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처음 접한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상품은 지수(인덱스)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시장을 따라는 것으로 개별 주식보다 위험도가 낮다.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인 ETF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ETF로 오세용> 첫 글인 ‘초보 투자자에게 적절한 상품, ETF’에 이어 두 번째 글이다. 이 시리즈는 초보 투자자가 큰 위험을 피하는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단, 어디까지나 소개일 뿐 손해를 보지 않는 추천이 아님을 기억하자. 투자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지난 글에서 ▲ETF가 무엇인지 ▲ETF 장점 ▲ETF 단점 등을 소개했다. 다시 말하면 ETF는 특정 주가지수를 묶은 인덱스 펀드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단일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적고, 덕분에 위험도가 낮은 특징이 있다.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주가지수를 묶은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증권 시장에 상장한 상품이다.
투자는 작은 금액이어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내 돈이 실제 들어가야 좀 더 관심이 가고,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분야 주식을 1개씩 사서 지켜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8만 원이 넘는 삼성전자 ▲10만 원이 넘는 SK하이닉스 ▲20만 원에 달하는 삼성SDS 등 1개 주식 가격이 적지 않은 주식을 모두 구매하면 꽤 큰 금액이 된다. 그런데 이 주식을 한 번에 구매할 방법이 있다. 바로 ETF다.
▲KODEX IT 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S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금액도 2만 원 정도다. 또한, 여러 투자의 대가가 말하는 ‘분산투자’ 효과도 있고, 여러 종목을 담았으니 하락장에서도 변동성이 적다. 때문에 손해가 두려운 초보 투자자에게 ETF는 적절한 장점을 자랑한다.
하지만, ETF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수익률이다. 이 글에서는 ETF의 단점과 단점을 극복한 ETF에 관해 알아본다.
ETF, 낮은 수익률
소프트웨어 분야에 유명한 격언이 있다. ‘은 탄환은 없다’는 말이다. 은 탄환은 서구 전설에서 늑대 인간, 악마 등을 격퇴할 때 쓰이는 무기로 알려져 있는데, 쉽게 말해 ‘만병 통치약’을 뜻한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빠른 속도와 확장성을 모두 갖추기란 정말 쉽지 않다. B2B 솔루션이되 B2C 솔루션도 된다던가, 비용을 낮추면서 많은 트래픽을 감당하는 등 결코 공존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때문에 상품 책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고, 이에 ‘은 탄환은 없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ETF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단점도 있다. 문제는 이 단점이 투자자에게 꽤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수익률이다.
낮은 수익률은 어쩌면 ETF 태생과 관련이 있다. 여러 종목을 묶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몇몇 주식이 오르고, 내리더라도 거시적 관점에서 자본주의 시장 특성에 따라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다는 것을 이용했다. 때문에 어떤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지 판단할 수 없는 초보자에게 적절한 것이다. 괜히 워렌 버핏이 지수를 추천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어떤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지 판단할 수 있거나, 오르내림을 맞출 확률이 더 큰 투자자에게 ETF는 한쪽 팔을 묶고 싸우는 격투가와 다름없다. 칼을 사용할 수 있는데, 방패만 들고 싸울 이유는 없다.
변동성이 작다는 특징은 하락장에 유리하지만, 상승장에는 불리한 양날의 검이다. ‘은 탄환은 없다’는 말이 투자의 세계에도 적용 가능한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충분히 여러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운용사에서는 왜 ETF 종목을 유동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것일까? 오를만한 주식을 넣고, 내릴만한 주식을 빼면 되지 않는가? 그렇게 해달라고 운용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닌가?
여기엔 ETF가 갖는 법적 규제가 있다. ▲비교지수 상관관계 ▲포트폴리오 공개규제 등이다.
ETF를 묶는 족쇄
ETF도 주식이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증권투자신탁업법 등 관련 법률 안에서 운용되며,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한다. 상장 시에는 ▲상장 적격성 심사 ▲금융위원회 신규등록 ▲신규상장 신청서 제출 ▲신규상장 거래개시 등 절차를 거치며, 약 8주 기간이 소요된다.
정부는 증권시장을 활성화하고 자본시장의 안정적 수요기반을 확충해 자산운용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ETF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투자신탁업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2002.7.28)을 통해 ETF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거쳐 2009년 2월 4일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자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서 투자대상 기초자산을 크게 확대하는 등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자본시장법 제234조)로 제도적 기반을 확충했습니다.
– 한국거래소
또한,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Passive) ETF는 비교지수(코스피 등) 상관관계 90% 내에서 종목을 구성해야 한다. 즉, 나머지 10%만 운용사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투자자 선택지에 오른 뒤에는 운용수수료 등 다른 ETF와 경쟁도 필요하다. 물론 하락장에서는 높은 방어력을 자랑하는 ETF에게 운용 수수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상승장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상승장을 경험하고 있다. 많은 주식이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보이는 시점에 ETF는 ▲수익률이 낮고 ▲심지어 운용 수수료도 있다.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ETF가 있다. 액티브 ETF다.
액티브 ETF
액티브(Active) ETF는 기존 패시브 ETF가 갖는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인 비교지수 상관관계 90% 족쇄를 개선했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 상관관계 70%를 따른다.
지난 2020년 9월, 한국도 액티브 ETF를 허용했다. 각 운용사는 30% 범위에서 종목을 구성할 수 있고, 패시브 ETF에 비해선 개선된 규제다. 이에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등 액티브 ETF가 한국에서도 상장됐다.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서 ETF의 한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ETF가 출시되면 다른 ETF와도 경쟁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포트폴리오 공개 규정이다.
어떤 종목을 언제 담느냐. 어쩌면 투자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는 포트폴리오를 ETF 운용사는 매일 공개해야 한다. 어떤 종목이 담겼는지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매일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경쟁사도 매일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포트폴리오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운용사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여러 ETF 구조를 제안했다. 불투명, 반투명 ETF 모델이다.
불투명, 반투명 ETF
SEC(미 증권거래위원회)는 2019년, 5개 불투명, 반투명 ETF 모델을 승인했다. ▲프레시디안 ▲피델리티 ▲블루 트랙터 등 5개 모델은 매일 포트폴리오를 공개해야 하는 단점을 보완했다.
프레시디안 모델은 분기에 1회 PDF(Portfolio Deposit File, 투자종목정보)를 공개하면 된다. 피델리티 모델은 월 1회 PDF를 공개한다. 하지만 현재가 아닌 30일 이전 PDF를 공개해 현재 포지션은 감출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이런 모델을 수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2020년 9월에야 액티브 ETF를 허용했으니, 미국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물론, 액티브 ETF를 허용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방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도 ‘은 탄환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티브 ETF가 투자자 관점에서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ETF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한 아니, 어지간한 단일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ETF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 심지어 이런 ETF를 다수 보유한 운용사 덕분이라 하겠다.
▲ARKK ▲ARKQ ▲ARKW ▲ARKG ▲ARKF 등 무려 5개 시리즈 액티브 ETF를 모두 성공시킨 운용사. 아크사(ARK)다.
아크사 그리고 캐서린 우드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아크사는 4차 산업혁명 ETF로 유명하다. ▲자율차/로보틱스 ▲차세대 인터넷 ▲게놈 혁명 ▲핀테크 혁명 등 각 주제에 따른 4개 ETF와 이 4개 ETF 중 핵심 기업을 모은 ETF인 ARKK까지 총 5개 액티브 ETF를 운용한다.
지난해 패시브 ETF를 모으던 중 내 포트폴리오 일정부분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주식을 담고자 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게 아크사였고, ARKK를 일정 부분 담았다. 4차 산업혁명 주제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아크사 대표 캐서린 우드가 테슬라의 잠재력을 수차례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도 흥미가 생겼다.
어쨌거나 ARKK는 내 포트폴리오 중 효자 종목이 됐고, 아크사는 ARK ETF 시리즈의 성공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운용사로 거듭났다. 최근 미국 주식에 관심 두는 투자자 중 아크사와 캐서린 우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캐서린 우드의 행보에 관심을 두게 됐다. 더불어 캐서린 우드가 일찍이 점찍은 테슬라의 상승세가 멈출 줄을 모른다. 미래를 예측하고, 실제 퍼포먼스도 보여줬으니 다음 행보에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아크사의 미래에 관심이 커지자 욕심을 낸 곳이 나타났다. ARK ETF 유통사로 아크사의 지배적 의결권 및 지분을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레솔루트 인베스트먼트다(Resolute Investment). 잠시 이 경영권 분쟁에 이목이 쏠렸으나 캐서린 우드가 문제를 잘 해결했다. 이제 캐서린 우드가 갖는 큰 위험 요소는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캐서린 우드가 아크사에서 새로운 ETF 출시를 준비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바로 항공우주 ETF다. 이 ETF에 어떤 주식이 담길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덕분에 많은 항공우주 주식이 오르는 등 캐서린 우드의 미래가 얼마나 기대되는지 시장 반응으로 알 수 있다.
아크사와 캐서린 우드가 2021년에도 2020년의 퍼포먼스를 보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무리
사실, 이 글의 주제인 액티브 ETF를 공부하는 것보다 ARKK를 구매한 게 훨씬 빨랐다. 일단 1개 ETF를 샀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며 조금 더 구매했다.
ETF는 퍼포먼스가 좋지 않다고 했는데 왜 ARK 시리즈는 퍼포먼스가 좋은 것이며, 우리나라엔 왜 ETF가 덜 활성화 됐는지, ARK 시리즈 퍼포먼스를 낼 다음 ETF는 무엇인지 등을 조사했다. 결국 시작은 ETF 구매였던 것이다.
어떤 분야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개선을 요구하면 그 분야는 발전한다. 인류는 그렇게 진화했고, 지금의 위치에 있다. 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있다.
다음 글에서도 흥미로운 ETF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참고자료
- ETF 상장 절차
- 시장공략 잰걸음 ‘액티브 ETF’…한국서도 뜰까?
-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 두달, 지수만 못한 AI
- 인덱스펀드·ETF투자 이해하기 : 개념부터, 투자 시 주의사항까지
- 액티브 ETF의 시대가 온다
- 세상 모든 펀드가 ETF가 된다… PDF를 비공개하는 액티브 ETF의 등장
- Best Performing ETFs Of The Year
- 캐시우드 경영권 유지(ARK 경영권 분쟁 종결)
- [우주투자시대] 아크 러브콜에 관련 ETF ‘들썩’
- 개미 직접투자로 고사 위기 운용업계 “액티브ETF 규제라도 풀어달라”
- 잘나가는 ‘액티브 ETF’…국내도 본격화
- ETF 발행 제도
- 국내 첫 액티브 ETF, 뭘 담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