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주식을 따라서 사는 건 초보 투자자에게 위험한 행위다.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 내가 잘 아는 기업을 소개한다. 절대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힌다. [편집자 주]

기업 소개

세 달에 한 번 정도 48캔 주문해서 쟁여두는 중이다. 매주 5-6캔 정도는 마신다. 제로콜라에 맛들이고 나서는 선택지가 있다면 무조건 제로콜라만 마신다. 그냥 콜라와 맛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제로 칼로리’가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

제로 음료에서는 제로 코카콜라보다 제로 펩시를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제로도 코카콜라가 좋더라.

<그림1> 코카콜라 주문내역

친구들을 집에 초대한적이 있는데 냉장고를 보더니 코카콜라 주식을 사야겠다고 말했다. 문득 워렌버핏도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생각났다. 워렌버핏도 코카콜라를 좋아하는데, 2022년 2분기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무려 3위에 해당하는 8.38% 비중이 코카콜라다.

<그림2> 버크셔 해서웨이 2022년 2분기

그쯤 코카콜라를 사서 계속 가지고 있었다. 달러가 많이 올라서 수익률이 34%에 달한다. 실제 주가는 그정도는 아니다.

<그림3> 나는 코카콜라를 좋아한다

S&P500에 속한 종목 중 25년 이상 주당 배당금을 늘려온 주식을 ‘배당 귀족주’라고 한다. 그리고 5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주식을 ‘배당 왕’이라 한다. 코카콜라는 현재 배당수익률이 2.8%이고, 50년 연속 배당금이 상승하는 ‘배당왕’ 중 하나다.

<그림4> 배당 귀족주 ./ 토스 블로그

매일같이 코카콜라 캔을 뜯는 내겐 사실 이정도 정보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주식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주식을 더 사야 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좀 더 들여다봤다.

사업 부분

코카콜라는 전 세계 200여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하루 평균 소비량은 21억 잔에 달한다. 그리고 코카콜라를 포함해 여러 탄산음료와 생수, 차, 커피, 주스, 비타민워터, 에너지음료, 스포츠음료 등 무려 200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코카콜라 외에도 환타, 스프라이트, 미닛메이드, 조지아 커피, 토레타, 파워웨이드 등이 모두 코카콜라 제품이다.

특히, 글로벌 탄산시장 47%를 차지하는 중이다. 미국 내에서는 45%에 달한다.

<그림5> 코카콜라 점유율 ./ 삼성증권
<그림6> 코카콜라 사업 포트폴리오 ./ 삼성증권
<그림7> 코카콜라 대표 브랜드 ./ 삼성증권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도 그저 ‘역시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많이 마셔서 주가가 괜찮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200개가 넘는 제품이 있는지 이번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 게다가 코카콜라 제품 중 탄산음료 비중 자체가 2000년 85%에서 2020년에는 60%까지 낮아진 것은 흥미로운 포인트다.

탄산음료는 건강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무가당, 저당 음료, 스포츠 음료, 생수, 차 등으로 상품을 다각화 해 위험도를 낮춰 위험도를 개선한 것이다.

<그림8> 코카콜라 포트폴리오 구성 ./ 삼성증권

2020년 당시 제품이 400개에 달했는데, 코로나 위기에 제품을 절반으로 줄이는 과감한 구조조정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공룡 규모가 굉장한 유연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림9> 코카콜라 포트폴리오 개편 ./ 삼성증권

판매 단가 높이기

매출 증대를 위해 평균 판매 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를 높이는 전략 사용했다. 같은 제품임에도 저용량 알루미늄 캔 제품이 단가가 높다. 여기에 저용량 제품이 상대적으로 성장률도 높다. 1886년 이래 130년이 넘도록 같은 제품을 팔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던 포인트 중 하나다.

<그림10> ASP 높이기 전략 ./ 삼성증권
<그림11> 코카콜라 연평균 성장률 ./ 삼성증권

보틀러 시스템

코카콜라는 원액 생산, 상표 관리,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코카-콜라사(The Coca-Cola Company)’와 완제품을 생산, 유통, 판매하는 ‘보틀링 파트너’ 등 2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한국에서는 한국 코카-콜라 유한회사(구 한국음료(주))가 1974년부터 코카콜라사 역할을 담당하며, 보틀링 파트너 역할은 2008년부터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 음료 주식회사가 담당한다. 지난 2022년 9월 13일에는 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1899년, 코카콜라 본사에서 원액을 배송하고, 지역별 생산공장이 완제품 가공부터 유통까지 담당하며 코카콜라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가속화됐다. 하지만 이 전략이 둔화되며 경영진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리프랜차이징(refranchising) 전략을 시작했다. 코카콜라가 직접 보유한 보틀링 공장을 매각하고 원액 공급 독점 계약을 맺거나 계약을 재편해 매출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2021년 기준, 미국/캐나다/중국 등에서 리프랜차이징 작업을 완료했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리프랜차이징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작업으로 영업이익률이 2013년 24%에서 2021년 29%로 개선됐다.

현재 글로벌 보틀링 파트너사는 225개, 보틀링 공장은 900개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 음료 21억 병을 판매하는 중이다.

<그림12> 코카콜라 보틀러 시스템 ./ 삼성증권

주요 지표

지표를 보면 북아메리카에서 매출이 33%나오지만 영업이익은 26%다. 매출 11%를 담당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영업이익 20%로 높은 마진을 보여준다.

<그림13> 국가별 수익 지표 ./ 삼성증권

리프랜차이징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 숫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

<그림14> 매출 및 영업 이익 추이 ./ 삼성증권

결국 영업이익률이 리프랜차이징 작업으로 개선됐다.

<그림15> 영업이익률 추이 ./ 삼성증권

이 작업은 주가에도 반영됐고, 꾸준히 가치가 높아졌다.

<그림16> 리프랜차이징 전략 추이 ./ 삼성증권

PE는 27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림17> 코카콜라 지표 ./ 야후 파이낸스

경쟁사 지표를 보면, 2위 펩시가 의외로 시가총액이 1위 코카콜라와 비슷하고 매출은 오히려 더 많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비슷하고 매출성장률은 코카콜라가 17.1, 펩시가 12.9로 코카콜라가 우세다.

<그림18> 경쟁사 기업가치 ./ 삼성증권
<그림19> 재무상태표 ./ 삼성증권

같은 제품을 팔면서도 꾸준히 가치가 상승하는 건 참 신기하다. IT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몇 달만 흘러도 개선을 해야 하는데 코카콜라 원액이라는 본질은 바꾸지 않으면서 세대가 흘러도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건 배울 점이다.

<그림20> 글로벌 브랜드 가치 ./ 삼성증권

정리

130년이 넘도록 똑같은 원액을 팔면서 꾸준히 글로벌 브랜드 자리를 유지한 코카콜라에 대단함을 느낀다. 이 과정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제품을 400개까지 확장하고 다시 200개로 줄이고 ▲보틀러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을 리프랜차이징으로 개선하는 등 꾸준히 전략을 보완했다.

코카콜라는 이 노력으로 비탄산음료 매출 비중을 40%로 끌어올리며 이제는 코카콜라만 파는 기업에서 벗어났다.

코카콜라를 조사하며 내가 잘 아는 IT에서 벗어나 기존 산업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주가 변동성이 낮아 재미는 없지만 큰 하락폭을 보이는 지금 시기에 방어주로 꽤 매력적인 기업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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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편집장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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