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공부하며 쉽게 정리해 인사이트와 함께 전합니다. 이 글과 함께 투자와 더 친해지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최근 몇 개월간 세계의 주식시장은 물론 한국 코스피 역시 역사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이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서 모두를 경악하게 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세계 증시는 버블로 치닫고 있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원래 인덱스 펀드를 주제로 글을 쓰려 했으나, 이 시기에 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현재 주식시장의 가격에 대한 생각과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재 전 세계의 증시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지금의 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그리고 미래의 예상 실적을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는 세 가지 근거가 있는데요, 왜 시장은 지금의 가격을 허용하는지 이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만 흘러갈까요? 만약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세상이 흘러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버블이 될 것이고,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도 생각해보겠습니다.

저금리

미국은 역사상 초저금리시대를 맞이했는데요. FED는 제로금리 기조를 2023년까지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금리가 낮게 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게 됩니다. 유동성이란 돈을 빌릴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이자가 적기 때문에 빌리는 사람도 쉽게 돈을 빌리게 되고, 빌려주는 은행도 이자 부담이 적어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자산 가격은 자연스레 올라가게 됩니다.

그림1.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1960-2021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인데요. 여기서 미국의 국채 금리가 중요합니다. 주식을 판단하는데 국채 금리를 이용하는 이유는 대표적인 두 자산의 비교를 통해 어느 것이 더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자산인지를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현재 미국의 10년 국채 수익률은 최근 깜짝 상승하여 약 1.15%입니다. 나라에 돈을 빌려주면 10년 동안 매년 1.15%의 이자를 받는 것이지요. 미국 재무부가 상환을 보증하기 때문에 이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무위험 수익률’이라고 표현합니다. 여러 자산에 투자할 때 비교 대상이 되죠.

위험을 감수하고 무위험 수익률에 추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얻고자 하는 것이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위험자산 수익률이 5.65%라면, 무위험 수익률 대비 4.5%의 수익률을 추가로 얻겠다고 기대하면서 투자하는것이지요.

하지만 위험자산에는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성이 존재하게 됩니다. 기업이라면 사업이 휘청이거나 경제 상황에 따라 실적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 것 등이 있고, 회사채라면 상환을 받지 못할 위험 등이 있는 것이죠.

여기서 투자자는 위험 없이 낮은 수익률을 얻을 것이냐,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것이냐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자산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종종 비교하게 되는 것인데요. 이제 주식의 투자 매력을 이야기할 때 비교 대상으로 국채 수익률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되실 거로 생각합니다.

추가로 무위험 수익률과 리스크 프리미엄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원하신다면, 동이의 투자 이야기 11월 호 <기업의 내재 가치 그리고 현금 흐름>편을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그림2. 위험 자산 수익률과 리스크 프리미엄의 관계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연준

지금은 장기부채의 사이클 끝에 와있는데요. 이럴 때는 부채비율을 낮춰야 건강한 다음 경제 시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다들 알다시피 금리를 올리는 것입니다.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가 올라가면 이에 상응하게 금리를 올려 경기 과열을 막고 부채를 상환합니다. 2019년 미국에서 제로금리에서 3%까지 올린 것도 경기가 살아났고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것이었죠.

하지만 2020년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높게 유지돼 버린다면 영세자영업자들과 아직은 성장 중인 작은 기업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소기업들이 사라져 엄청난 타격이 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미국 연준은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채가 더 늘어날 텐데 이를 어떻게 하느냐. 여기서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인데요. 바꿔 말하면 동일한 양의 화폐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죠. 그런데 빌려준 돈의 가치도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친구가 치킨을 사 먹겠다고 2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그리고 1년 뒤에 2만 원을 받아서 치킨을 사려고 했더니 치킨이 3만 원이 되어 있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빌려준 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 것이죠.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기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림3. 미국 도심 소비자 물가 평균 추이, 1950-2021.

실질 금리와 이익 수익률

실질 금리와 이익 수익률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대 물가 상승률은 약 2%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자는 1%씩 받는데 물가가 2% 상승한다면 돈을 빌려준 사람은 매년 1%씩 구매력을 잃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실질 금리인데요. 명목 금리(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1%)에서 물가 상승률(2%)을 뺀 것이 바로 실질 금리입니다. 보통 주식시장을 평가할 때는 실질 금리와 비교를 하게 됩니다. 주식은 채권과 달리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익 수익률이란 주가수익비율(Price – to – Earnings ratio, P/E)의 역수로 정의합니다. P/E  20인 주식의 이익 수익률은 5%로 한 해 동안 주가의 5%의 이익을 얻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채권의 수익률과 비교할 때 종종 이용됩니다. 주가수익비율에 대한 설명은 동이의 투자 이야기 10월 호 <기업 가치 평가는 어떻게 하는가>에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익 수익률에서 실질 금리를 뺀 것이 리스크 프리미엄이 됩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리스크 프리미엄 평균은 약 4.5% 입니다. 하지만 리스크 프리미엄은 정해진 값이 아니라 언제든지 투자자의 심리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변수이죠.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실질 금리가 -1%이라면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하면 3.5%가 되는데요. 이것을 주가수익비율, 즉 P/E로 환산하게 되면 28.5가 됩니다. 아래 월가에서 예상하는 S&P 500의 21년 예상 순이익으로 계산하면 현재의 가격에 대한 주가수익비율은 24.15으로 28.5보다는 낮군요.

이것은 현재 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식 투자가 매력적 일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월가의 순이익 예상치가 맞아야 한다는 가정에서 말이죠.

그림4. 월가의 S&P500 12개월 선행 P/E 예상치2
그림5. S&P500 12개월 후행 이익 수익률, 1871-20213

그렇다면 확정된 과거의 수치로 한번 살펴 볼까요. 2021년 1월 19일 기준 S&P500 12개월 후행 이익 수익률은 2.63%입니다. 닷컴버블과 리만 브라더스 사태의 최저첨을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이죠.

이전 12개월의 실적으로 본다면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는 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월가의 예상대로 기업의 이익이 크게 성장해야 이 주가가 합리적이 되는 것인데, 앞으로의 실적은 과연 우리가 바라는 대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맺으며

지금의 주식 시장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대가 모두 실현되어도 큰돈을 벌기 힘들다는 것이죠. 하지만 만약 기대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고 해서 주식을 모두 팔 수는 없습니다. 저 또한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저금리 시대에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산 배분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죠. 이 상황에서 막연히 현재의 낙관적인 미래 전망에 모든 것을 걸기에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우 인기 있는 주식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기 있는 주식은 투자유입자에 투자의 대상이 되고, 그만큼 프리미엄을 얻어 더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각 나라의 인덱스 지수 등이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또는 합리적인 가격의 기업들은 존재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 더 큰 기회가 있습니다.

특히 국가 단위로 보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 보다는 한국이나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더 큰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벨류에이션 또한 상대적으로 매력적이고, 과거의 성과가 꼭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으니까요.

우리는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소비가 낮아 인플레이션이 2% 수준이 되지 않는 것.

둘째, 몇 년 안에 금리를 인상하게 되는 것.

셋째, 예상만큼 기업 실적이 나오지 않는 것.

그리고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불확실성에 대비해 세계 각국과 다양한 산업에 대한 자산 배분.

둘째, 미래에 대한 낙관이 반영되지 않은 기업.

셋째, 주식 시장에서 아직까진 유명하지 않은 기업.

2020년 부터 주식 시장에 대한 열기가 매우 대단한데요. 그래서 조금은 과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투자는 돈을 버는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닷컴 버블과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예측한 80조를 운용하는 헤지 펀드 GMO의 회장 제러미 그랜섬이 얼마 전 쓴 글에서 몇 가지 문장을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이상 동이의 투자 이야기 2021년 1월 글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또 다른 생각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러미 그랜섬 레터 “Waiting for the last dance”에서4.

– 지금 취할 수 있는 반응은 비싸지 않은 자산에 겸손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이 맞기를 바라는 것이다.

– 지금 시기에 자산 배분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에 국가, 섹터, 산업 그리고 개별 증권에 대한 효과적인 선택은 당신에게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 버블이 있었던 때에는 늘 과대평가였지만, 과대평가였다고 해서 항상 버블이 터지는 것은 아니다.

– 미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라.

Jeremy Grantham, GMO Hedge Fund CEO.

참고문헌

  1. 10-year treasury yield, FED
  2. The Wall Street Journal, P/Es & Field on Major Indexes
  3. S&P 500 Earnings Yield, multpl.com
  4. Jeremy Grantham, Waiting for the last dance
  5. 영국 원탑 경제통이 말해주는 ‘주식시장이 버블이 아닌 이유’ (ft.마틴 울프), 내일은 투자왕-김단테
  6. 역대급 버블 터진다 (80조 운용 헤지펀드 매니저), 내일은 투자왕-김단테
  7. 이것이 정녕 코스피 지수인가? 저세상 변동성과 부각되는 자산배분, 슈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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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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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푹 빠진 물리학도 입니다. 서울대에서 우주 탐사 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반도체 연구원으로 일 하고 있습니다. 와레버스에서 물리학도의 눈으로 보는 투자 세계 ‘동이의 투자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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