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이고, 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정부의 방안과 우리에게 영향을 끼칠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그림1> 반도체 대란 ./ Electrek

반도체(Semiconductor)란?

현대 사회에 반도체는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제품이 되었다. 그럼 반도체란 과연 무엇인가?

반도체란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이라는 뜻이다. 도체란 전기가 잘 흐르는 물질을 뜻하고, 부도체란 반대로 전기가 잘 흐르지 않는 물질을 뜻한다.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부도체의 성질을 나타내지만,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외부의 자극을 통해 전기를 흐르게 만들 수 있다. 도체와 부도체와 다르게 인공적인 자극을 통해 물질의 성질을 조절 할 수 있다는 점이 반도체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반도체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 다룰 주제는 차량용 반도체이다.

오늘날 자동차의 가치의 약 40%는 전자기기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한다. 많은 기술의 발전과 정보의 힘으로 오늘날의 자동차는 여러 가지 기술을 구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동차는 더는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전자제품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자동차에는 안전, 편의 등을 위한 약 200개의 전자장치가 사용되고 자율 주행 기능이 있는 차나 전기차에는 약 5배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자동차에 필요한 전자기기들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도체를 바로 차량용 반도체라고 한다. 

이 차량용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반도체 대란의 원인

반도체 대란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뽑을 수 있다. ▲수요예측 실패 ▲텍사스 한파 ▲미국의 대중제재이다.

수요예측 실패

첫째는 바로 수요 예측의 실패이다.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생활 방식의 변화가 생기고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반도체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자동차 반도체의 수요는 줄고 전자 기기용 반도체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따라 많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생산 라인을 차량용 반도체에서 고수익 제품인 소비자 전자기기 반도체 생산으로 조절했다.

하지만 2020년 3분기부터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예상보다 급증했고, 소비자 기기 반도체의 수요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 있었다. 이미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전자기기 반도체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에 자동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이 적었고 예상 범위를 벗어난 수요의 증가에 의한 불균형이 반도체 공급 대란을 초래한 것이다.

텍사스 한파

<그림2> 텍사스 한파 ./ 조선비즈

2021년 2월에 있었던 텍사스 한파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월 텍사스는 북극 한파로 인해 이례적인 추위와 대규모 정전 등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중대 재난”이 선포되고 텍사스에서만 20명 이상이 숨질 정도로 기록적인 한파에 많은 기업과 주민들이 피해를 보았다. 

한파로 인한 전력 부족 사태로 현지의 반도체 공장들도 문을 닫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더 심화 되었다는 것이다.

<그림3> 한파로 인해 전력을 잃고 자동차 히터를 사용하는 모습 ./ 미주 중앙일보

여담이지만 나 또한 휴스턴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이 한파를 겪어야 했다. 약 3일 동안 전기와 물 없이 생활하고 차에서 핸드폰을 충전하는 등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미국의 대중제재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중제재가 큰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최대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하였는데 그로 인한 기업들의 우려가 반도체 사재기로 이어졌고 새로운 생산라인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앞서 다룬 세 가지 원인 외에도 일본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 전자의 화재, TSMC 공장의 화재 등 다른 요소들도 반도체 공급 문제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대란의 해결책

자동차 반도체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많은 기업이 공장 가동 시간을 줄이거나 중단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인원 감축도 일어났다. 이미 GM,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도요타, 현대, 기아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2021년 생산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리라 전망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반응과 정부의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그림4> 삼성 & TSMC ./ 비즈니스 코리아

기업들의 전략

<그림5> TSMC 최근 6개월 주가 ./ 야후 파이낸스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TSMC는 2021년의 설비 투자액을 약 31.5조 원가량으로 늘리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새로운 시설을 갖추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5년으로 당장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TSMC 주가는 현재 121.85달러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로 현재 주가 변동성이 큰 편이다.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독립에 나서면서 TSMC의 주가가 하락하는 영향이 있었지만, 반도체의 가격 인상과 설비 투자가 앞으로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아야 할 부분이다.  

TSMC 다음으로 많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의 조짐도 보인다.

이렇게 전 세계의 반도체 제조사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높이고 인수 합병 등 많은 해결방안은 모색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공급난의 영향으로 인한 가격의 인상과 시장 독점의 가능성, 그리고 살아남지 못하는 회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림6> 정부의 개입 ./ NIKKEI ASIA

정부의 개입

미국 정부는 반도체 부족 현상 극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그 방안으로 “CHIPS for America”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공장을 늘려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방안으로 미국 정부는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 기업들에 많은 혜택을 담보로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종용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도 반도체 자립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030년까지 반도체 자급력 20%를 목표로 세우는 등 전 세계 정부들의 개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에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은 반도체 자국 생산계획을 두고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의 반도체 수요는 필요 이상이라는 주장과 자국 생산을 위해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 또한 손실 위험이 높을뿐더러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지켜봐야 할 부분들

많은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나 되어야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결되리라 전망하는 가운데 오는 2021년 4월 12일 미국 백악관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일을 통해서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부분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위기 극복 능력 ▲새로운 자동차 반도체의 공급 시스템 ▲가격변동에 따른 시장변화라 생각한다.

이번 공급 대란이 반도체 시장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또한 반도체 사재기 현상은 기업과 세계 각국 정부들의 반도체 확보 전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반도체 시장을 넘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한다.

끝으로,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 중이다.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을 감당하지 못한 공급 부족 사태가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넘어 각 분야까지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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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덕영

UT Austin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석유 회사에서 Finance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투자에 관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신 뉴스와 기업 소개 등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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