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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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대해 정확히 몰라도 비트코인은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공시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Xangle)에서 제공하는 거래량 정보에 의하면, 2020년 10월 12일 기준 비트코인의 24시간 거래량은 24조 원이 넘었다. 이는 2년 전 동기 약 4조 원이었던 비트코인 거래량의 6배인 셈이다.

그림1. 가상자산 리스트 (출처 : 쟁글)

많은 사람의 관심사에서 비트코인이 사라졌을지 몰라도, 최근 거래량으로 보면 비트코인 투자열광 자체가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즉, 가상자산의 대중화는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사람에게 탈중앙 금융 등 개념은 생소할 것이다. 

우리는 비트코인 ‘투기’부터 접했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가상자산을 투자해본 적이 없거나, 혹은 재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독자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의 시점을 되새겨 보길 추천한다.

맥시멀리스트란 특정 주제에 대해 극단적인 견해 또는 가치관을 지닌 개인을 칭하며, 타인과 의견 타협에 응하지 않는다.(옥스포드 영어사전)

그림2. 가상자산 시가총액 히트맵 (출처 : 코인게코)

법정화폐의 불신에서 탄생한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화폐’에 대한 ‘불신’에서 탄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절정으로 치닫고 위기관리에 실패한 정부, 중앙은행, 금융가를 향한 국민 분노가 최고조였던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인물(인지 아닌지도 모른다)이 비트코인 백서를 공개했다. 

그리고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동되면서 당시 ‘타임스 오브 런던’에 기재됐던 은행 구제 소식이 코인베이스 트랜잭션에 삽입되었다.

그렇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최초 블록에 삽입된 내용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무책임한 정책들을 비판하듯 “재무장관, 은행에 두 번째 구제금융 임박(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이라는 문구였다.

맥시멀리스트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현상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에 대한 불만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부채 자본주의 기반으로 형성된 현대 금융을 향한 불신이 형상화된 결과물이다.

그림3. 코인데스크 기사 (출처 : 코인데스크)

현대 금융의 불신은 돈의 역사 속에 숨겨져 있다

오늘날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비트코인. 그 탄생 기저엔 돈과 화폐,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 간 금융 관계를 형성하는 신뢰와 신용이 존재한다. 

우리가 종종 돈을 얘기할 때, 좋은 돈과 나쁜 돈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좋은 돈은 금, 나쁜 돈은 화폐를 지칭한다. 

이는 금이 가진 가치 저장의 기능을 높게 보는 반면,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화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 저장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 금본위제와 중앙은행의 관계

역사를 보면 이렇다. 

17세기 유럽 상인들은 금을 직접 거래하기보다, 금 세공업자에게 소정의 보관료와 함께 금을 맡기고 발급받은 보관증으로 거래했다. 금 세공업자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금을 보관한 후 찾아가지 않음을 인지하고, 실제 맡겨진 금보다 보관증을 더 많이 발행하여 대출&이자 시스템을 고안해 낸다. 

이때 실제로 금을 찾아갈 고객에 대비해, 그에 준하는 금을 준비하는 행위가 오늘날 지급준비제도의 유래다. 즉, 초창기에 금을 기반으로 교환하는 행위가 관리자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금 보관증만으로 거래가 발전해 나간 것이다. 

이것이 중앙 관리자에 대한 더 많은 서비스 요청으로 이어져 금 보관증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신용 기반의 시장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가치의 원천인 금 수량은 동일하지만, 보관증 대출로 부채가 생기고 결국 금 세공업자의 배만 불리는 형태로 시장이 성장하게 된 것인데, 이것이 향후 영국 중앙은행의 탄생을 야기하게 된다. 

◆ 금본위제의 폐막과 무보증 통화의 개막

19세기 말 금본위제를 기반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세계 경제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환점을 맞는다.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금본위제가 유럽 내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운영이 정지되었다. 이어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으로 금본위제의 부활은 무산되고 종전 즈음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국제 금융 시스템 부활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44년 미국 브레튼 우즈의 뉴햄프셔주에서 ‘브레튼 우즈 체제’가 성립됐다. 핵심은 각국 중앙은행에서 금과 화폐의 비율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오직 미국 달러만이 금과 교환 가능한 기축통화가 된 것이다. 

국제 금융 시스템이 미국 중심으로 형성된 이유는 바로 미국의 금 비축량 때문이다. 1947년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인 성장과 함께 강대국으로 급부상했다.

그림4. 금본위제의 종말 포드캐스트 (출처 : 플래닛 머니)

브레튼 우즈 체제의 합의 내용은 ▲금 1온스를 미화 35달러로 고정 ▲타 국가 화폐를 달러로 고정하는 고정환율제 적용 ▲달러 기준으로 각국 화폐의 고정비율 범위를 1% 이내로 조정하는 방침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각 국가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전무해지면서, 미국이 제시한 달러 고정 환율제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국제 거래를 위해 금과 달러를 비축하기 시작한 것이 현 달러 패권의 시초가 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달러 가치가 금과 고정되는 인위적 행위는 지속될 수 없었다. 

브레튼 우즈 체제가 세계 경제 회복에 상당 부분 기여한 건 맞지만, 경제가 성장할수록 이러한 체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국가 간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달러 공급을 계속 늘리면 결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기축통화로서의 국제적 신용도가 위태로워지는 진퇴양난에 봉착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1950년대 말부터 미 경제가 정체 현상을 빚으며 국제수지가 만성적자를 일으키고, 금 준비와 대외 단기 달러 재무 잔고의 비율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해서 변하는 국가 간 이해관계와 경제 하락 속에 국가 간 협정 이행 약속은 1971년 깨져 버렸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금 태환’ 정책을 포기하고, 세계 경제는 충격에 휩싸였다. 해당 사건의 가장 충격적인 사안은 브레튼 우즈 체제 하에 사실상 참가국의 금에 대한 관리위원회 역할을 수행한 미국이 보관되었던 모든 금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가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브레튼 우즈 체제를 구축한 미국이 달러 위기를 야기시켰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협력 국가들에 떠넘겼다는 점이다. 

결국 브레튼 우즈 체제의 종료와 함께 금본위제는 폐막하였고 이후 무보증 통화 기반의 현대 부채 자본주의가 활기차게 시작했다.

◆ 현금(법정화폐)은 쓰레기다.

근본적으로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는 가치 저장 기능으로써는 취약하다. 현대 금융사회의 법정화폐가 장기적인 가치 저장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 달러와 금의 가격을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70년 1온스의 금이 약 35달러였는데, 2020년 8월 1온스의 금 가격은 2,050달러까지 치솟았다. 동일 기간 지속적인 달러의 구매력 저하로 1970년 대비 현 달러가 약 7배의 구매력을 잃었다.

그림5. 온스당 금 가격 차트 (출처 : 골드프라이스)

근대 역사를 통틀어 어떠한 통화 제도도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못했다. 

1980년대 이래, 여러 국가에서 80여 개 크고 작은 외환위기를 겪었으며, 법정화폐의 평균 수명은 27년 이하다. (출처: Forbes) 이는 사이클을 타는 국가 경제에 좌우되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국가 통화는 나라의 경제 부양 정책에 크게 영향받는다. 이는 ▲미국 양적 완화 ▲중국 자본 통제 ▲베네수엘라 등 초고속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실업률 ▲경제 부양 정책 등이 통화 가치와 긴밀히 움직인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국가의 통화 가치를 흔드는 요인은 정부의 정책 이행 방법 및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원론적으로 국가 통화는 트리핀 딜레마가 해결된 적이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고 내외부 요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세계 경제 참여국가간 이해관계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그 어떠한 금융, 무역, 환율 협약도 영원할 수 없다. 

트리핀 딜레마란 한 나라의 통화를 국제 통화로 사용할 때, 국제 유동성이 커지면 국제 수지 적자로 그 통화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그 나라가 적자를 줄여 통화의 신뢰도를 높이면 국제 유동성이 작아지는 현상을 말한다.(네이버 국어사전)

현대 금융 체계의 불안 요소는 다음과 같다. ▲국가 발행 통화는 신뢰 기반의 무형담보이므로 질이 낮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하여 통화량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세계 부채 크기는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에 매료된 맥시멀리스트들은 이러한 국가 통화 그리고 법정화폐에 대한 취약성을 지극히 싫어한다. 이들은 법정화폐인 현금은 보유자산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가치를 잃게 되는 가장 저급한 돈의 형태로 바라본다. 이들의 뿌리 깊게 자리 잡힌 생각은 그 어떠한 정부의 통화 정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야기되었지만 달라지지 않은 부채 자본주의

미국은 2020년 대두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훨씬 클 뿐 아니라 대응 속도 측면에서도 압도적으로 빨랐다.

그림6.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19 때 미국의 자금공급 (단위: 조 달러)  (출처 : 한국경제)

총 부양책 규모: 약 2조 8000억 달러

  • 1차 (83억 달러, 3월)
  • 2차 (1000억 달러, 3월)
  • 3차 (2조 2000억 달러, 3월)
  • 4차 (4840억 달러, 4월)

미국이 2020년 10월까지 미 행정부와 미연방준비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붓기로 한 돈만 8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연방준비은행의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춘 데 이어 양적완화를 통해 5조 9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수치를 포함했다.

지난 9월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20년 이내에 2번의 구제 금융을 필요로했기 때문에 미국 금융 시스템을 “부족하다”고 비난한 바 있다. 또한 그는 현 금융 제도가 “어떻게 이렇게 연약할 수 있는가?” 하며 한탄하기도 했다. 

5차 부양책이 막히면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채 기반의 대응책들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은 부채로 성장해온 현대 금융제도는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대 금융의 불신은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매료되어 투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트코인 사야 하나요?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의견을 전달하고 싶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머지않은 미래에 가격 안정성을 찾게 될 것이다. 

다만 그 가격이 상용화 실패로 인해 ‘0’에 수렴하는 수치일지, 아니면 오십만 달러와 같이 현재로서 상상이 불가능한 가격일지는 현재로서 그 누구도 모른다.

과거 실제로 보관하지도 않았던 금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가 형성되고, 당시 금세공업자들이 기여하여 탄생하게 된 초기 금본위제도와 같이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 가상자산 기반으로 은행업 또는 금융업이 진화하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특히 비트코인은 어떠한 정부에 소속되지 않은 돈의 형태이며, 미래에는 디지털 세상에서만 존재하는 가치 저장 수단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아직까지 가까운 미래보다는 공상과학의 이야기로만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멈출 기세를 안 보이는 현재,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한 번쯤은 검토하기 좋은 시점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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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Jake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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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서 PM 및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핀테크 컨설팅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 적용 경력이 있습니다. 와레버스에서 금융 4.0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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