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0’의 생생한 발전을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가상자산, 탈중앙금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동향과 실사용 방법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금융상품이란 무엇일까? 금융이란 일정기간 원금 반환과 이자 지급을 목적으로 상대방을 신용하고 자금을 융통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투자신탁 ▲대출 ▲파생상품 ▲연금상품 등이 금융상품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금융상품은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가상자산 금융상품과 리츠에 관해 알아본다.
가상자산 금융상품
그리고 가상자산 금융상품이란 ▲비트코인 ▲스테이블 코인 등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을 사용해 원금 반환과 이자 지급을 목적으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가상자산 금융 시장과 전통 금융 시장은 매우 다르다. 우선 전통시장은 각 나라 중앙은행이 만든 시스템 위에 ▲은행 ▲투자은행 ▲증권사 등 수많은 참여자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금융 시장은 아직 통일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 크게 ▲거래소 기반 시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 ▲탈중앙 거래소 및 유동성 풀 기반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등 2개 인프라로 구성됐다.
2020년 상반기에는 시파이가 시장을 지배했으나, 2020년 하반기부터 유니스왑 탈중앙 거래소 활성화와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의 기대감으로 탈중앙 거래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금융 시장 인프라가 분리된 만큼 가상자산 금융상품을 ▲시파이와 ▲디파이로 구분하는 것이 개념을 이해하는데 가장 쉽다.
◆ 시파이 상품
- 가상자산 예치 상품 : 거래소 내 마진 거래 및 기타 대출 목적으로 활용됨.
- 스테이블 코인 예치 상품 : 거래소 내 마진 거래 및 기타 대출 목적으로 활용됨.
- 가상자산 스테이킹 상품 : 스테이킹 대행 서비스, 작은 수수료 있음.
◆ 디파이 상품
- 가상자산 담보 대출: 유동성 풀에 담보물 제공하여 인센티브 받음.
- 스테이블 코인 담보 대출: 유동성 풀에 담보물 제공하여 인센티브 받음.
- 가상자산 스테이킹: 네트워크 인플레이션 물량을 직접 스테이킹하여 받음.
가상자산 금융상품은 왜 생기는가?
그렇다면, 가상자산 금융상품은 왜 생길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가상자산 거래를 원하기 때문이다.
2018년 ICO 붐 대비 2020년 비트코인 거래량이 5배가 넘었다. 이런 거래량 증가는 시파이와 디파이에서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촉진됐다.
금융에서 가장 기본적인 윤활유가 되는 것은 대출이다. 그리고 가상자산 시장에도 대출 시장이 가장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신용이 필요하지 않은 담보 대출 영역이 가장 활발한데, 이는 시파이와 디파이 모두 같다.
닮은꼴, 리츠
리츠 제도는 1938년 스위스에서 시작돼 제 2차 세계대전 후 급속히 발달했다. 이후 1960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President Dwight D. Eisenhower)이 소액 투자자에게 신규 소득 창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부동산과 주식의 속성을 결합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 부동산투자신탁법을 서명하면서 미국 리츠(REITs) 제도가 시작되었다.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 투자신탁, 즉 단어 그대로 부동산 임대에 투자를 가능하게 해주는 상품이다. 이전에 개인이 투자하기 힘든 상업용 건물, 숙박시설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동산에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매입한 이후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것이 아닌, 전문 운용사에 대행을 맡길 수 있는 상품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달리 초기 리츠는 소액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1975년 9억 달러밖에 안 됐던 미국 리츠 시장이 오늘날 시가총액 1.3조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도적인 지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리츠 시장의 성장은 당연한 결과물이 아니라 끊임 없는 미 정부의 지원으로 성장했다. 미 정부는 리츠 산업이 커질 수 있도록 지난 60년간 ▲지속적인 세제 혜택 ▲신규 부동산 산업 확산 승인 ▲연기금 리츠 투자 장려 등 미국 내 시장 장려를 위해 다양한 규제를 통과시켰다.
리츠 상품의 지속적인 진화로 대규모 금융 기관과 부유한 개인에게만 제공됐던 다양한 산업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기회가 일반 미국 소액투자자와 대중에게도 제공되고 있다.
평행이론, 리츠와 가상자산 금융상품
현재 제도 밖에서 성장하는 가상자산 금융상품 동향 역시 초기 리츠와 다르지 않다.
가상자산 금융상품 또한 정부 지원을 받기 전부터 급속도로 커졌다. 상품 원리도 유사하게 개인으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수익을 창출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다만, 과거 리츠와 달리 가상자산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는 그 어떤 제약 없이 소액투자자가 직접 투자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인가 받지 않은 만큼, 이런 신규 금융상품은 투자자 보호가 취약하며 매우 많은 위험이 따른다.
리츠 시장의 투자 대상이 부동산인 것과 관리 주관이 가상자산 금융상품과 확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비교해 봤다. 과거 소액투자자들이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직접 투자를 원했던 것처럼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 또한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리츠 상품이 부동산 사업군이 제한적이었지만 차츰 개선된 것처럼 미래에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 종류 또한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가상자산 금융상품도 현재는 제도권 밖에 있지만, 디지털 온니 시대를 맞이하는 현대 사회에 제도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날 또한 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기구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지금, 가상자산 금융상품 대중화는 먼 미래가 아니다. 다만 기준 자산이 비트코인이나 사기업이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이 주요 자산으로 쓰일지는 불투명하다.
가상자산 금융상품이 리츠처럼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