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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드디어 시총 2조 달러(약 2400조 원)를 달성했습니다. 지난 19일 애플은 시총 2조 달러 기준선인 467.77달러를 돌파했고, 현재(8월 22일 기준) 무려 497.48달러로 시총 약 2조 1300억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애플이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인데요. 애플은 이제 기업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국가라고 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애플도 위험 요소가 있고, 그 자리를 노리는 여러 경쟁자가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애플 시총 2조 달러 달성과 빅테크 기업이 갖는 상징성과 위험도, 그리고 이에 맞서는 업계에 관해 알아봅니다.
◆ 시총 2조 달러 달성 최초 미국 기업, 애플
2조 원도 얼만지 모르겠는데, 2조 달러라니 더더욱 감이 오지 않습니다. 비슷한 기업들 역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너무 거대해 느낌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데요. 이럴 바에야 기업이 아닌 국가와 비교하는 게 낫겠습니다.
실제로 애플 시총은 어지간한 국가 GDP를 상회하는데요. 지난해 세계 12위였던 대한민국(GDP 1조 6295억 달러)은 물론 세계 8위 이탈리아(GDP 1조 9886억 달러)보다 많습니다. 또한 한국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시총(약 340조 원)의 7배인데요. 이쯤 되면 단순히 숫자로 감이 오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애플 매출은 크게 ▲아이폰 ▲서비스 ▲맥 ▲아이패드 ▲웨어러블, 액세러리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중 아이폰 매출은 50%로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매출 50%는 최대 69.7%에 달했던 2017년 4분기에 비하면 굉장히 감소한 수치인데요. 그럼에도 에어팟 등 구매욕을 자극하는 제품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애플 DNA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S&P500 지수 20%…빅테크 5대 기업이 갖는 상징과 위험도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이 미국엔 4개 더 있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빅테크 5대 기업입니다. 빅테크 5대 기업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경제 지표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신용평가기관 S&P(Standard & Poor’s,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가 500대 우량 기업을 추려 뽑은 지수인 S&P500 지수는 경제 지표를 언급 때 빠지지 않는 지수입니다. 이 S&P500 지수 내 빅테크 5대 기업이 차지하는 크기가 무려 20%에 달하는데요. 이는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4년 전 빅테크 5대 기업 비중은 12%에 불과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에 반사이익을 노린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비대면 사업 부문 실적 호조를 보이며, 굉장한 주가 반등을 보였습니다. 덕분에 빅테크 기업 비중이 급격히 늘었죠.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비중에 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요. 펀드매니지먼트 회사인 앨저의 수석 시장전략가 브래드 뉴먼은 “현재 수치는 사상 최악의 양극화를 기록했다”고 평했고, 모건스탠리 등 일부 월가 투자은행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며 “기술주 의존도를 낮추라”고 권고했습니다.
또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사이 정쟁이 빅테크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요. 특히 위챗과 틱톡이 미국 내 금지될 경우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위챗과 틱톡 앱을 삭제해야 하는데, 이 경우 애플을 버린다고 답한 중국인 비율이 95%를 넘었습니다. 애플은 최악의 경우 판매량이 20%로 급감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극화가 불러온 우려와 위험도는 빅테크는 물론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미국에서는 지난 7월 빅테크 기업 대상 반독점 청문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여론을 확인한 업계 몇몇 기업은 빅테크 기업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 이에 맞서는 업계 선봉대 에픽게임즈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
에픽게임즈는 전 세계 3억 5천만 명 이용자를 보유한 포트나이트를 운영하는 게임 회사입니다. 지난 4월에는 동시접속자 123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합니다. 또한, 게임 업계에서 유명한 언리얼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죠.
이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결제할 경우 30%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에픽게임즈가 수수료 지불을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자, 애플과 구글이 앱 다운로드를 막은 것입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 다운로드를 차단하자 기다렸다는 듯 반격에 나섰습니다. 애플이 1984년 선보인 기념비적인 광고 ‘1984’를 패러디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인데요. 애플을 상징하는 ‘사과’ 모습 독제자가 연설하는 화면을 포트나이트 캐릭터가 부수는 영상입니다.
또한 애플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는데요. 65장에 달하는 고소장을 공개한 것을 보면, 에픽게임즈가 이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을 상대로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 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이에 한국 스타트업 업계가 응답했습니다. 지난 19일 코스포(코리아스타트업포럼)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앱 내부 결제를 강제하는 게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금지한 행위인지 조사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선봉에 선 에픽게임즈가 전 세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 애플과 구글의 정책을 바꿀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와레버스 인사이트
시총 2조 달러를 넘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애플에게도 우려가 끊이질 않고, 경쟁자가 주위에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 위기가 잊힐지, 두고두고 회자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에픽게임즈가 시작한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퍼질 수도 있고요.
분명한 건, 애플의 다음 수가 기대된다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