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최소 1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개인 데이터 저장 용도와 업무상의 이유로 5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데이터가 실제 어디에 존재하는지 궁금해 본적이 없는가? 전 세계 사람들의 데이터가 데이터센터에 실제 어떻게 저장되고, 데이터센터 플랫폼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저장되는 유의미한 데이터는 전체 데이터의 약 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와 더 빠른 연결을 원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나가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정의 및 트렌드
정의 : 데이터센터(이하 DC)는 기업의 방대한 정보저장을 위한 서버, 네트워크 회선 등을 제공하여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인프라 시설
트렌드 : 컴퓨터 가상화 기술 발전과 더불어 IT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편리하고 유연한 클라우드 DC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 GBSA
우리가 흔히 데이터센터 하면 떠오르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일 것이다. 물론 클라우드 시장 1~3위 업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전 세계 수 백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업만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21년 1분기 기준 전세계 시가총액 1~10위 기업 중 사우디 아람코와 버크셔 해서웨이 2곳을 제외한 8개 기업이 자사용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 뿐만 아니라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 그리고 테슬라까지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어떻게 구분될까
데이터센터는 크게 실사용 유무에 따라 ‘자가용 데이터센터’와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로 나뉜다.
자가용 데이터센터란 말 그대로 실사용 목적으로 직접 센터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아마존(AWS), MS(Azure), Google(GCP)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AT&T, 버라이즌 같은 회선사업자가 이에 해당된다.
국내에는 KT, SKT, LGU+와 같은 통신사와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전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에 있다. 참고로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카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에 나섰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란 센터 소유자가 실사용이 아닌 영리 목적으로 임차인에게 상면 공간을 임대해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 요즘은 단순히 공간을 임대해주는 것을 뛰어 넘어 사업자 간 상호연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더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제공이 가능하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의 대표기업으로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가 있다. 전세계 데이터 시장 1, 2위를 다투는 두 기업의 운영 방식을 통해 데이터센터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살펴 보자.
데이터센터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바로 ‘상호연결’이다.
특히, 전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1위 기업 ▲에퀴닉스(Ticker: EQIX)를 살펴보면 요즘 데이터센터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 수 있다.
에퀴닉스는 전 세계 26개국 22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 2,900개 이상의 클라우드 및 IT서비스 기업들이 에퀴닉스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에퀴닉스의 고객이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상호연결 가능한 서비스가 많다는 의미이다. 에퀴닉스의 서로 다른 고객들은 상호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상호 연결 서비스의 좋은 예로 우리나라의 네이버가 있다. 실제 2019년 경 네이버는 에퀴닉스의 고객이 되어, 전 세계 1800여개 이상의 네트워크 업체와 상호 연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심지어 ‘빅3’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또한 에퀴닉스의 고객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컨텐츠&디지털 미디어 기업과 AT&T와 같은 회선사업자와의 상호연결이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퀴닉스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의 매출 대부분은 임차인에게 임대해주는 공간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약 20%의 매출은 고객 간 상호연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에서 매출이 발생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간제공이라는 유형의 서비스가 상호연결이라는 무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그 자체인 것으로 불 수 있다.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는 같은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다른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계약 및 운영 방식에 따라 홀세일(Wholesale)과 리테일(Retail)로 나뉜다.
홀세일(Wholesale)은 단일 또는 소수의 고객사에게 상면공간을 대규모로 임대해줌과 동시에 회선, 설비의 설치, 관리 및 운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임차인에게 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디지털리얼티가 있다.
리테일(retail)은 사업자가 직접 회선과 설비를 설치, 관리하고 운영하면서 최종사용자에게 상면공간 또는 랙의 일부를 임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에퀴닉스가 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현재 디지털리얼티 보다 시가총액이 약 2배 큰 에퀴닉스의 방식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큰 성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데이터센터 플랫폼 특성상 한 번 계약 시 장기계약이 이루어지고 변경이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이 가능하다. 또한 대기업과의 규모가 큰 계약을 주로 진행하기에 고객 확보 측면에서 안정적이다. 에퀴닉스의 평균 임차 기간은 18년 이상으로 매우 안정적이기에 꾸준한 현금흐름 확보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성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1-2025년간 5193억 4000만 달러 성장, 예측기간 중 연평균 성장률은 21%로 전망된다고 한다. 이는 에퀴닉스 뿐만 아니라 아마존(AWS), 구글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수년간 데이터 센터가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면 앞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며 시장 성장세가 확장될 것이다.
오늘날 50억 명 이상의 소비자가 매일 데이터와 상호 작용하며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75%에 달하는 60억 명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됩니다. 2025년이면 데이터에 연결된 사람 한 명이 18초당 1번꼴로 데이터 상호작용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상호 작용의 대부분은 2025년 90ZB 이상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계 수십억 대의 IoT 장치에서 비롯됩니다.
– 글로벌 디지털화
5G,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전으로 인한 트래픽 증가와 기업 간 상호연결이 더욱더 중시되는 만큼 장기적인 흐름 속에서 데이터센터 시장은 기업에게도 좋은 먹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