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레이 달리오가 자신의 링크드인에 채권에 관한 글(“Why in the World Would You Own Bonds When…”)을 작성해 이를 번역했습니다. 이 글은 지난 파트 1에 이어 마지막 부분을 장식할 파트 2의 이야기입니다. 장기부채 사이클의 끝자락에 있는 지금, 레이 달리오는 어떻게 대응할지 혜안을 공유하고 있습니다.[편집자주]
현재 장기부채사이클의 마지막 단계에선 흔한 움직임이 보입니다.
“경제는 사람이고, 정부의 정책결정자는 의사라고 생각해봅시다.”
사실 제가 설명해 드렸던 동학은 흔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역사 속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여기서도 간단히 보여 드리겠습니다만, 만약 더 자세한 내용을 배우고 싶으신 분이 계신다면, 저의 “변화하는 세계 질서(The Changing World Order)”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장기 부채 사이클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부채 증가는 크게 두 가지를 촉진합니다.
1. 금융자산, 상품,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유발할 구매력을 제공하여 경제 상승을 유도합니다.
2. 동시에 채무를 발생시키기에 이를 상환해야 할 상황에는 성장을 억제합니다.
부채 사이클 작동 방식을 시각화하고 싶으시다면, 경제가 사람이고 정부의 정책결정자가 의사라고 생각해봅시다.
경제의 박동수가 떨어질 때 의사는 엄청난 양의 자극제를 주입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러한 모습을 본다면, 여러분은 재빨리 주식, 물가연동채, 금처럼 리플레이션 성격을 가진 자산을 쓸어 담아야 합니다. 부양책에 반응해서 초기엔 이러한 자산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극이 경제를 거쳐 가고 환자가 뛰어다니기 전까지 말이죠.
이렇듯 돈과 융자를 시스템에 투자하게 되면 인플레이션과 명목 경제성장률 대비 금리를 낮출 것이고, 금융 가격의 상승을 유발할 것입니다. 금리가 인플레이션과 명목 경제성장률보다도 낮아지게 되면 수입 대비 부채를 사용하는 데에 드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부채를 사용하기 쉬워지는 것이죠.
실질/명목 금리 하락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외에도, 시장에 주입된 돈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투자 자산의 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결국 실제 경제가 좋지 않을 때도 금융시장에 버블이 생길 가능성을 만들어냅니다.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이후에는, 과도한 공급은 결국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차례로 상승 압박을 가합니다.
모든 것이 오르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의사”가 자극제를 투입하는 양을 줄이기 시작하는 것은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또 환자가 이에 미친 듯이 반응하는 조짐을 보인다면 의사들은 이제 긴축 통화 정책이라는 진정제를 놓을 수 있습니다.
“부채는 핵폐기물과 같아서 처리하기 쉽지 않습니다.”
수 세기 동안의 지속적인 자극제 주입은 매우 빠르게 자라나고 거대한 규모의 부채와 부채자산을 만드는 형식으로 매우 건강하지 못한 잔여 효과를 남긴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지불된 금액이 커질수록 위험 또한 커집니다. 그리고 이들이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치까지 쌓일 때, 문제가 발생하죠. 이는 통상 50년에서 100년 정도 걸립니다.
장기부채 사이클에서는 빚이 수입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합니다. 저희는 그것을 “상파(upwave)”라고 부릅니다. 자연스럽게 돈을 빌려줬던 사람들은 채권에 돈을 투자했을 때보다 더 높은 구매력을 가져올 돈을 돌려받길 원합니다. 돈을 빌렸던 사람들에게는 추가적인 부담이 생기는 것이죠. 부채는 마치 핵폐기물과 같아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부채와 부채자산은 너무나도 커지고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켜, 어떤 방식으로든 그 양을 줄여야 할 상황이 옵니다. 이 사실을 갑작스레 깨닫게 되는 순간, 위에서 설명했던 <“뱅크런(run on the bank)” – 중앙정부의 돈 찍어내기 – 시장의 반응>이라는 사이클, 즉 “반대의 파도(reverse wave)”>가 발생합니다.
반대의 파도는 부채 자산을 들고 있는 사람들과 대다수 사람들에게 재앙과 같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수입 대비 부채의 비율이 줄어든다고 해도 말이죠. 또한 자본시장, 자본주의, 그리고 경제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입니다. 부채가 무너지는 시기에,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구매력이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뿐 아니라 금융과 경제의 상황이 악화할 것입니다.
실질적인 돈과 신용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에 통상적으로 세금도 증가할 것입니다. 또한 누가 누구로부터 얼마만큼의 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대립이 발생할 겁니다. 이러한 이유를 종합해봤을 때, 저희가 부채 사이클의 끝자락에 도달했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지난 수년 동안 저는 이러한 부채 사이클이 더 큰 3개의 사이클 중 하나라고 설명해오고 있습니다.
1. 부채 사이클
2. 부, 가치, 정치적 차이로부터 야기된 내부적 갈등
3. 패권, 세계질서, 기축통화를 가진 국가(현재는 미국)가 새롭게 떠오르는 국가(중국)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외부적 갈등
위 세 가지 힘이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낸 “빅 사이클” 역학은 저의 최신작 “변화하는 세계 질서(The Changing World Order)”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아직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팬데믹에 들어섰고, 이제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
“팬데믹 동안 MP3라는 엄청난 양의 자극제를 경제에 투여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3가지 이슈는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언급되는 동안, 약 1년 전 세계는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고 경제는 폭락했으며 “의사”는 환자에 달려가 엄청난 양의 자극제를 놓았습니다.
금리가 0%인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쥐여주기 위해 정책 결정자라는 “의사”분들은 재정 정책3(Monetary Policy 3, 이하 MP3)이라는 정책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MP3는 재정 정책(중앙정부가 돈을 빌려 정부가 돈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형태)과 통화 정책(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정부 부채를 사는 형태)의 조화로 만들어졌죠.
MP3는 금리를 낮추는 형태의 MP1과 돈을 찍어내 금융자산을 매입하는 형태의 MP2 등 조금 더 전통적인 방식의 정책이 돈을 나눠주고 싶은 사람에게 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로 사용됩니다.일반적인 자본시장에서의 돈과 신용은 주로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기보다는 돈을 만들 입장에 있거나 이미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죠.
제가 쓴 “왜 그리고 어떻게 자본주의는 개혁해야 하는가? (Why and How Capitalism Needs to Be Reformed?)”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왜 MP3가 사용되었는지도 언급하죠.
“이제 시장은 수많은 사람이 시장에 풀린 돈으로 노는 카지노판이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통과되었던 경제 부양책은 금융 구멍(financing hole)을 막는 데에 필요한 것보다 몇 배는 많은 부채를 만들어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에 대처하는 것을 넘어서 이번 부양책은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었습니다. 부채와 화폐 찍어내기로 만들어낸 재분배죠.
물론 저는 정책 결정자가 다르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도움이 필요했을뿐더러 누가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아야 하고 정책 결정자가 이익과 손실을 어떻게 비교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건 제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전 그저 MP3의 메커니즘과 작용에 집중하여 다른 이들보다 먼저 앞서 나가려 노력하는 실용적인 글로벌 매크로 투자자일 뿐입니다. 또한 저는 단순히 MP3의 결과로 인해 정부 부채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은 상태로 유지되었으며, 결국 “인위적으로” 금융자산 가격을 떠받드는 현상을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형적인 움직임인데요. 엄청나게 많은 돈이 시장과 경제로 유입되었고, 이제 시장은 수많은 사람이 그 돈으로 노는 카지노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을 사들이면서 모든 것에 대한 수익률을 끌어내렸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가지고 있고, 많은 자산군에서 전형적인 버블의 조짐을 보고 있습니다.
아래 차트는 장기적인 그림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미국의 현재 경상 수지, 연준의 부채 통화화를 보여줍니다. 또 미국과 다른 국가를 비교해 어떻게 트렌드가 다른지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020년과 2021년은 마치 전쟁 때처럼 막대한 적자를 유발할 만큼 예외적인 해는 맞습니다만, 이러한 적자가 거대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더는 버티지 못할 때가 오기 전까지 말이죠.
다가올 미래, 무엇을 해야 할까
저는 저희가 부채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고 믿기 때문에, 현금은 지금도 쓰레기이고 앞으로도 쓰레기일 것이라 믿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비교해보면 눈에 띌 정도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a) 자산으로서 현금을 쥐기보다 돈을 빌리시고, b)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부채가 아닌 투자 자산에 사용하라고 할 것입니다.
여태껏 역사적으로 일어난 일과 지금 일어나고 있을 일을 모두 기반으로 보았을 때, 저는 세금에 대한 변화가 자본 흐름을 다른 투자 자산과 다른 장소로 이끄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 끼칠 것이라 확신합니다.
역사와 논리를 생각해보면, 돈이 부족한 정책 결정자들은 세금을 인상할 것입니다. 또 이들은 부채 자산에서 빠져나온 자본이 다른 부의 자산 수단이나 다른 장소로 흘러 들어가는 움직임을 싫어할 것이기에 금, 비트코인 등 다른 자산과 다른 장소로의 자본 움직임을 금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이러한 세금의 변화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강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대선후보 중 하나였던 엘리자베스 워렌은 새로운 재산세를 제안했는데요. 국가와 장소를 모두 비교해본 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산세의 규모는 전례가 없던 규모였기에 엄청난 양의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탈세를 위한 다른 움직임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자들에게 적대적인 장소로 보일텐데요. 물론 이 정도 규모의 재산세 법안이 올해 안으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그렇지만 몇 년 안에 꽤 큰 규모의 재산세 증세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잖아 보입니다.
요즘같이 재산과 가치, 그리고 정치적 균열이 수반되는 상황에서 갈등은 더욱 고조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환경은 자본주의자들에게 적대적인 상황일 텐데요. 이로 인해 그들은 덜 적대적인 장소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 이제 저희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저는 부채가 아닌 자산과 달러가 아닌 자산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현금에 대한 숏 베팅을 하여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미국 달러에 심각하게 치중된 전통적 주식/채권 조합보다 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저는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서고 기축 통화를 가지고 있는 선진국의 자산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보다 좋지 않은 성과를 낼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 모두 세금의 변화와 자본 통제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