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한달살기’ ‘동남아 한달살기’ 최근 OOO에 한달살기를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포털에 검색만해봐도 여러페이지에 이르는 검색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혹자는 퇴사 후 나를 돌아보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한달살기를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이가 더 크기 전 좋은 환경과 영어공부를 위해 떠나기도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2016년부터 4년 연속으로 은퇴 이민지 차트에 5위권을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왜 사람들은 말레이시아로 한달살기를 떠나는 것일까.

생각보다 잘 사는 말레이시아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에서 GDP가 꽤 높은 편이다. 베트남이 GDP 기준 세계 46위라면, 말레이시아는 38위다. 37위로는 싱가포르, 36위로는 덴마크가 있다. 물론 GDP가 모든 경제적 수준을 대변하진 않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나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말레이시아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은 웬만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말레이시아인, 인도인, 화교 등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데 모두 공통적으로 어느 수준의 영어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영어 교육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한달살기를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수한 국제학교들이 다수 있다. 이들 국제학교는 한국교육비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겐 가성비 높은 국가로 선망받는다.

3만원으로 수영장 딸린 집에 살 수 있는 저렴한 물가

많은 사람이 미국, 호주 등이 아닌 동남아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저렴한 물가다.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집을 빌릴 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데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는 2018년도 아시아에서 가장 물가가 낮은 도시로 선정되었다. 빅맥지수로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의 경우 빅맥지수가 4.11달러, 말레이시아의 경우 2.2달러로 약 한국의 절반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필자가 1박에 약 3만원을 내고 머문 레지던스
필자가 1박에 약 3만원을 내고 머문 레지던스 -화장실도 좋아요.

다양한 인종이 공존 하는 나라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서말레이시아의 경우 말레이시아인, 화교, 인도인, 방글라데시인 등 다양한 인종이 공존한다. 말레계 인도인은, 말레이시아가 영국의 식민지 시절 이민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다음으로 많다. 또, 방글라데시의 경우 주로 돈을 벌러 온 사람들이었다. 필자가 만난 방글라데시아 사람들은 쿠알라룸푸르 중심 근처에 여러 상점을 열고 소위 짝퉁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아시아인들 뿐만 아니라 서양인들도 많이 찾는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토니는 “에어아시아가 다양한 노선을 만들며 이곳에도 서양 관광객이 많아졌다. 쿠알라룸푸르는 동남아시아의 뉴욕이다”라고 말했다. ​

이런 영향 때문인지 쿠알라룸푸르의 중심 거리를 걸으면 꽤 글로벌화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인이 좋아하는 맥도날드부터, 테라스가 이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말레이시안 로컬인 마담콴 레스토랑까지. 인종만큼 다양한 음식점들이 눈을 끈다.

밤이되면 바를 찾는 사람들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는 왜

앞서 말했듯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에서 22위로 영어 사용률이 ‘높음’에 속하는 국가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ISKS국제학교, 세이폴국제학교 등이 몰려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치안과 의료 환경이 좋기로 유명한 나라기도 하다. 지난해 약 105만 명의 사람들이 의료 목적으로 방문한 의료 강국이다.

태국은 치안과 물가가 저렴하지만 태국어를 알아야 의사소통이 편하다. 필리핀은 영어를 배우기에는 좋으나 뉴스에서 나오듯 치안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필리핀의 마약, 총기 등의 사건사고는 잊을만 하면 뉴스에 나온다.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싱가포르는 생활수준도 높고 치안도 좋다. 하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들에 비해 물가가 비싼편이다. 여러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있지만 유독 말레이시아를 한달살기 나라로 택하는 것은 저렴한 물가, 치안, 의사소통 가능과 같은 이유들 때문이 아닐까.

한달살기의 근본적인 이유 – 나에게 집중하는 세대 등장

본 글에선 말레이시아에 국한해 한달살기를 다뤄봤다.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요즘 SNS를 보면 ‘제주도 한달살기’ 부터 ‘치앙마이 한달살기’ 등 다양한 한달살기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어딘가로 가 한달동안 사는 것이 유행이 된 근본적인 원인에는 ‘나’에게 우선순위가 맞춰진 사람들의 심리 때문일 것이다. 저렴한 물가, 좋은 치안 등도 큰 역할을 했겠지만, 과거와 달리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나를 내팽기치기 보다는 ‘나’와 ‘내가족’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 세대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

임홍택의 ’90년대 생이 온다’와 같은 책이 주목받는 것도, 꼰대상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시대의 분위기와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 분위기와 구조에 주목하고 맞추기 보다는 이제는 ‘싫어요’ ‘아니요’ 라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세대다. 한달살기 역시 회사일에 지친 나를 위로하고, 우리 가족 함께하는 시간을 만드는 등 나를 아끼는 행동의 결과중 하나가 아닐까.

뿐만 아니라 wifi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시대가 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메일을 보내고, 호텔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통해 녹색창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정말 ‘글로벌’화 된 시대에 사는 덕에 우리는 조금 더 편히 외국으로 떠나는게 아닐까.

디지털 노마드?

하루는 일하는 중간에 서핑을 즐기기도 하고, 어느 날은 비가 내리는 창 밖 풍경을 보면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로마 콜로세움 근처에서 관광객을 바라보며 일한다. 이런 꿈같은 근무 환경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과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기기, 작업 공간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 얘기다.

* 기사는 한달동안 말레이시아 여행을 체험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개인의 느낌과 의견이 반영되어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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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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