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람들은 대부분 2020년을 고통의 해로 기억할 것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죠. 한 해 동안 이들의 부는 2,000억 달러, 한화로 217조 원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베조스와 머스크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와중에 아마존 직원들은 울상입니다. 아직도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한 일자리 환경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두 소식을 모두 확인해보면서 이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 최고의 한 해를 보내다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에게 코로나 19는 너무나도 큰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의 회사인 아마존과 테슬라가 2020년 한 해 동안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제프 베조스는 1년 동안 약 700억 달러, 한화로 76조 원을 자신의 부에 추가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1,86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지며 세계 1위 부자라는 칭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더 압권은 일론 머스크인데요. 2020년 한해에만 무려 1,320억 달러의 자산을 증식하였습니다. 한순간에 재산이 1,590억 달러로 상승하며 11월에 세계 2위 부자로 올라섰죠. 4위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이 불과 4개월 전인 8월이었는데 말이죠.
이들의 성공에는 폭발적인 주가 상승에 있었는데요.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800% 이상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아마존 주가도 70% 이상 오르는 등 코로나 19 사태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을 알 수 있죠.
2,000억 달러라는 수치가 워낙 크다 보니 우리에게 실감이 안나는데요. 이는 전 세계 대략 140개국의 전체 GDP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볼까요? 미국 전체의 기아를 해결하는 데 250억 달러가 든다고 합니다. 즉, 미국의 기아를 8번 해결하고도 돈이 남는다는 것이죠. 또 주 정부와 시의회 단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 19 지원책보다도 많은 수치라고 합니다.
이러한 금액을 전 세계 단 두 명이 그것도 1년 동안만 벌어들인 돈의 액수라고 합니다.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베조스와 머스크라곤 하지만, 상상도 못 할 금액을 벌어들인 것은 확실합니다.
정작 아마존의 직원들은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직원들은 코로나 19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아마존의 수장인 제프 베조스가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동안에 말이죠.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회사 차원에서의 코로나 19 대응이 매우 미흡했다는 것입니다. 10월까지 이미 2만 명 이상의 아마존 근로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것이 모두 아마존 내부에서의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이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특히나 단기 계약자가 주로 근무하는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이에 수백 명의 직원은 코로나 위험수당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대응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19 방역에 힘을 쓰기 보다 이들을 해고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해고 과정에 있어서도 불법적인 요소가 이후 발견되었는데요. 미국의 노동부는 아마존 시위 참여 이후 해고되었던 제럴드 베이슨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캘리포니아는 아예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가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검사가 아마존 물류창고의 방역 실패를 문제 삼으면서 물류창고에 대한 안전 전수조사를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주제에 매우 민감한 주가 바로 캘리포니아이기에 이러한 요청이 실현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자신의 자산이 1,860억 달러, 한화로는 201조 원에 육박하면서도, 처우 개선보다는 직원의 해고를 감했다는 점에서 세계 부호 1위인 베조스의 판단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자산 대부분이 주식에 묶여있을뿐더러 개인의 자산과 회사의 자산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1위 부자의 회사에서 수만 명이 확진되고 나머지 수십만 명이 바이러스에 두려움 떨며 일하고 있는 현실이 대조되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무리: 코로나로 더욱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
단순히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 부자 651명이 팬데믹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1조 달러에 육박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651명은 3억 명이 넘는 미국 인구의 0.0002%도 채 안 되는 숫자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수많은 일반인은 아직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됩니다.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만 보더라도 3월 2주 동안 1,000만 건에 가까운 건수가 접수되었을 정도니까요. 현재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주 71만 건 이상의 실업수당 신청이 접수된다고 합니다.
위기로 인해 위기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가 더 부각된다.
마이클 샌델
마이클 샌델의 표현처럼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던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단순히 끌어올린 수준이 아니라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는데요. 그중 가장 극명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위에서 살펴보았던 경제 양극화입니다. K자 회복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래 K자형 회복은 업종 간의 경제 양극화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었지만, 이제 거의 모든 경제 분야에 적용될 정도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종 간의 양극화는 물론 기업 간, 국가 간, 심지어는 개인 간의 불평등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개인 간의 불평등은 이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지적하고 있었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개인 간의 불평등은 자본을 가지고 있었는지 의해 결정된 경우가 많았는데요. 국가마다 현금을 급격히 풀어내면서 자본 가격이 급상승했고, 여유 자금을 통해 자본에 투자했던 개인만이 이러한 수혜를 입었던 것입니다.
물론 세계의 부자들 또한 그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자산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수완 능력에 존중을 표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 심각해지고 있는 불평등은 우리 모두 주목하고 논의하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더욱 심각해진 경제 양극화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앞으로도 같이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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