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자의 대가인 만큼 모두가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번주 초, 레이 달리오가 자신의 링크드인에 채권에 관한 글을 작성했습니다.(“Why in the World Would You Own Bonds When…”) 장기부채 사이클 등 유익한 개념이 많이 나와 번역하게 되었습니다.[편집자주]
“채권 시장은 우스울 정도로 낮은 수익을 제공합니다.”
채권 시장은 우스울 정도로 낮은 수익을 제공합니다. 준비 통화의 외화표시 채권의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이며 역사상 가장 낮습니다. 현금의 실질 수익률은 그보다도 더 안 좋죠. 1930~1945년과 1915~1920년 동안의 통화 확장 시기보다는 낫지만 말입니다. 명목 채권 수익률 또한 지난 몇 주 전 가장 낮은 수치를 달성했습니다.
이토록 극도로 낮거나 없는 수익률은 자산 보유가들이 이에 투자할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연기금, 보험사, 국부 펀드, 예금들은 이러한 투자로는 금융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에 채권에 대한 투자는 이들이 의무를 다하지 못하게 만들 겁니다.
물론 채권 투자를 통해 동시에 분산 효과로 인한 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금리가 낮아지는 데에는 제한이 있기에 채권은 가격 면에서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 투자라기엔 부족함이 있죠.
아래 차트들은 미국, 유럽, 일본의 채권들에 관한 표인데요. 구체적으로는 1900년부터 지금까지의 실질 수익률, 명목 수익률, 명목/실질 중앙은행 금리를 보여줍니다.
“채권에 투자하는 건 이제 정말 멍청한 짓이 됐어요.”
채권에 투자하는 건 이제 정말 멍청한 짓이 됐어요. 생각해봅시다. 투자의 목적은 현재의 돈을 가지고 미래 구매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로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투자를 한다는 거는 미래에 지불할 것을 일시금으로 결제한다는 것과 같죠.
이제 그럼 이런 거래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봅시다. 제가 오늘 100달러를 낸다면, 언제쯤 원금인 100달러를 돌려받고 거기에 대한 보상까지 받기 시작할 수 있을까요?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채권에 투자했다면 대략 각각 42년, 450년, 150년, 25년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통해 구매력을 저장하고 싶은 것이기에 여러분은 인플레이션도 고려 사항에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에 투자한 분들은 500년을 기다려야 하고, 유럽이나 일본에 투자한 분들은 영영 구매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지금 이런 국가의 채권을 산다면 여러분이 더 낮은 구매력을 얻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는 상황이죠. 인플레이션보다도 못한 수익률은 얻느니 최소한 인플레이션이랑 같거나 더 높은 수익률을 줄 것에 투자를 하는 게 적절치 않을까요?
저희는 실제로 인플레이션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많은 투자처를 발견했습니다. 아래 차트는 미국에서 현금과 채권에 투자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간을 명목/실질적 측면에서 조명해봤습니다. 보시다시피 말도 안 되게 긴 시간이 걸리고 이는 역사상 최대 수치죠.
“미국 채권에서 중국 채권으로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a) 세상에는 엄청난 양의 채권이 나와 있고, 이런 와중에 b) 각국 정부도 엄청난 양의 추가적인 부채와 채권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미국 국채의 경우에 더욱 두드러집니다. 미국 채권은 현재 중앙은행, 국부펀드, 국제투자자 등이 들고 있는 글로벌 채권 중 홀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채권 다음으로 큰 채권이 유로 채권인데 미국의 60%에 불과하죠.
이렇게나 미국 채권의 인기가 높았던 점은 대체로 미국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됨에 따라 미국이 누리고 있는 “과도한 특권”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수 세기 동안 과도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죠.
그런데 말이죠. 기축통화가 됨에 따라 과도하게 대출받아 결국 부채가 많아지는 것이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위협하는 상황은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이러한 사이클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경쟁 제국의 통화와 자본시장이 등장합니다.
실제로 이 사이클처럼 미국 채권에서 중국 채권으로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아직까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6%가량만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채권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동은 4가지 이유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a) 실질적인 경제 규모, 세계 무역량 비중, 자본 시장의 규모 등 포트폴리오 비중 선정에 필요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았을 때,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재 미국 채권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고, 반대로 중국 채권에는 덜 투자하고 있습니다.
b) 중국의 채권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게 개방되고 있습니다.
c) 중국의 양호한 국가 수지 상황으로 인하여 중국 채권은 비교적 매력적인 환율 이익과 함께 비교적 높은 이익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d) 중국의 통화는 급격히 국제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모두 고려해본다면, 3개의 주요 기축통화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화, 유로화, 그리고 엔화로 표시된 채권은 물론 현금과 통화에 모두 위협으로 다가올 겁니다.
실제로 그럴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약 기축통화 표시 채권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다면 크게 2가지의 사건이 일어날 것입니다.
a) 금리는 오르고 채권의 가격은 내려갈 것입니다.
b) 각국 중앙은행은 자유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자신들의 채권을 사들이기 위해 막대한 양의 돈을 찍어낼 것입니다. 이는 리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입니다.
“채권의 대량 매도가 한번 시작되면 멈추기 힘들 것입니다.”
만약 채권의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다면, 채권 보유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볼 겁니다. 이로 인해 더욱더 많은 채권을 매도하고 싶을 겁니다.
채권은 지난 40년 동안 상승 장세에 있었습니다. 상승에 베팅했던 이들을 보상했고, 하락에 베팅했던 이들을 벌했었죠. 오랜 상승 장세로 인해 이제는 가격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상승에 베팅만 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이들이 버블을 만드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그럼 이제 위에 언급한 이유들 일부 혹은 전체로 인해 이들이 자신이 보유한 채권을 팔고 싶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현재 75조 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이 각기 다른 만기일을 가지고 시장에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중장기 채권이 대략 16조 달러 규모로 있고, 다른 만기일을 가진 미국 재무부 채권이 대략 5조 달러 정도 됩니다.
이러한 채권을 소유하고 있는 분들은 만기일까지 이걸 들면서 끔찍한 수익률을 받아들이거나 이들을 파려고 하겠죠. 투자자 대부분은 채권을 팔면서 현금을 받고 이를 통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실 금융상품을 보유한다는 것 자체가 구매력을 높이려는 의도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죠.
근데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가치 평가로 보면 너무나도 많은 돈이 채권에 투자되고 있죠. 그로 인해 채권에 투자되었던 돈 중에서 실제로 구매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돈으로 바뀌는 비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이렇게나 많은 채권을 현금화하겠다고 한다면, “뱅크런”과 같은 역학이 발생할 겁니다. 저희는 이를 “반대의 물결”로 부르는데, 이런 현상은 한번 벌어지면 멈춤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건 1930년~1945년 시기와 1970~1980년 시기와 유사한데요. 돈을 많이 찍어내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수많은 부채와 정부 자금이 재조정되는 과정을 통해서 수용되었던 시기들처럼 말이죠.
“1930년대처럼 장기부채 사이클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인해 금리가 바람직한 수치보다 더 높게 오르는 상황을 맞닥뜨린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냅니다. 이를 통해 채권을 사고 채권 수익률에 상한선을 두어 “수익 곡선 통제”(Yield Curve Control, YCC)를 해내죠. 결국, 현금의 가치는 떨어질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이런 행동은 역사적으로도 보여왔고, 논리적으로도 맞습니다.
이로 인해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끔찍한 일임과 동시에 빌리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 되었죠. 중앙은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통해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금리에 상한선을 두어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의 상승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막대하게 제공되는 현금으로 채권을 사는 것이 이득이 되겠죠.
예를 들어봅시다. 1930년에서 1945년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채권과 현금의 수익률을 각각 2.5%와 1% 선으로 맞췄습니다. 현금을 빌려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익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이런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이는 결국 중앙은행 금리와 채권 이자율 모두에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앙은행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사람들이 현금을 빌려서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1930년~1945년 기간으로 돌아와 보면, 연준은 수익률을 2.5%와 1% 선으로 유지하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금의 금지하는 한편 자본 이동을 통제하는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이런 것을 보면 채권에 숏베팅을 하고 싶은 한편, 저는 중앙은행이 현금은 더욱더 끔찍하게 만들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중앙은행은 다른 투자 자산의 움직임과 다른 국가를 막아야만 한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 모두 장기부채 사이클의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파괴적인 순간에 도달했다는 신호입니다.
자, 이제 그럼 중앙은행의 행동을 지켜보도록 합시다. 특히 장기금리의 주도로 인한 금리 상승 시기와 시장과 경제가 강한 시기에 그들이 진짜 더 많은 채권을 매수하는지 봐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중앙은행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문제에 봉착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또 경제의 활력에 미치는 영향력과 비교했을 때 경제 촉진제 투하하는 양의 증감률을 지켜보도록 합시다. 성장 단위당 더 많은 부양책이 쏟아질수록, 이에 대한 효과는 더욱 적어질 것이며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여러분에게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 잘 압니다. 사실 저한테도 미친 소리처럼 들리니까요.
하지만 저는 시장과 경제의 수백 년 역사를 공부하면서, 또 제가 개인적으로 1970년부터 1980년을 경험해봤습니다. 이를 통해 이러한 부류의 역학을 발생시키는 일련의 상황들의 합일을 많이 봐왔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