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알아야 할 이슈를 와레버스 오세용 편집장이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10일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첫 일일 2천 명을 넘었다. 회사와 집을 오가며 어쩐지 경주마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다. 이럴수록 의도적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겠다. 더 많은 정보를 읽고, 더 많은 대화를 하자.

코로나에도 경제는 돌아가고, 거시적 경제 이야기가 들려온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며 인플레이션에 관한 걱정이 낮아졌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중국 생산자물가가 급등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한편, 한국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높은 수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오히려 무역수지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 취포자(취업 포기자)가 늘고 국민 1인당 국가채무가 1800만 원을 넘는 등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이 글에서는 세계 지표가 뜻하는 이야기를 알아보자.

미국 소비자물가, 중국 생산자 물가 그리고 한국 무역수지

미국 노동부는 지난 11일, 7월 CPI(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달보다는 0.5% 상승한 수치다. 이는 블룸버그 등이 내놓은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라 주장했는데, 발표된 지표가 이 주장에 힘을 줬다는 평가다. 특히 이 지표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압력이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시장의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관한 우려는 남아있다. ▲미국 주거비 상승 ▲임금 상승 등이 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크게 오른 것도 불안 요소다. 지난 7월 중국 PPI는 1년 전보다 9%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데, 그 대상이 중국인 게 문제다.

원자재에 관한 우려도 크다. 이는 한국과도 연결되는데, 수출이 늘었으나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원자재 때문이다. 

지난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127억 달러(약 14조 6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4% 늘었다. 반면 이달 초 수입액은 174억 달러(약 20조 8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1% 늘었다. 높은 수출액에도 수입액이 더 증가하며 무역수지는 46억 9100만 달러(약 5조 4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에 관한 우려에 원화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대만 시장조사 기관 트렌스포스는 PC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로 D램(DRAM) 가격이 올 4분기에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11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1조 6118억 원을 팔았는데,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만 1조 438억 원에 달했다. 전체 순매도 금액 중 65%가 삼성전자였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안정화됐으나 여러 지표가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한국이 타격을 받는 것은 가벼이 여길 수 없겠다.

그런데 한국 내부 상황도 심상치 않다.

한국, 30대 취포자 증가

코로나에 경제 활동도 쉽지가 않다. 지난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경제활동 참가율은 77.6%로 전년 동기 대비 0.5% 포인트 하락했다. 30대는 지난 1년 사이 유일하게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한 연령대다.

7월 기준 3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 2천 명 감소했고, 고용률도 0.1% 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떨어진 연령대 역시 30대밖에 없다.

단순히 일자리가 없는 것뿐 아니라 취업 포기자가 증가하는 게 더 큰 문제다. 1999년 이후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라고 답한 30대 인구는 지난달 29만 2천 명으로 역대 7월 중 최고치다. 

시장 상황에 재정도 좋지 않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집계하는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1인당 국가채무가 1800만 원을 넘었다. 이는 총 국가채무 약 940조 6천억 원을 4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5170만 명)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말 1인당 국가채무는 1635만 원으로 8개월 만에 국민 개개인이 165만 원 빚을 더 지게 된 셈이다.

지난 3월 정부는 내년 국가 채무를 1091조 2천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절반을 넘어서는 52.3%에 이를 것이라 예측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사상 처음으로 국가 채무가 GDP 50%를 넘어선다.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는 지구도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ESG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제는 꽤 익숙한 단어가 됐다. 종이컵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시도는 카페 등 주변 소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텀블러를 애용하는 소비자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기업들도 ESG 투자에 한창이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200억 원 규모 ESG 펀드 조성을 발표했는데,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중소벤처 기업이 ESG 경영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마중물을 대겠다는 의미다.

특히, SK텔레콤은 AI 기술로 재활용 폐기물을 회수하는 로봇 ‘네프론’을 만든 회사 수퍼빈에 투자하는 등 ESG 투자에 신경 쓰고 있다. 

정부도 ESG에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 노력에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는데, 에교협(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이 탄소중립 시나리오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11일 발표했다.

에교협은 정부안에 관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무모한 계획”, “숙고한 흔적이 전혀 없는 졸속 계획”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로 ‘탈원전 교조주의’를 꼽았는데, 에교협은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유효한 수단은 원자력”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서울 면적 5배 규모 태양광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이번 시나리오에서 에너지저장장치 용량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에교협은 에너지 저장 비용을 추가하면 전기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마무리

미국 소비자 물가와 중국 생산자 물가가 한국에 어떤 움직임을 만드는지. 그리고 그 움직임이 내게 어떤 결과로 다가오는지 따라가면 굉장한 무기력감이 온다. 이 거대한 압력 앞에 과연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의 견해는 주장일 뿐 모든 게 실현된 현실은 아님을 기억하자. 언제나 어떤 우려는 있어왔고 우리는 그 우려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다. 

거시적 경제를 공부하되 하루에 충실히 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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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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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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