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레버스는 알아둬야 할 이슈를 매주 정리합니다. 이 글은 IT, 경제 분야 큐레이션입니다.
[편집자주]

민족 대명절 추석 마지막 날입니다. 사회와 연결을 끊고 오프라인 모드에 들어간 사람이 있는 반면, 여전히 비즈니스에 대응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명절 특수를 노리는 산업도 있죠. 하지만 많은 사람이 사회와 오프라인에 들어가도 비즈니스는 계속됩니다.

지난 28일 정부가 입점업체에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등으로 갑질 논란을 빚어온 온라인플랫폼의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 ‘온라인판 공정거래법’ 제정안을 내놨습니다. 온라인 입점업체 140만 여곳의 ‘보호장치’ 구실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4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보낸 입법조사회답에서 “네이버페이만을 광고 및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3조의2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또는 23조1항의 ‘불공정 거래 행위 금지’ 조항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네이버가 쇼핑 검색에 네이버페이만 노출하는 행위를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나 네이버페이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차별하는 행위인지 검토를 시작한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규제로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지켜진 시장은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시장이 품어야 할 다양한 비즈니스, 스타트업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비프로일레븐…전 세계 12개국 축구팀 사용, AI 서비스

전 세계 12개국 700여 축구팀이 사용하는 인공지능 분석 서비스가 있습니다.

‘오브젝트 트래킹’ 기술로 모든 선수 움직임을 AI로 추적하며 슈팅·패스·크로스·태클·인터셉트 등 30여 개 ‘이벤트 데이터’와 이동하는 모든 좌표를 추적하는 ‘포지셔널 데이터'(뛴 거리·최고속도·스프린트 횟수·거리 등)를 모읍니다.

황의조 선수가 뛰는 프랑스 보르도, 영국 크리스탈팰리스·뉴캐슬, 스페인 레알소시에다드·세비야, 이탈리아 AS로마·AC밀란, 독일 레버쿠젠·쾰른·프랑크프루트 등 축구 좀 본다 하는 팬이면 누구나 아는 명문 구단이 사용합니다.

비프로일레븐은 축구를 좋아하던 사회교육과 출신 대표가 창업한 한국 스타트업입니다. 2015년 2월 창업한 비프로일레븐은 2016년 K리그 주니어 대회를 시작으로 국내 모든 중·고교 경기 분석을 맡았습니다. 프로팀도 안 하던 영상분석 서비스가 유소년 리그에 적용된 것입니다.

이어서 2017년 독일에 진출했는데요. 독일 함부르크지역 ‘토이토니아'(5부 리그) 팀이 비프로 서비스를 사용한 이후 순위가 14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 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빠르게 진출해 성공 궤도에 오른 케이스입니다.

쿠키…미얀마 정복한 한국 OTT 스타트업

전 세계 OTT(Over The 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을 넷플릭스가 정복하고 있다면, 동남아에는 아이플릭스가 있습니다.

반면,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만든 연합 OTT 웨이브는 국내에서 넷플릭스에 힘을 못 쓰고 있는데요. 그만큼 락인(Lock-in)효과가 강한 곳이 OTT 분야입니다.

그런데 한국 스타트업이 OTT 분야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인 지역이 있습니다. 5500만 인구의 미얀마입니다.

한국 OTT 쿠키(Cookie)는 아이플릭스를 누르고 시장 1위를 달성했습니다. 다운로드 126만 건, 회원 70만 명입니다. 쿠키는 블룸스베리가 운영합니다.

쿠키

김요섭 블룸스베리 대표는 2003년부터 몽골에서 극장 설립, 헐리우드 영화 배급, VOD 유통 등 영상 콘텐트 사업을 해왔는데요. 몽골 사업을 안정화한 뒤 미얀마에서 2년 정도 준비해 2017년 영화 배급과 2019년 쿠키를 시작했습니다.

몽골 비즈니스 경험으로 저소득 국가 이해도가 도움이 됐는데요. 김 대표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일수록 생업에 바빠 여러 편을 볼 시간이 없고, 와이파이가 아닌 통신사 3G, 4G 데이터라 무제한 시청이 어려운 환경입니다. 때문에 쿠키는 저렵한 월정액요금을 넣고, 신작 영화를 할인가로 단건 구매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특히, 최신작 확보에 집중했는데요. 소비자가 돈이 없을수록 1편을 봐도 골라서 보는 성향이 있어 다양함보다 원하는 영화를 찾는다고 합니다.

기존 서비스를 가져가 최적화한 사례가 아닌, 현지를 위한 서비스로 기획해 성공 궤도에 오른 케이스입니다.

인싸스…5개 스타트업 연합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성공 사례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 시장에도 더 많은 성공케이스가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로 ▲정부 규제가 강하다 ▲대기업 납품을 해야 살 수 있다 ▲시장이 작다 등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요. 특히 B2B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시장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B2B 연합을 결성한 5개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뉴플로이 ▲모두싸인 ▲스포카 ▲자비스앤빌런즈 ▲채널코퍼레이션 등 스타트업입니다. 이 연합은 B2B SaaS 얼라이언스로 별칭을 인싸스(InSaaS)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들은 북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비상장 기업) 68%가 B2B기업인데, 우리나라에는 B2B 유니콘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후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된 모임이 B2B 인지도 향상을 목표로 확장했는데요.

B2B가 갖는 특징으로 ▲매출이 나면 쉽게 꺾이지 않는 것 ▲유행을 타지 않는 것 ▲고객사 내부 관계자 동의를 모두 얻어야 하는 것 ▲충동구매가 없는 것 등을 꼽았습니다. 이에 B2B를 연애보다 결혼하기 좋은 묵직한 타입이라 표현한 게 인상 깊습니다.

인싸스는 ▲5개사 공동 인재 채용 ▲웨비나 ▲소상공인 서비스 협업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와레버스 인사이트

시대 흐름이 바뀌고, 구매력을 가진 세대와 문화가 바뀌며 비즈니스도 함께 변화합니다. 정부가 좋은 의도로 제재하는 공정거래법 등이 시장을 위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도만큼 시장에 반영되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꿈꾸는 많은 스타트업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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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편집장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추구합니다. 와레버스에서 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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