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 번씩은 빠져보았을 것이다. “이것까지만 봐야지” 하고 본 영상을 줄줄이 이어서 보게된다. 바로 뒤에 생얼인 여자가 화장으로 변신하는 방법 영상이 나오면 “진짜 이것 까지만 봐야지”. 그 뿐이랴, 이상하게 마시멜로같은 고무찰흙을 슥 – 슥- 자르는 영상은 왜 빠져드는 것일까. 그렇게 잡아먹는 15초의 영상들이 이 잡아먹는 시간이 약 2-3시간이다. 유튜브 쇼츠 얘기다. 유튜브의 숏폼 컨텐츠 플랫폼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상표권을 출원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베타 버전을 도입했다.
유튜브 쇼츠 돈이 될까?
이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의 광고 수익의 맛을 봤다. 유튜브의 광고수익은 보통 시청시간에 비례한다. 그렇기 때문에 15초, 짧은 쇼츠로는 사실상 돈을 벌 수가 없는 구조다. 그도 그럴 것이 15초 짧은 영상에 앞 뒤 광고를 붙인다고 생각해봐라. 영상 시간만큼을 광고시간이 잡아먹을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유튜브는 쇼츠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1171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유튜브는 내년 1년 동안 총 1억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며 이번 달 첫 지급이 종료된다고 한다.
쇼츠에서 돈이 어떻게 나올까
유튜브는 그럼 왜 쇼츠를 밀고 있는 것일까. 사실 유튜브도 숏폼 영상에 대한 고민은 그동안 많았다. 하지만 그 수익 모델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지금까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 답은 틱톡을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틱톡은 서비스의 글로벌 네임이고, 중국에서는 ‘더우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중국 정부의 검열 때문인지(?) 틱톡과 더우인은 같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서버와 서비스가 분리되어있다.
틱톡이 모국에서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더우인의 수익구조를 확인하면 된다. 더우인의 돈벌이는 ‘커머스’다. 숏폼 영상 사이에 커머스 영상을 섞어 놓아 커머스가 일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더우인은 18년에 1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크리에이터에게 쇼핑몰 연동 서비스를 실시했다.
사실, 유저입장에서 커머스나 광고는 썩 마주하고싶은 컨텐츠는 아니다. 그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틱톡은 왜 커머스를 허용하는 것일까. 바로 더우인앱 자체가 언제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는 화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적에 있다. 사람들이 더우인을 통해 전자결제를 일으키기 위해 엄청 돈을 뿌리고 있다. 올 설날(춘제)에는, 중국의 한 프로그램에서 2천억원이 넘는 거액의 세뱃돈을 뿌렸다. 생방송과 연동돼 더우인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된 추첨 행사에 참여한 시청자 중 수백만명이 세뱃돈을 받은것이다. 더우인은 이번 협찬을 통해 막 내놓은 전자결제 서비스 이용자 확충을 목적으로 진행했다. 2000억원 마케팅인 것이다.
전자 상거래를 일으키고 싶은 욕심
이외에도 더우인은 온-오프라인 거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더우인에는 ‘동네’이라는 기능이 있다. 특정 지역을 설정하면 그 동네의 사용자들과 컨텐츠를 볼 수 있다. 사용자 위치기반 서비스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렇다. 내가 있는 곳에 가까이 있는 유저들과 연결하거나, 쇼핑몰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근처에 있는 매장의 쿠폰 등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앱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 메가앱의 탄생
짧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더우인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 게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키워가고 있다. 영상 컨텐츠로 이용자들을 몰입시킨 이후 앱에서 거래를 일으키는 것이다. 전자 상거래까지 일으키는 그야말로 메가앱으로 변화한것이다. 중국인들이 이제는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기능을 할 수 있다. 컨텐츠를 보며 웃기도 하고, 정보를 얻고 구매를 하기도 하고, 페이로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메가앱이 되고 싶어하는 유튜브
유튜브과 과연 이를 지켜만 볼까? 유튜브는 이미 전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이중 일부 국가에서만 유튜브를 통해 전자상거래가 일어나도 그 수수료 등을 고려했을 때, 유튜브는 메가톤 급의 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숏츠를 출시한 유튜브의 내면엔 이런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숏츠 뿐만 아니라 차츰 이커머스로 그리고 나아가 페이먼트 시장까지의 확장을 노리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이 강한 숏츠가 커머스와 묶이기에는 걸림돌도 있을 것이다.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에서 생기는 사용자들이 거부감을 해결해야할 것이다.
현재 틱톡과 더우인을 동시에 거느린 바이트댄스의 시장 가치는 1천억 달러(약 110조원)에 달해 세계 최초로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 달러)에 올랐다.
비하인드 스토리
사실 이번 도입에 앞서 구글은 인도에서 먼저 사용자 반응을 테스트했다. 이 배경에는 틱톡의 인도 철수가 있다. 지난해 인도와 중국이 국경분쟁으로 대립을 하면서, 인도는 파격적으로 중국산 앱 사용을 중단했다. 유튜브는 현명하게 이 사이를 파고든 것이다. 특히 14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한 만큼 시장성을 확인하기에는 적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