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과 호주 정부 사이에서 뉴스 사용료를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면 호주를 떠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구글과 호주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갑자기 왜 이 싸움에 끼어들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제의 발단: 호주 정부의 구글 때리기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글의 막강한 경쟁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구글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검색시장의 92.54%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검색엔진의 점유율을 합쳐도 10%가 채 되지 못하는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 구글의 점유율이 압도적입니다.

호주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호주 전체 검색시장의 94%를 구글이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주 정부는 구글을 견제하기로 하였습니다. 구글 검색으로 제공되는 뉴스에 대해 구글이 언론사에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을 시행하려고 한 것이죠.

호주 정부는 구글의 독과점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호주의 언론사들이 가격 협상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구글과 뉴스 제공자들 사이의 협상이 더욱 정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글의 대담한 대응

이에 구글은 매우 강력하게 맞받아쳤습니다. 호주 정부가 이런 법을 시행할 경우, 호주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인데요.

지금 문제가 되는 구글 뉴스 서비스만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의 검색엔진 서비스까지 모두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호주 국민이 아예 구글 사용을 못 하도록 만들겠다고 협박한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하듯이 거의 대부분의 호주 국민이 구글을 검색엔진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협박이 무섭게 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호주 정부는 구글에 호주 언론 사용료를 지출하라고 압박하고 있죠

매우 흥미로운 점은 구글이 이러한 협박 전략을 사용한 전례가 있다는 것인데요. 그 대표적인 예시가 스페인 사례입니다.

지난 2014년, 스페인 또한 호주 정부와 비슷한 내용의 법령을 통과시켰습니다. 구글로 인해 스페인 언론사의 광고 수익이 5년 만에 절반 이하로 폭락하자 이러한 법을 만든 것인데요.

이에 구글은 구글 서비스를 즉각 종료하겠다고 협박했는데요. 그런데도 법이 통과되자 2014년 말 구글은 실제로 스페인 내에서의 구글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구글의 협박이 단순히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 셈이죠. 호주가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Sundar Pichai, chief executive officer of Google Inc., sits before the start of a House Judiciary Committee hearing in Washington, D.C., U.S., on Tuesday, Dec. 11, 2018. Pichai backed privacy legislation and denied the company is politically biased, according to a transcript of testimony he plans to deliver.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a Getty Images

물론 이 전략이 매번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이런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죠.

실제로 프랑스가 작년 “링크법”이라는 이름으로 포털 사이트에 온라인 뉴스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는데요. 구글이 반박하자 프랑스 정부는 구글이 반발에 선제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구글을 고소한 것입니다.

이에 구글 또한 뉴스 사용료 협상을 강제한 것이 프랑스의 관할권 남용이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여기서 패소하면서 프랑스의 완승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구글은 프랑스 언론사와 협상하기로 했죠.

마이크로소프트, 호주에 힘 실어주다

이렇게 다양한 선례가 있으니 호주 정부는 구글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법을 그대로 추진하자니 구글이 호주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부담스러운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주 정부와 구글 사이의 전쟁에 참전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호주 정부 편을 들으면서 말이죠.

구글 반발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는 자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호주의 법령에 적극적으로 따를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빙(Bing)”이라는 검색엔진이 있는데, 구글과는 달리 호주에 사용료를 적법하게 내겠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보인 빈틈을 파고들 계획입니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직접 호주의 총리와 만났다고 뒤늦게 밝혀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호주의 편에 드는 이유는 바로 검색엔진 점유율 회복에 있습니다. 구글이 9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은 오직 2% 조금 넘는 점유율밖에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호주를 비롯해 유럽 및 아시아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독과점을 문제로 소송에 당하고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구글의 약점으로 보는 동시에 빙이 성장하는 기회로 여긴 것입니다.

실제로 나델라와 총리와의 미팅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호주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하는 즉시 빙이 그 빈자리를 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합니다.

아직 검색엔진의 성능은 구글이 압도적이긴 합니다.

물론 빙이 구글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주 정부 입장으로서는 구글이 실제로 서비스를 중단했을 때 혼돈에 빠질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죠.

구글의 독과점과 관련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호주 정부의 대응이 매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호주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구글에 굴복하는 선택을 하게 될까요? 혹은 구글 서비스 중단을 감수하면서라도 빙을 믿고 법을 그대로 시행할까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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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진

에디터

UCLA에서 경제학과 국제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서울대 정치학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비즈니스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도 많이 놀러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dekop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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