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컴퍼니(McKinsey&Company)의 리포트를 번역한 글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확산했으며, 이로 인해 인류는 현재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직접 경험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처음으로 회복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서,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한편 팬데믹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적 변화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있습니다. 내수 경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2020년도 1분기의 GDP는 전년 대비 6.8%나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희는 중국이 이미 1분기에 최저점을 찍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회복세가 모양새를 갖춰나가면서 중국 경제 지형도에서 나타나는 많은 중요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에도 보이기 시작했던 몇 가지 트렌드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빠르게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맥킨지의 이번 리포트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서 중국 경제에서 가속화된 사회 변화 트렌드에 대하여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속화된 트렌드 1: 디지털화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B2C 비즈니스와 B2B 비즈니스 모두에서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물리적인 교류가 필요한 등 다양한 제약으로 인하여 덜 디지털화가 이뤄져왔던 B2B 분야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부터 중국은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분야에서는 이미 디지털 강자였습니다. 전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의 45%를 차지한 것도 모자라 모바일 결제 사용량도 미국의 3배에 이를 정도로 말이죠. 중국의 소비자와 기업들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디지털 기술의 사용을 늘려나갔습니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55% 정도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한 차례 고비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장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스포츠의류 브랜드인 나이키(Nike) 또한 중국 내 홈트레이닝 모바일앱 매출이 작년 대비 30% 증가한 한편, 자산 플랫폼인 베이커(Beike)는 2월분 가상현실(VR) 쇼룸 서비스 이용률이 1월 대비 3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근무환경 또한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플랫폼으로 유명한 딩토크(DingTalk)는 이번 단 한 분기 동안 매달 사용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 1,770만 명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디지털을 이용한 교류가 가속화되었는데요. 특히 배상 정책에 관련한 규제의 변화 덕에 온라인을 통한 상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제약판매업체와 의사 간의 디지털 교류도 매우 활발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5G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도 전에 이뤄졌는데, 5G 기술이 이런 디지털 도구들의 사용을 촉진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기에 이런 변화는 주목할 만합니다.
가속화된 트렌드 2: 글로벌 의존도의 감소
최근 지정학적, 경제적인 요인들로 인하여 중국과 다른 국가 간의 관계에 변화가 이미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이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다양한 요인들로 인하여 세계에 대한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낮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내수 경제가 중국 경제 성장의 많은 부분을 이끌었다는 점, 생산 공급망이 발달하여 지역화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에 따라 혁신 동력이 생겼다는 점이 이런 요인 중 주요한 것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높였는데, 2019년 회사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체 중 30%에서 50%에 육박하는 회사들이 새로운 대체 공급자를 찾거나 다른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등 공급망 관리와 관련해 새로운 전략을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주중미국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 응한 회사 중 약 20%는 이런 “디커플링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유럽상공회의소가 2월에 발표한 보고서 또한 중국에 있는 수많은 유럽계 기업이 현재 다각화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뽑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무역 및 투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사람들의 이동은 극도로 제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그림은 약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어마어마한 크기와 성장 잠재력을 보았을 때, 다른 국가의 중국에 대한 생산 공급망 및 혁신 관련 투자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중국 또한 지금과 같은 생산성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술 관련 정보 및 노하우가 끊임없이 중국으로 유입되어야 합니다. 다음 몇 달, 혹은 몇 년 사이 동안에 벌어지는 결정들은 앞으로 세계와 중국 간의 관계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속화된 트렌드 3: 기업 간 경쟁의 심화
현재 중국의 대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이윤과 ROI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적인 가격 인하 경쟁이 이들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중국 내 회사 간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경쟁으로 인한 보상과 리스크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상위 5,00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10% 기업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수치가 70%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니 비교가 되긴 합니다. 중국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이들 대부분은 이미 디지털화가 마무리되어 이를 통해 민첩하게 행동했던 회사들로,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 특히 그로 인한 혜택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알리바바(Alibaba)의 프레시포(Freshippo) 슈퍼마켓은 공급 과정에서의 여러 제약을 극복함으로써 온라인으로 과일을 배달받기 원하는 수요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각종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는 폭스콘(Foxconn) 또한 자신의 주력 상품이 아닌 위생을 위한 마스크를 생산하는 데에 이들의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기업 직원들을 보호했을 뿐만 아니라 타 경쟁사들에 비해 한걸음 빠르게 생산라인을 정상화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은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던 와중에 1만여 명의 직원을 신규로 채용하였습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중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은 충분히 민첩하게 행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로 인하여 이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자금 유동성의 감소, 직원들의 실업 증가, 기업의 파산 등 여러 리스크에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가속화된 트렌드 4: 성숙해진 소비자들
중국의 젊은 세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국내 경제불황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자신의 소비 및 저축 행태에 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중국의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중국 소비 성장의 핵심이었는데, 이들의 소비에 대한 태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급격히 변했다고 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젊은 소비자의 42%가량이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저축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대출 또한 감소세에 있는 한편, 중국인 소비자 5명 중 4명이 이번 위기 이후 더 많은 보험상품을 구매할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실제로 가계 예치금이 2020년 1분기 동안 8%나 성장하여 87조 8,000만 위안에 도달하였습니다. 그사이 소비자 중 41%는 자산관리, 투자, 뮤추얼 펀드 등을 통해 소득원천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소비자는 보다 질 좋은 상품을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진행했던 코로나19 관련 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응답자들은 더욱 안전하고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4분의 3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속화된 트렌드 5: 민간 부문과 사회적 부문의 확대
2003년 사스 위기 당시, 경제 회복을 담당했던 주요 경제주체는 정부와 공기업이었습니다. 이와는 상이하게 지금은 민간 부문과 주요 IT 기업이 중심이 되어, 경제를 재활성화하기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기부를 하는 등 사회경제 측면에서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팬데믹 사태로 인해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부동산 시장, 노동시장, 자본시장 관련 개혁이 추진력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스의 대유행이 시작되었던 2003년, 중국 전체 자산의 55%와 전체 수익의 45%를 차지하는 등 중국 공기업은 자국의 경제를 이끌어갔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 들어서는 민간 부문이 중국 경제 성장의 66%를 담당하고 있으며 신규 직장의 90%를 창출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권력의 중심이 이동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와 대기업 간의 협업이 이번 팬데믹에 대응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알리페이(Alipay)와 위챗(WeChat)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상하이 시 정부와 협력하여 “쑤에이션마(Suishenma)”라는 헬스 관련 QR 코드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모습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의 재빠른 대처능력과 효율적인 민관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민간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했음을 보여줬습니다. 한편,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반케 재단을 비롯하여 많은 사회적 기관 또한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서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앞으로의 중국 사회를 형성해 나가는 데에 이러한 사회적 기관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맥킨지 리포트 링크: Fast-forward China: How COVID-19 is accelerating five key trends shaping the Chinese 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