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펜데믹으로 주가가 들썩이며, 생애 첫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모의투자나 블록체인 분야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레거시 주식 시장에 투자한 것은 1년도 되지 않았다.

첫 투자였던 블록체인 투자에서 쓴맛을 본 내게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잃지 않는 투자’다. 나는 스튜 투자 소모임에서 친구들과 함께 주식을 공부하는데, 내 투자 철학엔 친구들의 영향이 크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들의 철학이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과 비슷한 면이 있더라.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이 자리 잡았다.

<워렌 버핏 투자 철학>

첫째, 돈을 잃지 않는 것.

둘째, 첫 번째 사항을 지키는 것.

<그림1> 워렌 버핏

하지만 백신이 개발되고 펜데믹이 진정되며, 주가도 점차 안정기로 돌아왔다. 우리는 여전히 펜데믹으로 고통받지만, 초기를 떠올리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해졌다. 인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의료진과 바이오 업계에 감사를 표한다.

모든 게 엮인 시장과 이를 분석하는 건 흥미로운 공부다. 펜데믹이 진정되며 주가가 안정되는 것 역시 투자 경력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내겐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초보 투자자인 나는 주로 ETF에 투자했는데, 펜데믹을 지나며 안정을 추구하는 패시브 ETF에 의외의 주가 상승이 왔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던 액티브 ETF는 하락했다. 

하지만 내가 보유한 종목들의 움직임은 서로 상쇄돼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큰 변동은 없었다. 이 시기가 몇 달째 지속되자 주가를 확인하는 흥미가 떨어졌고, 다른 곳으로 관심이 움직였다. 지속할 수 있는 투자에 관한 중요도를 확인한 것은 다행이지만, 조금은 고위험 고수익에 눈길이 갔다.

나만 그런 건 아닌지, 2020년 말부터 지속해서 뉴스에서 보이는 단어가 있다. 스팩(SPAC)이다. 스팩은 바닥이 있는 주식 투자로 불리는 투자 방법으로 기업 인수 목적 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뜻한다.

이 글에서는 주가 안정으로 흥미를 잃은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고위험 고수익 투자, 스팩주에 관해 소개한다.

스팩주, 얼마나 핫한가

흥미를 잃은 이들을 위한 글인데, 스팩주의 개요부터 다루는 것은 가혹한 전개다. 잃지 않는 투자를 지향하는 내가 왜 고위험 고수익인 스팩주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 최근 스팩주 성공 사례부터 알아보자.

각 기업에 관한 깊은 분석은 하지 않는다. 단순히 스팩주 투자 측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최근 스팩주 성공 사례로 꼽히는 ▲니콜라 ▲버진갤럭틱 ▲드래프트킹스 등 3개다.

<그림2> 니콜라

◼︎ 니콜라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렸다.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니콜라는 1회 충전으로 1920km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했다.

한국에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 명의로 니콜라에 2018년 1억 달러(119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니콜라는 지난 2020년 6월 백토IQ(Vecto IQ)와 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여기서 백토IQ가 스팩이다. 상장 후 4 거래일 만에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는데, 상장 과정에서 니콜라에 조달된 금액은 7억 달러(약 7800억 원)다.

합병 전 13달러 정도였던 백토IQ 주가는 합병 후 6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하락했다. 

<그림3>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 버진갤럭틱

◼︎ 버진갤럭틱

버진갤럭틱은 2004년 버진그룹이 설립한 우주 여행 사업 회사다. 소셜캐피털헤도소피아가 2019년 10월 스팩 상장했다. 

버진갤럭틱은 상장 당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이후 2020년 2월 33달러, 2021년 1월 54달러로 상승하는 등 성공적으로 주식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4월 15일,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자신과 버진그룹이 보유한 버진갤럭틱 주식 558만 4천 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1억 5천만 달러(약 1천 68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림4> 드래프트킹스

◼︎ 드래프트킹스

미국 스포츠 도박업체 드래프트킹스는 2012년 설립됐다. 지난 2020년 4월 다이아몬드 이글 에퀴지션과 스팩 상장한 뒤 2021년 3월 주가가 71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호재를 누리고 있다.

드래프트킹스는 스포츠 베팅과 온라인 카지노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종합 온라인 도박 업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40% 성장할 거라 분석하기도 했다.

◼︎ 스팩주가 핫한 이유

흥미를 위해 단순히 숫자만 보자. 스팩주는 10달러에서 시작한다. 고점을 찍었던 시기는 짧지만, 트레이딩을 잘했다는 가정하에 생각해보자.

▲니콜라 65달러 ▲버진갤럭틱 54달러 ▲드래프트킹스 71달러 등 짧은 기간에 적절히 트레이딩 했다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굉장히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고, 결코 이 숫자만 보고 투자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스팩주는 바닥이 없다. 즉, 스팩주 공모가인 10달러 근처에서 사면 큰 손해를 볼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3개 기업처럼 성공적인 숫자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잃지 않는 투자이면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때문에 스팩주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스팩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스팩이란

스팩은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스팩에 관한 정의는 한국거래소 문구로 대신한다.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공모(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명목 회사(Paper Company)다.

– 한국거래소

스팩은 크게 ▲법인 설립 ▲IPO 및 상장 ▲M&A 등 절차로 목적을 달성한다. 목적 자체에서 스팩에 관한 대부분이 설명된다. 

<그림5> 스팩 절차 ./ 한국거래소

먼저 합병에 성공했을 경우를 보자. 대부분 스팩주는 합병 시점에 급격한 주가 변동이 생긴다. 앞서 설명한 ▲니콜라 ▲버진갤럭틱 ▲드래프트킹스 등 차트에서도 보이듯 일시적으로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드래프트킹스는 이후에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스팩 공모가 10달러 근처에서 매수해 합병 후 고점에 매도하는 게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정보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공모가를 크게 벗어난 지점에서 매수하는 건 굉장한 리스크가 있다. 투자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합병에 실패했을 경우를 보자. 미국은 2년, 한국은 3년 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한 스팩은 해산된다. 해산 시 공모자금은 반환되는데, 이에 스팩주 투자가 ‘바닥이 없는 투자’라 불리는 것이다. 

물론 2년, 3년 사이 기회비용을 잃게 되지만, 원금 대부분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밖에 워런트(Warrant),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 상장지분 사모투자) 등 주요 개념이 더 있다. 워런트는 정해진 가격에 보통주를 살 수 있는 권리, PIPE는 합병 기업 규모가 스팩을 넘어서는 경우 사모펀드나 기관에서 투자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스팩 상장을 할까? 이는 굉장히 단순하다. IPO보다 쉽기 때문이다. IPO를 위해서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를 빠르게 단축시킬 수 있는 스팩 상장은 기업에게 매력적이다.

이제 스팩의 정의에 따른 장단점을 살펴보자.

◼︎ 스팩 장점

스팩에 관해 공부하면서 잊히지 않는 문장이 ‘바닥이 없는 투자’다. 스팩 공모가는 미국 10달러, 한국 2천 원인데 스팩 상장 실패 시 공모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기 쉽지 않다.

때문에 해당 스팩이 좋은 기업을 찾아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면, 원금을 보전하며 마음 편히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잃지 않는 투자’이자 ‘바닥이 없는 투자’다.

▲니콜라 ▲버진갤럭틱 ▲드래프트킹스 등 몇 배가 넘는 수익을 단숨에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급변하는 시장에서 편히 투자할 수 있는 특징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스팩 단점

바닥이 없는 투자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투자에 무조건은 없다. 스팩도 당연히 단점이 있다.

먼저 유동성이다. 스팩은 미국 2년, 한국 3년 등 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또한, 이 시기를 지나서 합병에 실패하면 원금을 돌려준다. 때문에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가능성을 보며 기다리는 게 나을 수 있다. 여기서 유동성 문제가 생긴다.

바닥이 없는 투자에 합병 시기가 다가오면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꺼려진다. 때문에 기다리게 되는데, 이에 기회비용이 생긴다. 다른 곳에 투자했더라면, 2년간 연 5%만 해도 10%에 달하는 수익을 버리는 셈이다. 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스팩 투자 시점에 잘 판단해야 한다.

◼︎ 스팩 트렌드

미국 스팩 정보를 다루는 웹사이트 스팩트랙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스팩은 248개였다. 이 스팩들은 무려 832억 달러, 우리돈 약 92조 9천 344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참고로 서울시 1년 예산이 약 40조 원이라고 한다. 스팩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2021년 4월 기준, 고작 4개월 동안 만들어진 미국 스팩만 308개에 달하며 989억 달러를 모았다. 이는 약 11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인데, 코스피 2위 SK하이닉스가 현재 시총 약 100조 원이다.

코스피 3위 네이버가 약 64조 원, 7위 카카오가 약 52조 원으로 우리나라 1, 2위 IT 기업 시총을 합친 금액이 불과 4개월 만에 미국 스팩으로 몰린 것이다. 

<그림6> 샤킬오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팩은 마케팅도 필요해졌다. 이에 유명인이 스팩에 참여하는데 그 면면이 화려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스포츠 스타다. 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괴물 센터 샤킬 오닐은 지난 2020년 10월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터 킹 3세와 함께 미디어・정보기술(IT) 기업을 인수하는 목적의 스팩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 ‘머니볼’ 주인공인 빌리 빈도 지난 2020년 7월 스팩 ‘레드볼 애퀴지션(RedBall Acquisition)’을 설립했다. 빌리 빈은 사업성 있는 스포츠 프랜차이즈, 지적 재산을 수익화할 수 있는 스포츠 기업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스타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움직였다.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도 ‘페가수스 유럽’이란 스팩을 준비 중이다. 아르노 회장은 1140억 달러 자산을 지닌 세계 4위이자 유럽 1위 자산가다.

이처럼 스타와 재력을 앞세워 스팩을 만들기 시작했다. 과연 스팩 열풍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 그래서 이에 어떤 투자를 진행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마무리

‘바닥이 없는 투자’라는 문장에 꽂혀 스팩을 알아봤다. 지난 2020년부터 눈에 띄었던 단어인데, 아마 그때 이 정도 정보를 이해했다면 몇몇 스팩을 보유하지 않았을까 싶다.

공모가 근처에 매수하면 기회비용과 유동성 등 단점을 가지고 ‘바닥이 없는 투자’를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공모가 근처 스팩 중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면 스팩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주가 안정으로 큰 상승 폭을 경험하지 못해 흥미를 잃었다면, 스팩을 지켜봐도 괜찮을 것 같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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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Lead Editor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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