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시리즈
#1 – 말레이시아 리포트 http://aseanbizlab.com/?p=277
#2 – 베트남 리포트 http://aseanbizlab.com/?p=503
지난 4월 24일 자로 세계은행에서 2018 아태평양 경제상황에 관한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의 제목은 ‘역풍을 다스려라’(Managing Headwinds)로, 2018년 아태평양 국가들이 겪었고 겪고 있는 중국이 경제성장 안정화에 진입함에 따른 외부환경들의 변화를 역풍(Headwinds)에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계은행의 리포트에 따르면 실제로 2018년 아태 지역국가의 성장률은 폭발적이었던 시기를 지나 느려졌다고 한다. 물론 아태 지역국가에 있어 이러한 주변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것도 아니고 이를 극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예상보다 이른 성장세 둔화와 이에 따른 부정적 외부환경의 변화가 예상되어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여기에 더해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2019년에 있어 새로운 위험요소를 등장하며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외부환경의 변화는 아태지역 국가에 커다란 위협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선제 조치를 통하여 대비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번 리포트의 요지이다.
리포트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역적 경제(region’s economy)를 보다 활성화하여 구조적 개혁에 중점을 맞추고 투자를 늘리고 인적 자본을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민간 영역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위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I. 필리핀 리포트
리포트에서는 ASEAN이라는 분류 외에 ASEAN-5라는 개념을 추가적으로 만들어 두었다. ASEAN-5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5개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발전 가능성과 인구, 영토, 자원 등을 가진 주요 국가를 지칭하는 것으로 세계은행 외에도 IMF 등 국제경제와 관련되어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다. 리포트에 대한 해석을 위해서는 먼저 ASEAN-5에서 시작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WB 포스트 시리즈도 그에 맞춰 진행하려 한다.
아세안 주요 5개국 중 필리핀을 다룰 차례이다. 필리핀은 경제적인 측면보다 정치적 측면이 현재 많이 부각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 WB리포트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내실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다른 모습은 보여준다.
– 필리핀 현황
필리핀은 인구 1억 6백만으로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6.2%로 예전에 비해 0.5%p 감소한 수치이다. 하지만 6%는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경제는 주로 정부 주도적인 사업에 따라 움직이며 선거를 대비한 정부 지출의 하락만으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정도로 정부 의존적이다.
필리핀의 2018 현황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2가지 이다.
- 필리핀은 2018년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2018년 이전 필리핀의 물가상승률은 1~2%대를 기록했으나 작년 갑자기 5.9%를 기록했다. 주로 식비, 전력, 운송 금액의 상으로 발생한 물가상승을 조정하는 것이 2019년 재정 당국의 목표이다.
- WB 리포트에 따르면 필리핀은 정치적 이벤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며 빠르다. 필리핀은 현재 2019년 선거를 앞두고 정부 지출이 줄어들어 경제성장률이 0.5%p 줄어들었는데 이러한 경제 둔화는 선거운동과 선거를 거치면서, 그리고 보조금과 정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회복될 것이라 리포트는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2019년 예산안 통과의 지연과 선거 몇 달간의 정부의 새로운 공공프로젝트 금지 조항 때문에 2019년 1분기 성장률이 낮을 거라고도 예상했다. 이처럼 필리핀은 정치적인 이벤트가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의 정부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II. 필리핀의 위험과 과제
필리핀은 현재 외부적으로는 미중 간 무역전쟁, 중국의 성장둔화에 의한 하방 성장 위험이 존재하고, 내부적으로는 2019년 예산안 지연 처리로 인한 정부 인프라 투자 산업의 실행이 미뤄져 하방 성장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내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세금 개혁 프로그램 처리가 늦어진 것도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필리핀이 겪고 있는 경제문제는 내부적인 정치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중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를 만들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성장 어젠다가 필요하다. 시장 경쟁력을 기르고, 투자를 촉진하며, 노동시장을 개선하는 세가지 방향에서 성장 어젠다가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외국인의 투자와 사업을 촉진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노동시장 개선과 관련해서는 직업교육, 구직활동, 재취업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적 자원이 개발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대수명이 아세안 5개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이므로 의료체계 개선을 통해 애써 개발한 인적자원을 유지하는데도 노력을 해야한다.
AseanBizLab Insight
필리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학창시절 많은 아이들이 저렴하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가는 나라, 두테르테라는 관점에 따라서는 미치광이에 가까운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글을 쓰기 위해 필리핀에 대해 찾아보면서 놀라운 기사를 많이 보았다. 보통 두테르테의 기행이나 논란에 관한 기사가 많긴 했지만 그에 가려진 경제기사들은 작년 한해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물가상승률이 급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그렇게 된 것 같은데 WB리포트를 읽어보니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치에 종속된 경제가 가져오는 폐해를 필리핀은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피해를 보는 것은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아이러니 하게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통한 인적 자원의 개발이다. 결국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사람에게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참고 자료
- 세계은행 아시아 태평양 경제 업데이트(World Bank East Asia and Pacific Economic Update, April 2019) http://www.worldbank.org/en/region/eap/publication/east-asia-pacific-economic-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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