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LOL(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3,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를 들어봤을 것 이다. 혹자는 “내가 그 회사 기둥 하나 만드는데 투자했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대한민국 남녀노소 열광하고 있는 이 게임들을 동남아시아에 공급하는 회사가 바로 싱가포르에 위치한 SEA다. 2009년에 설립된 이제 10년 정도된 이 기업은 현재 기업가치 113조로, 싱가포르의 유니콘 회사다. 113조라고 하면 쉽게 감이 안올 정도로 많은 수치여서 첨언하자면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인정받는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가 약 135조다.
많은이들의 투자(?)에 힘입어 이 기업은 짧은 시간안에 고속 성장했다. 2017년에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SEA는 싱가포르의 페이먼트, 온라인 게임 업체로 소개되며 첫날 1조 568억원의 IPO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어떻게 SEA는 세계를 뒤흔드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나?
동남아시아의 테크 기업이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마치 외국인 전학생이 한국에 와 전교권 등수를 기록한 정도랄까. 말레이시아의 페이먼트 기업인 MOL의 경우 2014년에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변변치 않은 성적을 받고 결국 상장 폐지된 적이 있다.
SEA가 나스닥 상장에 가기까지는 게임을 통해 번 매출이 도움이 컸다. SEA가 자금을 확보하게 된 바탕은 가레나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가레나는 SEA의 전신으로, 동남아시아에 LOL을 퍼블리싱 하고 있다. 2010년에는 라이엇게임즈와 제휴를 맺어 협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레나는 LOL을 필두로, HON, 블랙샷, 포인트블랭크 등 여러 게임을 동남아시아에 퍼블리싱 하며 흥행시켰다. 흥행의 대가는 막대한 수입으로 이어졌다. SEA의 창업자 포레스트 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단순히 게임만 공급하는 업체에서 멈추지 않고 한발짝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시장을 타깃 한 것이다.
게임회사로 시작해, 전세계 온라인 시장을 노리다.
SEA는 게임회사인 가레나 외에 쇼피(SHOPEE), 에어페이(Air-Pay) 등을 만들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가레나는 동남아시아에 LOL 등 여러 개의 게임을 흥행시킨 퍼블리셔이며, 쇼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커머스에 집중한 상거래 회사다. 에어페이는 카카오 페이와 같은 디지털 페이먼트 회사다.
‘게임’ ‘쇼핑’ ‘페이먼트’로 각기 달라 보이는 영역이지만, 세 회사의 목표는 하나로 통한다. 바로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SEA는 2014년엔 에어페이를 출시하며 온라인에서 디지털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었다. 결제모델을 구축한 뒤, 2015년엔 바로 쇼피를 출시했다. 쇼피의 경우 채팅을 하며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판매자와 채팅을 통해 물건을 쉽게 파악하고, 구매로 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한 것이다.
SEA의 뒤를 책임져주고 있는, 텐센트
이런 SEA의 가능성을 일찍이 눈여겨본 기업이 있다. 중국의 텐센트다. 텐센트는 매출의 70%를 게임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게임 수입을 바탕으로 텐센트는 중국 최대 채팅앱인 위챗, 결제 시스템인 위챗 페이 등을 성공 시켰다. SEA역시 중국의 텐센트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으며 사업군을 확장하고 있었다.
DNA를 알아본 것일까. 텐센트는 2013년부터 SEA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며 투자에 나섰다. SEA를 동남아의 텐센트로 만들고자 나선것이다. 텐센트 SEA의 지분 40%를 매입하며 주요 주주가 되었다. 텐센트가 SEA를 밀어주는 배경에는 또 다른 사정이 있다. 바로 경쟁사인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알리바바는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라자다와 토코피디아에 투자하면서 동남아시아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었다. 텐센트 역시 중국 외 세계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SEA(당시 가레나)였다.
텐센트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을 분석, 유도하고 있다.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데이터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SEA는 소비자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와 페이 시장에서 이러한 분석은 더욱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텐센트 외에도 세계 여러나라에서 SEA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금펀드인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이 2015년 가레나에 25억달러를 투자했고,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제너럴 아틀랜틱 사모펀드 등도 투자를 이어나갔다. 그만큼 SEA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는 증거다.
전세계에서 인터넷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는 전세계에서 인터넷 사용인구가 가장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디지털 상거래 시장이 다른 산업군보다 빠른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2025년까지 인터넷 경제는234조 원 규모로 성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SEA가 게임 퍼블리셔에 그치지 않고, 쇼피와 에어페이를 런칭한 데에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SEA는 South East Asia의 앞글자를 따 만든 것이다. 포레스트 리 가레나 대표는 새 이름에 대해 “동남아시아를 뜻하는 영문(Southeast Asia)의 머리글자에서 영감을 얻어 ‘SEA’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런 포부에 맞게 SEA는 동남아시아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EA가 쇼피와 에어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시장을 뒤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기사
https://www.techinasia.com/sea-stock-has-roller-coaster-ride-on-first-day-of-ipo
https://www.straitstimes.com/business/companies-markets/seas-garena-to-sell-tencents-games-in-region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70322010014134
https://seekingalpha.com/article/4242071-sea-ltd-evolving-tencents-international-gaming-pro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