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결정 났다. 개표 진행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듯 진행되다가 최종 우편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세계는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했던 트럼프에서 벗어나게 되겠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대외 경제정책이 크게 다르진 않다. 큰 틀에서 미국 우선주의, 탈중국화, 경기 부양에 대한 자세가 트럼프노믹스와 대동소이하다.
바이든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속적 경제부양 정책을 지지할 것이며, 미국 달러 통화량은 더 많아질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경기부양책이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만들어진 정책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 가격의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돈을 지속해서 찍어내 당장 소비자 물가는 안정적일지라도, 더 깊이 들어가보면 집값 등은 1억 이상이 오르고 있는 그런 상황 말이다.
이는 금을 비롯해 새롭게 떠오르는 비트코인과 같이 인플레이션에 헤지(hedge) 자산들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무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비트코인에 준 영향 짚어보기
비트코인에 대한 트럼프의 의견은 이미 개인 트위터로 대중에 공개된 바 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 프로젝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진행하려 하자, 트럼프는 비트코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나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의 지지자가 아니다. 그것들은 돈이 아니며, 가치 변동성이 크고, 기반 가치가 없다. 규제되지 않은 가상자산은 마약 거래와 같은 불법적 행위에 쓰일 수 있다.
트럼프 트윗
그러나 트럼프가 표면적으로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지만, 한 꺼풀 안으로 들어가 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실용적으로 신규자산을 취급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트럼프가 임기를 시작하던 2016년 11월, 비트코인의 평균 가격은 750달러였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그 어떠한 미동도 없고, 거래량 또한 특이점이 없었다.
업계는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본격화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만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론적으로 트럼프 정부는 가상자산에 실용과 관용의 자세를 취했고, 이는 업계 전반의 상승을 부추겼다.
트럼프가 취했던 가상자산에 대한 실용과 관용 중심의 정책은 지난 4년간 행정부의 주요 결정들이 뒷받침해준다.
- 가상자산 거래의 전면적 금지가 아닌 IRS(Internal Revenue Service: 미국 국세청) 주도 가상자산 보유자 납세 의무화
- 업계 자금 모집 방식인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자산공개)의 전면적 금지가 아닌 공인된 투자자 참여 승인
-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서 이오스(EOS)를 포함한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수행한 미국인 대상 ICO 행위에 대해 벌금만 명령, 대형 프로젝트들의 ‘토큰의 환불’과 엄격한 벌칙 회피
-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면적 영업 금지 명령이 아닌 KYC(Know your customer: 고객신원확인) AML(Anti-money laundering: 자금세탁방지) 규정 준수 권고 및 거래소 라이선스 획득 수용
공시 데이터기반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의 크기는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170억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 4년에 걸쳐 현재 거의 4,400억 달러로 급격히 성장해왔다.
바이든 시대가 다가온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긍정적 미래가 열릴지 궁금하다. 다양한 요소들이 가격을 좌우할 수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비트코인의 상승을 예상한다.
바이든 행정부, 관용에서 수용으로 빠른 태세 전환?
바이든 행정부 또한 가상자산 취급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관용과 실용 중심의 정책들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들이 트럼프 측근보다 우호적일 수 있다.
2020년 11월 10일 기준, 바이든 행정부의 내각 위원들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가상자산에 더 우호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디지털 달러의 연구를 감독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와 블록체인의 잠재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가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자세를 트럼프와 동일하게만 가져가도 비트코인 제도화가 가속화되면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내각인들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로 구성될 경우 상승 요인이 더 많아질 것이다.
경기 부양책과 함께 끝이 안 보이는 현금 프린터 ON!
바이든 당선인이 밀고있는 최저임금 인상, 미국 우선주의, 탈중국화 정책 등을 고려하면 경기 부양에 있어 근본적인 자세는 기존 트럼프와 다르지 않다.
그 어떠한 선택도 이미 승인된 경기부양 자금을 막지 못할 것이며, 대부분의 정책은 재정적자를 해결하는 데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재정적자에 구애받지 않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하나 되어 제한 없이 돈을 푸는 MMT(Modern Monetary Theory: 현대통화이론) 정책들이 지속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세상은 달러가 넘쳐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은 매 순간 가치가 떨어지는 현금을 보유할지, 주식 또는 부동산 같은 자산을 보유할지 상당히 고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은 워렌 버핏도 분명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워렌 버핏이 2020년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를 사들이는 바이백이 160억 달러(한화 17.8조 원)를 기록한 것일 수 있다.
2021년은 ‘현금을 보유하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지는 시장’의 문이 열릴 것이다.
이렇게 끝이 안 보이는 부채 기반의 대응책들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