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처음 접한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상품은 지수(인덱스)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시장을 따라는 것으로 개별 주식보다 위험도가 낮다.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인 ETF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펜데믹을 이겨내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백신 1차 접종률은 7.31%로(2021년 5월 22일 기준) 370만 명에 달한다. 수치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백신을 접종했다는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온다. 인류가 일상으로의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가는 실적과 기업 가치를 ‘선반영’ 한다는 말이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가는 이미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지난 와레버스 글에서 오프라인 대명사인 ‘백화점’에 관한 글을 적었다. 화려한 2021년 1분기 실적을 올린 ‘현대백화점’에 관한 글이다.

이후 현대백화점 주가는 다소 조정됐다. 인류가 펜데믹을 해결할 거란 믿음이 있는 투자자라면, 다시 올 상승장의 시점을 노려보고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펜데믹 복귀 그림을 머릿속에 떠올렸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을 보면, 시장을 읽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야임이 틀림없다.

이미 반영된 주가는 아쉽지만, 그럼에도 배울 수 있는 건 없을지 고민했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고, 주가는 실적과 기업 가치를 ‘선반영’한다면. ETF에서 선반영된 시장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시장을 미리 읽지 못해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시장을 읽는 능력을 키운다면. 다음 기회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에서는 ▲철강 ▲원자재 ▲반도체 등 각 ETF에 선반영된 퍼포먼스를 보며, ETF로 시장을 읽는 연습을 해본다. 아래 소개하는 ETF는 이미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상품으로 결코 추천이 아님을 기억하자.

SLX, 철강 산업은 왜 난리인가

SLX(VanEck Vectors Steel ETF)는 글로벌 철강 ETF다. 자산운용사 반에크(Van Eck)가 2006년 상장한 SLX는 ▲시총 약 2900억 원 ▲거래량 약 112억 원 ▲수수료 0.56%다.

지난 1년 퍼포먼스를 보면, 1년 전인 2020년 5월 20일, 24.43달러에서 2021년 5월 21일 현재 61.61달러로 1년 동안 152% 상승했다. 철강 업계는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그림1> SLX 퍼포먼스 ./ 야후 파이낸스

중국, 2060년 탄소중립 선언

철강 산업이 요동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세계 각국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수요 증가 ▲탄소배출 규제 ▲투기적 수요 증가 등 하나만 딱 짚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확실한 것은 많은 이슈가 한 국가와 이어져 있고, 그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에 따르면, 중국은 압도적인 세계 1위(101억 7500만t)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다. 2위(52억 8500만t) 미국 배출량의 무려 2배에 달한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2025년까지 비화석 에너지 사용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철강 산업은 인류가 생산하는 탄소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2019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의 16.7%가 철강 산업에서 나왔으며, 산업부문에 한정하면 철강 산업에서만 무려 30%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나온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이하 공신부)는 <철강산업 생산능력 치환 실시방법>을 발간하며 강력한 주문으로 탄소중립에 관한 의견이 진심임을 보였다. 실시방법에는 ▲대기오염 방지 중점 지역 내 철강 총생산량 증가 금지 ▲장강경제밸트 지역 중 합법적인 산업단지 외에서 철강제련 프로젝트 신규 및 확장 금지 등이 있다.

그런데, 중국이 철강 산업을 구조조정을 하는 것만으로 세계 철강 산업이 흔들리는 걸까?

<그림2> 호주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 리오틴토가 소유한 필바라 철광석 광산 ./ 리오틴토

중국-호주. 무역 분쟁

2019년 기준 호주에게 중국은 제1 무역상대국이자 주요 투자국이었다. 또한, 호주 내 ▲중국 교민(120만 명) ▲관광객(143만 명) ▲유학생(20만 명, 약 30%) 등 비중이 압도적 1위로 호주 경제에 중국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두 국가에 문제가 생겼다. 시작은 2018년, 호주가 중국 화웨이에 5G 사업 참여를 금지한 조치였다. 이어서 2020년, 호주가 중국에 코로나19 발병 원인 규명을 공식적으로 촉구하며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이에 2019년도 호주 내 중국 투자는 60% 이상 급감해 2007년 이래 사상 최저치 기록했고, 호주는 중국을 대체할 파트너로 인도를 선택했다. 인도는 중국과 무려 2020년에 국경에서 총격전을 벌일 만큼 관계가 좋지 않다.

결국 중국은 본격적으로 호주에 무역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2020년 5월, 중국은 호주 소고기 수출업체로부터 수입을 전면 중단하며 무역보복을 시작했다. 호주 보리에 8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목재, 바닷가재 등도 사실상 수입을 금지했다. 이어서 10월에는 중국 내 발전소와 제철소에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지 말라고 통보하는 등 호주산 석탄 수입도 사실상 금지했다.

하지만 호주는 철광석 가격을 올리며 대응했다. 이 선택은 굉장한 효과를 가져왔는데, 중국 무역 제재에도 지난 12월 호주의 대중국 수출량은 21% 증가한 133억 달러(약 12조 원)를 기록했다. 무역 제재에 호주는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이다. 중국 탄소중립 선언에 이 고민이 빠졌을 리 없다.

지난 5월 7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전날 톤당 201.88달러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는데, 이는 연초보다 22.1%,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9%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퍼포먼스

중국 내 이슈는 물론 무역 문제가 엮였다. 중국 외에도 각국이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주가는 선반영 된다. 철광석 가격 상승 문제가 앞으로도 지속될거라는 예측하에 SLX ETF가 1년 동안 무려 255%가 상승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쉽게 풀릴 수 없는 문제다. 단순히 가격이 상승한다고 투자를 선택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해야 한다.

GSG, 인플레이션이 오는가

GSG(iShares S&P GSCI Commodity-Indexed Trust)는 대표적인 원자재 ETF 중 하나다. S&P GSCI 지수는 ▲에너지 ▲금속 ▲농산물 ▲축산물 ▲귀금속 등 24개 섹터를 포함한다. 각 섹터 비율은 기간별로 조정되며, 각 원자재 비율은 생산량, 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세계 경제에 상대적 중요성에 따라 정해진다.

2006년 상장된 GSG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운용한다. ▲시총 약 1조 5천억 원 ▲거래량 약 255억 원 ▲수수료 0.85%다.

지난 1년 퍼포먼스를 보면, 1년 전인 2020년 5월 20일, 9.72달러에서 2021년 5월 21일 현재 15.07달러로 1년 동안 55% 상승했다. 

<그림3> GSG 퍼포먼스 ./ 야후 파이낸스

원자재와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원자재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현 자본주의 구조에서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다. 지속해서 돈을 찍는 구조에서 돈의 가치는 지속해서 하락할 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2% 내외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데, 펜데믹으로 엄청난 양적완화로 많은 전문가가 우려를 표했다. 

우려가 현실인지, 지난 5월 12일 미 노동부는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가 4.2%로 13년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4월 CPI 상승에 놀랐지만, 일시적이라며 선을 그었는데, 이어서 내년과 2023년에는 2%를 회복할 거라 답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원자재 상승에 따른 총체적 물가 상승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고, 이를 현금을 보유한 채 지켜만 보는 것은 어쩌면 매시간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초보 투자자에겐 가혹한 일이 되겠지만, 투자의 세계는 냉혹하다.

SOXX, 반도체 대란은 이제 시작인가

SOXX(iShares PHLX Semiconductor ETF)는 대표적인 반도체 ETF 중 하나다. 2001년 상장된 SOXX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운용한다. ▲시총 약 6조 8664억 원 ▲거래량 약 7500억 원 ▲수수료 0.02%다.

지난 1년 퍼포먼스를 보면, 1년 전인 2020년 5월 20일, 249.88달러에서 2021년 5월 21일 현재 414.05달러로 1년 동안 65% 상승했다.

<그림4> SOXX 퍼포먼스 ./ 야후 파이낸스

반도체 대란 원인

반도체 대란은 지난 4월 와레버스 글에서 소개했다. 반도체 대란 원인은 크게 ▲수요예측 실패 ▲텍사스 한파 ▲미국의 대중제재 등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중국이냐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를 공부하면서 중국이 얼마나 거대한지 새삼 다시 느끼는 중이다. 이슈 대부분에 관련있다니, 앞으로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정말이지 개인으로서도 대책이 필요하겠다 싶다.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달 28일 미국 포드는 반도체 부족으로 2분기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밝혔다. 이어서 30일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공장 여러 곳의 생산 중단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도 상황이 좋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달 12, 13일 19, 20일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7~14일에는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휴업했다. 5월 6, 7일에는 울산공장 포터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이에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압박을 받는 중이다. 지난달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인프라를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팻 겔싱어 인텔 CEO는 회의 직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에 인텔이 직접 나서겠다”고 응답했다.

반도체가 수급되지 않으면, 자동체 업계는 물론 ▲스마트폰 ▲냉장고 ▲노트북 ▲세탁기 등 가전제품으로도 퍼져나갈 것이다. 아니, 이미 시작됐다.

마무리

철강, 원자재, 반도체 등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와 관련된 ETF가 요동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숫자는 신기할 정도로 정확하다.

각 산업 문제가 그대로 지수에 반영되는 걸 보면, 이제 반대로 생각해볼 차례다. 각 산업 문제가 언제, 어떻게 지수에 반영될지 추측해보는 것이다. 이 연습을 지속하다 보면, 어떤 연결 고리가 보이지 않을까?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어제의 퍼포먼스가 내일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초보 투자자에게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반대로 생각하자. 어제가 내일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초보 투자자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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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Lead Editor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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