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항상 나이키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광고를 만들어냈습니다. 나이키 옷을 입고 뛰는 선수들 광고를 보고 나면 저도 나이키만 입으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도 있었죠.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한 번에 섭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이키입니다.

그렇지만 2020년 우리는 “그냥 해”라고 외칠 수 없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역대 최악의 팬데믹이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 때문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생존한 사람들은 극도로 이동이 제한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대표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로서 나이키도 힘든 나날을 보낼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이키는 코로나 특수를 누린 기업이었습니다.

나이키의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1일 현재 나이키는 주당 135.78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147.95달러를 달성하며 나이키 기업 역사상 최고가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분명 다소 낮은 수치지만, 팬데믹 직후 60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눈에 띄는 성장입니다.

나이키의 성공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2021년 나이키는 더욱 성장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점들이 나이키를 더욱 매력적인 기업으로 만들었을까요?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팬데믹이 보여준 나이키 커뮤니티의 공고함

사실 나이키는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2013년에 이미 세계 최고 혁신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특히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나이키 런 클럽 등 나이키가 만든 그들만의 앱 생태계 덕에 이러한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2010년 디지털 스포츠팀을 신설한 이후 나이키가 만든 역작이었죠.

나이키의 대표 앱 중 하나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그리고 나이키만의 앱 생태계가 바로 나이키를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나이키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커뮤니티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웨어 기업에 있어 공고한 커뮤니티를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경제적 해자입니다. 커뮤니티로 모인 소비자는 대체가 쉬운 소비재임에도 불구하고 나이키 제품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라이벌 아디다스, 치고 올라오던 언더아머나 룰루레몬 등 수많은 대체재가 하루에도 신상품을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는데요. 나이키는 자신의 브랜드를 믿고 구매해주는 열렬한 팬슈머를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지속가능한 팬덤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 시대, 이제 기업들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1> p.81

이러한 점을 파악한 다른 경쟁자들도 너나할 것 없이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룰루레몬 같은 경우 “요가복의 샤넬”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매장에 요가 수업을 열고 사람들을 모으게 하려 노력했죠.

하지만 코로나19는 나이키의 커뮤니티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줬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경쟁사들의 커뮤니티 베이스가 흔들리던 와중에 나이키의 커뮤니티만이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나이키는 코로나 이전에도 1억 7,000만 명 이상의 유저를 자신의 앱 생태계로 끌어모았었는데요. 팬데믹이 본격화되고 홈트레이닝의 수요가 급증하자 나이키 트레이닝 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커뮤니티 유지를 위해 힘썼습니다.

그 결과 커뮤니티는 유지를 넘어 엄청난 속도로 확장되었는데요. 지난해 동안에만 나이키 앱의 액티브 유저가 6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앱을 통한 제품 구매도 82% 수직상승했습니다.

나이키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던 마라톤 대회입니다.

심지어 나이키의 디지털 커뮤니티 파워는 우리나라에서도 빛을 발했는데요. 지난해 10월 열렸던 ‘2020 LIFEPLUS JTBC 서울 마라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한곳에서 출발하는 대신 자신이 달리고 싶은 장소에서 10km를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을 통해서 말이죠. 네, 맞습니다. 나이키 런닝 앱이 비대면 마라톤에 사용되었습니다.

나이키 앱은 매년 35,000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는 대형 행사가 문제없이 열릴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습니다. 심지어 참가 신청을 받은지 4시간 만에 완판시킬 정도로 성공적으로 이벤트를 이끌었죠.

이는 다른 경쟁사와 비교하면 압도적 우위입니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자 룰루레몬은 커뮤니티의 중심이었던 오프라인 매장 489개 중 194곳이 영업 중단을 하는 등 직접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물론 홈트레이닝 수요가 급증한 끝에 룰루레몬 등 다른 기업들 또한 어느 정도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나이키 팬슈머는 매우 강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나이키의 수익 구조는 더욱 개선되었다

나이키의 2021년이 더욱 기대되는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나이키이 새로운 판매 전략에 있습니다. 바로 직접 판매 비중의 확장입니다. 직접 판매란 다른 제3의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나이키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20년 초부터 직접 판매망의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나이키의 직접 판매 비중은 경쟁사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인데요. 룰루레몬은 90%의 비중을 직접 판매하는 데 반해 나이키는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직접판매 비중과 영업이익률은 매우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나이키는 판매 전략을 변경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가치는 나이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이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죠.

하지만 다른 유통 채널을 거친다면, 나이키는 자신만의 브랜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어려울 것입니다. 나이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객을 포착하고 있는 나이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를 직접 판매로 돌리면서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나이키의 이익률이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유통업자를 거치면서 들었던 비용이 사라지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나이키의 영업이익률은 15%가 채 안 되던 것에 반해 룰루레몬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직접판매로 인한 영업이익률이 가져온 직접적 결과로 보입니다.

2019년까지 나이키를 이끌었던 마크 파커의 모습입니다.

특히 나이키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온라인 손님을 계속해서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이키 CEO는 앱 사용자 수의 증가와 함께 앱을 통한 나이키 제품의 판매량 또한 급증했다고 밝혔죠.

이에 발맞춰 나이키는 대형 아울렛 매점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한편 인력 감축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해고 비용으로만 2억 달러 이상 사용한다고 하니 해고 규모 또한 거대해 보이는 가운데 기업의 비용은 더욱 감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직접 판매 전략 외에도 “나이키 라이브(Nike Live)”와 “나이키 라이즈(Nike Rise)” 등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새로 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가 절묘하다는 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새로 들어선 나이키 라이브 매장의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도쿄에 열린 나이키 라이브 매장에선 소비자들이 메신저 앱 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나이키 직원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나이키 라이즈 또한 나이키 앱을 통해 개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오프라인에서도 디지털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온라인 쇼핑의 편안함을 한번 경험한 소비자들은 팬데믹이 끝나도 그 습관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자상거래 산업은 급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자상거래 시장을 급격한 속도로 성장시켰는데요. 그로 인해 수많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온라인 쇼핑에 문외한이었던 50, 60대 장년층도 앱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입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나이키의 도전은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다른 경쟁사들이 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전 세계로 새로운 종류의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됩니다.

미래를 준비했던 나이키, 2021년에도 웃을 일 가득할 것이다

나이키의 성공을 두고 가장 중요했던 키 포인트는 바로 미래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십수 년 전부터 준비했던 것이 공고한 커뮤니티, 수익구조 개선, 팬데믹 극복 등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죠.

실제로 많은 분이 모르고 있지만, 나이키는 2013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매우 오래전부터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했었습니다. 이 점이 바로 주효한 것이죠.

특히 팬데믹이라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으로 인해 더욱 나이키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이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사회를 이끄는 대신 원래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른쪽은 “디지털이 뉴노멀”이라고 외쳤던 나이키의 새로운 수장 존 도나호입니다.

나이키의 CEO는 “디지털이 뉴노멀이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임원진들 또한 이런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간파했음을 전해줬습니다. 나이키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죠.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으로 인해 대형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가 증가될 희망도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백신이 배포됨에 따라 나이키와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스포츠 산업과 피트니스 산업도 회복할 것입니다.

2020년 2월 말, 금리의 상승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시장이 조정 받는 가운데 나이키 또한 사상 최고 신고가에서 살짝 내려온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요소가 넘쳐나는 현재 나이키의 2021년은 꽤나 밝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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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오형진

에디터

UCLA에서 경제학과 국제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서울대 정치학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비즈니스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도 많이 놀러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dekop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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