운 이정표로 분석될 수 있다.

크립토 펑크란?
크립토 펑크는 2017년 라바랩스 (Larva Labs)에서 만들어낸 24×24 픽셀로 이뤄진 아바타 모음이다. 총 1만 개의 크립토 펑크가 당시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됐으나 최근 수천만 달러의 가격에 판매되어 디지털 자산과 소유권에 대한 새로운 장을 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arva Labs

비자의 크립토 펑크 구매는 지난 6월 11일 세계적인 경매업체 소더비(Sotheby’s)에서 크립토 펑크 #7523이 1,180만 달러에 낙찰되었던 소식을 감안하면 그렇게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7523 크립토 펑크는 ‘코로나바이러스 외계인(Covid Alien)’으로 불리는 희귀도가 높은 컬렉션이다. 1만개 크립토 펑크 중 9개의 외계인 유형 시리즈가 존재하며 유일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컬렉션이다. #7523 컬렌셕은 스포츠 베팅 운영사 드래프트킹스(DraftKings)의 최대 주주인 샬롬 매켄지(Shalom Meckenzie)가 구매했다. 

이러한 크립토 펑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NFT의 시초다. 

<그림1> 공식 크립토 펑크 봇의 트위터 계정 (출처 : 트위터)

크립토 펑크는 NFT 지원을 위한 ERC-721 기술이 배포 되기 이전에 나왔고, 초반에 만들어진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 올라가게 된 것이다.

크립토 펑크의 구매 열기는 전세계적으로 부자들과 기업들까지 기웃거리게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0일 TheDefiant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소개된 익명의 가상자산 트레이더가 550만 달러를 지불하여 총 88개의 크립토 펑크 컬렉션을 구매한 사례도 소개된 바 있다. 이더리움 지갑 주소와 트위터만으로 구매 사실을 공개한 ‘0x650d’ 익명 트레이더는 총 106개의 크립토 펑크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밝혔다.

<그림2> 0x650d의 크립토 펑크 구매 온체인 기록 (출처 : 이더스캔)

‘0x650d’ 트레이더는 30 이더리움 이하로 구매가 가능한 모든 크립토 펑크 컬렉션을 1개의 블록으로 거래를 요청하였다. 이는 시장에서 최저가로 모든 크립토 펑크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함이었고, 이더리움 채굴 단체인 ‘마이닝 다오 (MiningDAO)’를 통해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온체인 상에서 거래된 크립토 펑크의 최고 판매가와 횟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립토 펑크의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과 가격 상승이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온체인 거래 분석시 지난 3월 #3100 컬렉션이 758만 달러 그리고 #5217 컬렉션이 757만 달러에 판매가 되기도 했다.

<그림3> 크립토 펑크 온체인 최고 판매 순위 (출처 : 라바랩스)

결국 2021년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진행되어 왔던 NFT의 대중적인 관심과 거래내역을 분석한다면 비자가 크립토 펑크를 구매한것은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비자가 구매한 NFT의 가격이 크립토 펑크 중에서 낮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바로 NFT 그리고 디지털 자산이 비주류에서 주류로의 전환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이번 변곡점을 통해 대중이 NFT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바뀌고 더 많은 사업 기회들이 생길 것으로 풀이된다.

NFT 그래서 왜 사나요?

NFT가 시장에서 인정 받는 실사용 사례는 현재 미술 작품과 게임에 한정된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최근 폭발 원동력은 게임 자체의 재미나 작품의 미적 가치 보다는 투기와 직결되어 있는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NFT 기반의 가장 성공적인 게임은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이다. 해당 게임은 ‘엑시(Axie)’라는 이름의 포켓몬과 유사한 캐릭터를 NFT로 만든 게임이다.

<그림4> 액시 인피니티 홈페이지 (출처 : 액시 인피니티)

능력치·희귀도가 제각각인 엑시로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며 레벨을 올려가는 방식이다. 캐릭터 자체가 NFT이기 때문에 소유권은 사용자에게 있고 시장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특히 엑시를 게임안에서 교배가 가능하여 희귀도가 높은 엑시를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게임이 대중화 되면서 엑시의 교배량과 거래량이 급증했고, 토큰값이 오르니 이용자가 더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결국 NFT 게임 또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과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한 기반과 가격 상승이 대중화의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풀어 말하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과 그 기대감이 혈실화 되는 것이 반복되어 액시 인피티니가 대중으로 들어왔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한 크립토 펑크와 같은 미술 작품이 대중화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원인은 무엇일까? 크립토 펑크 이후에 나온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사례를 조사해보면 일부 답을 찾을 수 있다.

무덤에서 다시 꺼내보는 크립토키티

초창기 NFT 시장은 과시욕과 투기가 이끌었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크립토키티의 성공은 일반인이 보기에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게임 속 고양이 한 마리의 거래 금액이 1억원을 호가 한것이 당시에는 상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누가 고가의 돈을 지불하고 크립토키티를 사는가? 내막을 들여다보면 2017년 이더리움과 ICO 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게된 개인들이 구매했다.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s)들은 그들이 믿고 신뢰한 기술을 통해 신규 부를 축적하고 그들만의 리그가 생겨났다. 그들이 크립토키티를 높은 가격으로 구매한 이유가 ERC-721 토큰 지원을 통해 NFT의 대중화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즉, 크립토키티를 투자자산으로 보기 보다는 명품소유를 하고자 하는 마음과 더 흡사하다. 얼리 어답터들이 크립토키티의 희귀 컬렉셕을 소유하여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 모두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가 초기 시장 형성을 이끌었다. 얼리 어답터들이 형성한 크립토키티 붐은 최초의 NFT 투기 시장의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개인들은 거래 이력만 본다. 세상에 누군가가 희귀한 NFT를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고, 시장은 반응을 했을 뿐 이다.

코드박스가 공개한 크립토키티의 일일사용자(Daily Active Users)는 2017년 12월 1만 3천을 찍었다. 이후 열기가 식고 2018년 6월 400명까지 내려갔다. 크립토키티 그리고 연장해서 NFT 시장의 2018년도 몰락은 인프라의 부재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OpenSea와 같은 마켓 플레이스나 NFTBank 또는 CryptoSlam과 같은 시장 에널리틱스 툴이 없었다. 심지어 이더스캔과 같은 블록 익스플로러에서는 ERC-721가 지원되기 시작할때 지갑 주소에서 보유 사실을 확인하기 조차 매우 어려웠다.

과시욕으로 시작된 크립토키티의 열광은 인프라의 부재로 빛을 발하지 못 했다. 이후 대중의 관심이 없어지고 가격이 내려가 2020년 하반기까지 NFT 시장은 조용히 지나갔다.

<참고>
크립토 키티는 2021년 상반기부터 크립토 펑크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다시 시장이 일부 활성화 되어 2021년 9월 기준 하루 거래량이 1억원에 달한다.

NFT 이제는 다르다, 그리고 기업들도 돈 냄새를 맡고 있다.

크립토 펑크의 폭발적인 판매가 이루어졌던 2021년 상반기 이전을 상기해보자. 

2020년 하반기 NBA탑샷(NBA Top Shot)이 흥행하며 NFT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 이후에는 해쉬 마스크(HashMask), 액시 인피니티 등 NFT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장을 맛보게 된다. 

이들의 흥행은 각 프로젝트의 NFT 가격 상승이 크게 적용했다. NFT의 폭발적인 관심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은 페이팔의 비트코인 구매 지원을 선언한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2017년과 같이 새롭게 부를 축적하게된 개인들이 있었으며, 크립토키티와 같이 다시 한번 NFT를 과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다만 이번 시장은 달랐다. NFT를 거래하기 위한 인프라가 모두 준비가된 상태였다. 마켓플레이스, 미디어 관심, 상품의 질적인 상승, 온체인 애널리틱스 툴 등 NFT 거래 활성화를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그림5> NFT의 연혁 (출처 : 쟁글)

이러한 NFT 거래 인프라 형성과 NFT의 흥행은 이더리움의 시초 NFT인 크립토 펑크로 관심이 돌아오게 된다. 명품 가방을 소유하는 욕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NFT를 보고 ‘저거 갖다 어디에 써요?’ 라고 한다면, 피규어를 모으고 샤넬테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관심이 없는 이들에겐 ‘8비트 그림을 왜…?’지만, 저 가치를 인정하는 그룹 내에선 거액의 상품이 되는 것이다.

과시를 하고 싶어하는 신규 부를 축적한 얼리 어답터들이 꼭 소유해야할 핫 아이템이 되었고, 해당 컬렉션을 모두의 트위터 프로필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개인이 거액을 주고 NFT 예술품을 샀다면, 여기저기 떠들면서 나 이런 녀석이야를 어필하고 싶을 거다. 비싼 시계에 비싼 차를 몰고 다니는 그런 심리다.

그러나 트위터 프로필로 거액의 NFT 그림을 사용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의문을 들 수 있다. 쉽게 복붙해서 저장하고 업로드 하면 나 또한 같은 효과를 얻는게 아닌가 물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그렇지 않다. NFT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개인은 간단한 지갑인증 사실을 트위터 프로필 링크를 추가하여 인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와 시장 기회를 포착한 SNS 기업들이 시장의 발전을 보고 있다. 미래에는 본인의 인스타, 페이스북, 트위터 프로필을 NFT를 연동하여 별다른 행위 없이 모두가 고액의 NFT를 보유한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래 ENS Domains에서 준비하는 NFT 프로필로 업로드 기능이 조만간 모든 SNS에 플랫폼이 지원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6> ENS 신규 NFT 프로필 지원 서비스 초안 (출처 : 트위터)

앞으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NFT를 프로필 또는 프로필 배경과 연동하여 클릭하면 원본 NFT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결국 현재과 같이 별도의 온체인 증명 없이도 세상 모두가 SNS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NFT 인증  마크만로도 소유자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과 손잡은 NFT의 미래

비자가 구매한 크립토 펑크 #7610 컬렉션에 대한 소유권 증명은 미래에는 단순 SNS 프로필 변경만으로도 세상 모두에게 증명이 가능해진다. 

대형 SNS 기업들의 폭발적인 NFT 시장 지원은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그림7. Open Sea 마켓플레이스 온체인 거래량 (출처 : Dune Analytics)

지난 2021년 8월 OpenSea 마켓플레이스에서 34억 달러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졌고 이 중 2.5% 수수료 비용이 OpenSea 매출에 기여했다. OpenSea의 8월 매출은 8천 5백만 달러다.

대기업들이 NFT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와 아직도 거품으로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비자의 크립토 펑크 컬렉션 구매를 상기하길 바란다.

지난 8월 25일 페이스북 파이낸셜(Facebook financial)의 책임자이자 페이스북 창업자인 데이브 마커스(David Marcus)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NFT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확실히 찾고 있다”고 전달 한 바 있다.

NFT가 주도하는 새로운 플렉스 문화는 이미 도달했다. 인프라 또한 대부분 갖춰주었고, 이제는 대중의 상용화가 남은 시점이라고 본다.

과시를 목적으로 롤렉스 시계를 구매하는 것은 너무 고전적인 방식이다. 앞으로는 과시가 목적이라면 개인의 공개 프로필만으로 세상 모두 앞에서 플렉스가 가능해진다. 

프로필로 쓰는 NFT 자산을 자유롭게 디지털 상에서 거래하고, 분할 보유하며, 예치하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세상이 다가왔다.

참고자료

페이스북 페이지

새 글을 텔레그램으로 받아보세요.

새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세요.

카카오 채널에서 와레버스를 만나요!

About the Author

Jake Lim

Author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서 PM 및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핀테크 컨설팅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 적용 경력이 있습니다. 와레버스에서 금융 4.0을 소개합니다.

View All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