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주식을 따라서 사는 건 초보 투자자에게 위험한 행위다.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 내가 잘 아는 기업을 소개한다. 절대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힌다. [편집자 주]

아틀라시안이란?

아틀라시안은 공동대표 마이크 캐논 브룩스와 스콧 파쿠하가 대학에서 만나 2002년 호주 시드니에서 창업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2021년 3월 현재 직원 약 5천 명이 일하고, 7개 글로벌 사무소, 190여 개국 18만 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총은 54.786B 달러로 우리 돈 약 61조억 원에 달한다.

<그림1> 아틀라시안 주식 ./ 야후 파이낸셜

아틀라시안은 이슈 트래킹 소프트웨어 지라(Jira)를 앞세워, 위키 소프트웨어 컨플루언스(Confluence), 코드관리 소프트웨어 비트버킷(Bitbucket) 등 소프트웨어 회사가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포춘 500대 기업 중 무려 83%가 아틀라시안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업계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독보적인 협업 소프트웨어, 지라

아틀라시안은 모를 수 있어도, 지라(Jira)를 모르는 개발자는 없을 정도다. 이는 국내 업계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국내 대표 IT기업 카카오에는 지라를 활용한 운영담당자 포지션이 있을 정도인데, 그만큼 지라가 협업도구 분야 표준이 될 정도의 위치를 확보했다.

<그림2> 카카오 협업도구 운영담당자 채용 ./ 카카오 채용

아틀라시안은 영업 조직 없이 파트너사 개념을 도입해 확장하는데, 한국에도 아틀라시안 파트너사가 무려 7개나 있다. 이중 커브사가 2020년 도입한 회사를 보면 ▲인터파크 ▲현대백화점 ▲포스코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하나은행 ▲NHN ▲네이버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3> 커브 히스토리 ./ 커브 홈페이지

지라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본래 기능인 이슈트래커는 물론, 이슈를 트래킹하기 위한 ▲할당 ▲보고서 ▲하위 업무 등은 물론 최근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방법론 중 하나인 애자일(Agile) 방법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지라만이 제공하는 기능은 아니다. 지라가 제공하는 기능은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도 제공하고,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협업 분야 소프트웨어는 넘쳐난다. 심지어 지라보다 더 좋은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도 많다.

하지만, 지라는 그들이 제공하는 기능 대부분을 제공한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지라를 선택해도 될 만큼, 말 그대로 협업 분야 독보적인 위치다.

◼︎ 이슈 트래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는 늘 이슈가 발생한다. ▲오류는 물론 ▲기능 수정 ▲신규 기능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한 전달이 필요하다. 이는 소프트웨어 출시 전후 모두 필요한데, 출시 전에는 많은 기능을 잘 전달해야 하며, 출시 후에는 해당 기능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히스토리가 필요할 수 있다.

할 일(To-do), 작업 중(Doing), 완료(Done)으로 대표되는 칸반 보드 형태는 현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관리의 기본이며, 지라는 이 분야 대부분 기능을 제공한다.

나는 모바일 뱅킹 개발자로 일하던 프로젝트에서 지라를 업무에 사용했고, 이후 커뮤니티 스튜에서 스튜 앱을 만들 때도 지라를 활용했다.

<그림4> 스튜 앱 프로젝트 ./ 지라

업계에서는 개발자에게 메시지나 구두로 업무를 전달하지 않고, 지라 등 협업 소프트웨어로 업무를 전달하도록 권유한다. 현재 내가 속한 스타트업 코드에프에서도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지라에서는 칸반 보드 내 카드를 ‘티켓’이라 하는데, 티켓을 발행하지 않으면 업무를 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조금 과장하면, 지라를 도입한 회사에서 지라를 사용하지 않으면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다.

◼︎ 컨플루언스, 비트버킷 등 자사 서비스 호환

사실 칸반 보드 서비스는 너무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꽤 훌륭하다. 이 분야 또 다른 강자로 트렐로(Trello)가 있었는데, 내가 창업했던 도밍고컴퍼니에서 트렐로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그림5> 도밍고뉴스 프로젝트 ./ 트렐로

그리고 아틀라시안은 이게 거슬렸는지, 지난 2017년 1월 4억 2500만 달러, 우리 돈 5100억 원에 트렐로를 인수했다. 이는 소셜미디어 분야로 따지만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격이라고 보면 된다.

아틀라시안은 인수한 트렐로 외에도 컨플루언스, 비트버킷 등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컨플루언스(Confluence)는 사내 위키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료를 정리하는데 최적화된 서비스로 사내 정책을 정리하거나, 시장 조사, 비즈니스 계획 등 정제된 자료를 관리하는데 훌륭한 도구다.

비트버킷(Bitbucket)은 아틀라시안의 깃허브다. 코드관리 분야 3대장으로 ▲깃허브 ▲깃랩 ▲비트버킷을 꼽는데, 그만큼 코드관리 소프트웨어가 제공해야 할 대부분 기능을 제공한다.

아틀라시안이 무서운 것은 지라, 컨플루언스, 비트버킷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깃랩과 깃허브도 칸반 보드를 제공하는데, 지라에 비하면 빈약한 수준이다. 

◼︎ 락인

협업 소프트웨어는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필수 도구 중 하나다. 과거 WBS(Work Breakdown Structure)라 불리는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흔히 MS 엑셀을 활용해 운영됐다. 하지만 이제 엑셀이 없어도 협업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다.

협업 소프트웨어가 무서운 것은 락인(Lock-in) 효과 때문이다. 프로젝트 초기에 어떤 협업 소프트웨어를 선택했다면, 다른 소프트웨어 도구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프로젝트가 출시됐다면 더욱 어렵다. 그동안 관리된 히스토리를 옮기기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 정리

정리하면, 지라는 대부분 기능을 제공하며, 컨플루언스, 비트버킷 등 자사 서비스와 호환성이 좋다. 여기에 협업 소프트웨어가 갖는 락인 효과 때문에 여유가 있는 기업은 도입 초기에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지라를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아틀라시안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외에도 ▲재무 ▲영업 ▲인사 등 조직 업무 전반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있다. 이 분야 끝판왕인 세일즈포스(Salesforce)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이렇게 아틀라시안은 협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보이며,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이제, 투자 측면에서 아틀라시안을 확인해보자.

투자 측면

◼︎ 가격

아틀라시안 시총은 54.786B 달러, 우리 돈 약 61조억 원에 달한다.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티커는 TEAM으로 협업 소프트웨어로 훌륭한 키워드를 선택했다. 주당 219.09 달러(2021년 3월 20일 기준)다.

2015년 12월, 주당 21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것 대비 10배가 뛰었다. 또한 지난 2020년 12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됐다.

<그림6> 아틀라시안 주식 ./ 야후 파이낸셜

◼︎ 고객 수 

포춘 500대 기업 중 83%가 아틀라시안 제품을 사용한다. 190여 개 국 18만 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서 설명한 락인 효과를 생각하면 고객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매출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6.2억 달러 ▲2018년 8.8억 달러 ▲2019년 12억 달러 ▲2020년 16억 달러로 매년 30~4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림7> 아틀라시안 손익계산서 ./ 인베스팅 닷컴

◼︎ 발전 가능성

◆ 긱 이코노미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경제를 의미한다. 긱(Gig)은 일시적 일이란 의미가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긱(Gig)’을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정의했는데, 2025년에는 미국의 전체 노동인구 중 약 18%가량이 긱 이코노미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이 현상은 증가하는 중이다. 이미 깃허브를 필두로 한 오픈소스 활동으로 이 구조로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한 게 증명됐다. 

이렇게 긱 이코노미가 확산하면서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협업 소프트웨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원격근무

여기에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근무가 협업 소프트웨어 확산을 촉진했다.

아틀라시안 역시 2020년 대비 큰 폭 성장세를 보였으며, 앞서 말했듯 이렇게 도입된 협업 소프트웨어는 쉽게 변경하기 어렵다. 또한 원격근무의 장점을 경험한 회사는 원격근무로 절약할 수 있는 임대료를 두고 깊이 고민할 것이다.

원격근무로 일할 경우 협업 소프트웨어는 단연 더 중요해진다.

◆ 클라우드 출시. 구독경제.

아틀라시안은 크게 클라우드와 서버 형태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2월, 서버형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했다. 3년 뒤 서버형 소프트웨어 지원 역시 중단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독형 서비스며, 이는 더 큰 락인 효과를 가져온다. 구독경제에 관한 가능성은 생략한다.

<그림8> 아틀라시안 서버형 판매 중지 ./ 아틀라시안 홈페이지

◼︎ 경쟁사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근무에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 등 서비스에 호재가 있었다. 아틀라시안 역시 이 호재에 속했던 회사다. 이는 업계 전체의 호황을 불러왔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MS팀즈 ▲세일즈포스가 인수한 슬랙(Slack)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굵직한 IT 공룡들도 노리는 시장이다.

지라를 필두로한 아틀라시안 서비스가 협업 소프트웨어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건 맞지만, 꼭 아틀라시안 서비스를 써야만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는 아틀라시안의 약점이 될 수 있다.

있으면 좋은 소프트웨어는 기업 경영 악화 시 가장 먼저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 MS엑셀만 있으면 WBS 형태로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고, 심지어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무료다.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이런 원조 소프트웨어가 아틀라시안의 경쟁사가 될 수 있다.

<그림9> 코드에프 노션 업무 보드 ./ 코드에프(CODEF)

또한 ▲최근 주목받는 협업 소프트웨어 노션(Notion)을 비롯해 ▲먼데이 닷컴 ▲젠키트 등 다양한 협업 소프트웨어가 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가 만들고 나사, 우버 등이 사용하는 아사나(Asana)는 지난해 12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먹으면 좋은 ‘비타민’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백신’을 만들라는 말이 있다. 

아틀라시안은 도입 후 활발히 사용하는 경우에는 ‘백신’이 될 수 있지만, 도입 전에는 그저 ‘비타민’에 불과하다. 이는 모든 협업 소프트웨어가 갖는 아킬레스건이지만, 아틀라시안을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꼭 확인해야 한다.

나는 9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 협업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봤다. 현재 내가 속한 스타트업 코드에프는 노션을 활발히 사용하는데, 지난 2020년 노션 한국 사용자 모임에서 공유한 “노션으로 애자일 조직을 만들기”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션으로 애자일 조직을 만들기 ./ 오세용TV로 오세용

마무리

10년째 IT 업계에서 일하며 많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아틀라시안이 만든 지라는 물론, 유명한 협업 소프트웨어 대부분을 사용했다. 각 협업 소프트웨어가 갖는 장단점이 있어,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가장 적절한 도구를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 담당자가 협업 소프트웨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건 아니다. 때문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건 괜찮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아틀라시안은 협업 소프트웨어 분야 최강자다. 여유가 있는 기업이라면 아틀라시안을 선택하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이다. 이렇게 도입해 익숙해진 아틀라시안 서비스는 쉽게 교체할 수 없다. 현재 확보된 고객사가 쉽게 이탈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아틀라시안에 투자했다. 단기적인 변화는 알 수 없지만, ▲긱 이코노미 ▲원격근무 ▲구독경제 등 여러 포인트를 보고 아틀라시안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틀라시안을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이 글 외에도 더 많은 자료를 검토해보자. 이 글을 통해 결코 단기적인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가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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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편집장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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