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레이션’. AI의 힘을 빌어 독자가 좋아할만한, 또는  독자에게 꼭 필요할 뉴스를 골라 서비스 해준다는 뜻이다. 몇년 전부터 미디어 업계에서는 핫하게 등장하며, 너도나도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등장했던 큐레이션 서비스들은 여기저기서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싸이월드의 명성을 되찾아줘, 뉴스큐!

하락세이던 싸이월드가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뉴스 큐레이션 앱 큐(QUE)도 큐레이션 서비스의 실패 사례중 하나다. 2017년 등장한 뉴스앱 큐는 삼성투자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뉴스앱 큐는 등장 3개월만에 다운로드를 일으키며 한때는 중국의 진르터우탸오(뉴스포털)과 비교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출처_싸이월드

“ 실제로 국내 광고업계에서도 중국의 대형 언론사들을 넘어 웨이보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의 예를 들며 뉴스 및 정보 큐레이션 서비스로 상당부분 트래픽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 쿠키뉴스 기사중-

하지만 뉴스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삼성전자 인공지능인 빅스비와 연동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무너졌다. 큐의 실패 후 싸이월드는 언론사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지 못해 법적 절차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전 대표는 직원 임금체납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텅빈 싸이월드 사무실…삼성벤처 투자금 50억원 어쩌나

출처_중앙일보

끊임없이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는 중앙일보에서도 큐레이션 붐에 맞춰 ‘뉴스10’을 출시했다. 뉴스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요뉴스를 매일 10개씩 브리핑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뉴스10역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는 간신히 운영되고 있을 뿐, 중앙일보는 더 이상 뉴스10에 대한  마케팅도 하지 않고 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추천 뉴스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뉴스큐레이션 서비스가 이렇게 사라져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해 니즈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관심사가 있고 거기에 대한 글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이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유독 달랐다. 뉴스의 가치는 ‘시의성’과 ‘화제성’ 등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화된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은 대형 이슈 앞에 의미가 퇴색된다. 즉, 대형이슈가 발생할 경우 사람들은 나에게 맞춤화된 콘텐츠보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를 본다는 것이다.

>>뉴스큐레이션 앱 서비스 잇달아 중단

언론사에 근무하면서 뉴스 트래픽을 올리기 위해 검색 최적화를 하고, SNS 채널을 운영하는 등 여러 작업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작업을 하더라도 초대형 이슈가 끌고 오는 트래픽은 정말 넘사벽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기 취향에 맞는 뉴스를 좋아하기 보다는 시의성 있는 뉴스를 더 많이 소비하고 몰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미 자리잡은 뉴스 소비 습관은 바뀌지 않는다

뉴스  유입데이터를 보다보면 뉴스소비는 출퇴근 시간에 많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하철에서 또는 버스를 타면서 앱을 통해 간밤에 있었던 일을 확인하며 출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혹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혹자는 네이버앱을 통해 저마다 뉴스를 보는 경로를 이미 오래전에 형성해놓았고, 이는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 루틴은 꽤나 오래전에 정착한 것이어서 사람들은 그 습관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뉴스큐레이션앱이 나와도 혁신 서비스가 아니라면 이미 자리잡은 뉴스소비습관을 변화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뉴스 큐레이션 앱 또한 사람들의 습관에 자리잡고 싶어했지만, 수년전부터 사람들의 일상으로 자리잡은 네이버, 페이스북 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단순히 뉴스를 서비스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성은 좋은뉴스를 보려고하지만 , 본성은 자극적이고 연성 콘텐츠에 끌리는게 어쩔 수 없다. ‘매일 경제 뉴스 하나씩’ 이라는 생각은 수도 없이 했지만, 바로 다음날 내 손가락이 클릭하는 것은 ‘김구라, 여친 생겨’ ‘n번방 사건 가해자 얼굴 공개’와 같은 뉴스다.

더욱이 뉴스는 뉴스자체로서 붐이 되기 보다는 사람들의 반응, 즉 여론의 영향을 후속적으로 더 많이 받는다. 즉 잘 정리된 큐레이션 뉴스보다는 핫한 뉴스와 함께 사람들의 댓글을 패키지로 보고싶은 것이다. 나에 맞춰진 인공지능 큐레이션 뉴스보다 많이 읽히는 뉴스와 폭발한 댓글들을 보는 것 또한 뉴스 서비스의 셀링 포인트다.

페이스북 페이지

새 글을 텔레그램으로 받아보세요.

새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세요.

카카오 채널에서 와레버스를 만나요!

About the Author

체리

Author

미디어 회사에서 기획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View All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