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다시 한 번 지갑을 열었습니다. 이미 몰락한 줄 알았던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에 말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11억 달러를 추가적으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화로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이번 차입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이를 발표한 킴벌리 로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으나 재정적으로는 안정을 찾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는 작년 대비 9% 이상 수익을 회복했습니다. 더불어 올해 1분기 대비 이번 2분기는 40%에 해당하는 현금만을 소진했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현금이 당장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차입을 통해 현금 유동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혔습니다.
와레버스 인사이트
이번 차입은 소프트뱅크와 위워크의 재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손 회장과 위워크는 서로 떼어놓고 설명이 힘들 정도로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둘의 관계는 손정의 회장이 위워크에 한화 23조 원의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시작했었습니다. 위워크는 순식간에 전 세계 104개 도시에서 공유 오피스를 운영할 수 있었고,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적자가 늘면서 상장에 실패했고, 이후 위워크는 빠르게 몰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CFO를 올 3월에 선임하고, 직원을 큰 폭으로 감축하는 등 기업재정의 안정화에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금 소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그 성과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투자 약속 문제로 손정의 회장을 고소하는 등 여전히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관련 와레버스 기사 참조”) 그러나 빠른 몰락을 하고 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는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입니다.
자신을 고소한 전적도 있음에도 위워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로부터 어떤 새로운 희망을 본 것일까요? 코로나19로 인해 공유 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많은 잠재력이 있나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토종 오피스 공유 기업인 패스트파이브는 오히려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은 사례도 있습니다. KT와 같은 대기업 입주사까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년에 비해 미출은 102.4%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사업 여건이 좋아진 것을 계기로 IPO 일정을 여유롭게 조율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에는 역시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확실한 수익 창출이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부족했기에 혁신적인 공유 경제 기업이라고 칭송 받던 우버와 위워크가 지금과 같은 부진을 겪는 것이고요.
공유 경제라는 이름에만 매몰되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실속을 챙기는 기업이 좋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손정의 회장이 올바른 투자를 한 것이길 바랍니다.
관련 와레버스 기사: http://whatevers.io/?p=1314
출처: Financial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