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시리즈는 5부작으로, 헬스케어 시장에서 AI가 일으키는 변화를 분석합니다. 헬스케어 시장에 왜 AI가 필요하고, 앞으로 다룰 주제들을 간략하게 요약합니다.
[편집자주]

헬스케어 시장은 의사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총집합입니다. 근본적인 질문부터 출발해봅시다. 헬스케어에 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접목할까요?

의료서비스 공급 문제

의료서비스의 목적은 결국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비록 돈을 내고 이용하는 서비스이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목적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빈부 간의 의료 격차는 나라 불문 존재하며, 높은 비용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절대적인 공급량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아래는 미국의 사례인데요, 미의과대학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에는 약 2만 명의 의사가 부족했고, 2033년에는 최소 5.4만 명에서 13.9만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료서비스 공급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그림1> 의사 부족 예상 범위 ./  

1) 의료서비스 가격

한국에서 의과대학 신입생이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년입니다. 하지만 면허를 취득한 뒤 인턴을 거치지 않으면 실무에 바로 투입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을 예시로, 실질적으로 기능하는 의사 한 명을 양성하려면 걸리는 시간은 8년 이상입니다. 

또한, 의사는 여타 분야에 비해 인력 양성 비용이 높고, 마찬가지로 의사도 높은 보상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의료서비스는 자본보다 인력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좌우되는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입니다. 고급 인력을 집약적으로 투입하기 위해서는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서비스 가격이 높을수록(=미국) 더 많은 학생이 의사가 되고 싶어 할 겁니다. 하지만 지불여력을 지닌 환자 수가 감소합니다. 의료서비스 가격이 낮아지면(=의료 공공화: 한국, 유럽), 학생들은 의사가 되기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고, 불필요한 환자(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증 환자)가 증가해 실질적으로 환자가 대면할 수 있는 의사 수는 결국 충분하지 못합니다. 즉, 의료서비스는 구조적으로 부족합니다. 이 딜레마 속에서 균형을 유도하는 것이 국가의 의료비 지원과 정책이지만, 슬기롭게 해결해낸 국가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국가들에서 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로 의사와 간호사를 수입(?)해오는 현상도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 공공 의료 시스템을 운영하는 영국은 2018년에 53%의 의료 인력을 저임금 국가에서 수입해왔습니다(Britain is now importing more doctors than it trains, figures show). 그리스, 이탈리아 등 동유럽권 국가에서 서유럽으로 의사들이 이민을 가는 것은 흔한 일인 것이죠. 하지만 아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들은 의사를 배출할 시스템조차 없어, 의료원조의 형태로 선진국으로부터 의사를 수입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의료는 빈부격차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2) 저출산과 고령화

<그림2> 

노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의료비가 훨씬 많이 듭니다. 질병에 훨씬 빈번하게 걸리며, 만성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고, 회복기도 훨씬 길며, 회복에 드는 비용도 증가합니다. 변화하는 인구 구조를 고려했을 때, 의사 수는 증가해야 합니다. 물론 노인 요양 전문 의료 인력 충원으로 일정 부분 해결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일반의와 전문의 수도 증가해야 할 것입니다. 인구 자체가 증가하니까요.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앞으로 새롭게 배출될 수 있는 의사의 수는 감소합니다. 따라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선진국일수록 의료 부족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가로,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의료 부족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팬데믹은 환자가 급증하는 특별한 상황이지만,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AI는 어떻게 의료서비스를 해결하는가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의사의 역할을 일부 분담해, 의사가 환자 한 명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현재 노동 집약적인 시스템의 구조를 자동화해 의료 원가를 낮추고, 의사 공급 공백도 채워줍니다.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1)에서 살펴본 딜레마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요약해보자면, 결국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과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Why : 이미 의료 공급은 부족하며,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이는 더욱 심화할 문제

–      How : AI를 통해 의료 원가를 낮춰서 의료 공급을 확대한다.

그렇다면, 이제 What을 살펴봅시다. 헬스케어 시장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고객(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크게 <예측-예방-진단-치료>의 4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철수라는 가상의 환자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30대 초반에 접어든 철수는 요즘 탈모가 걱정입니다. 아버지와 삼촌이 탈모로 고생하셨는데, 탈모는 유전 요인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머리숱이 적어진 기분도 듭니다. 철수는 자신의 탈모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유명 의원에 방문합니다.

문진을 거치고 나니, 철수도 탈모의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아직 탈모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 가지 생활 수칙을 잘 지키고, 탈모 예방용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의사 선생님이 알려주셨습니다. 다행입니다.

철수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랐지만, 아뿔싸, 몇 개월 뒤부터 눈에 띄게 모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병원에 찾아갔더니, 넓어진 이마를 확인하시고, 몇 가지 문진과 검사를 거쳐 탈모라는 <진단>을 내려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탈모는 뚜렷한 치료 약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을 몇 가지 처방해주셨습니다. 철수는 2개월에 뒤에 다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기로 합니다.”

오늘 글은 간략하게 각 시장과 추가로 고민해볼 만한 이슈를 소개하겠습니다.

위처럼 네 가지로 시장을 나눠서 볼 때, AI의 역할은 어느 단계에서 극대화될까요?

답은 예측과 진단입니다. 예측과 진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데이터 인풋만 있다면, AI가 사람보다 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방과 치료의 경우, 사람이 직접 약을 복용하거나, 수술을 하는 등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추천이 정교하더라도, 실행으로 똑같이 옮겨지기 어렵습니다.

먼저 예측부터 살펴보면, 이상적인 예측 AI는 환자의 모든 생활 및 의료 개인정보를 수집해 매우 정교하게 어떤 병에 걸릴지 맞출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정보의 활용, 특히 의료정보의 경우 더욱 민감해, 현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특정 데이터를 활용한 흥미로운(?) 서비스들은 있습니다. 

<그림3> 23andMe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미국의 23andMe가 있는데요, 소비자가 직접 DNA 샘플을 보내면, 이를 분석해 55가지 질병 가능성을 알려줍니다.

진단의 경우, 시중에 많은 솔루션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2월 초 상장 예정인 뷰노가 있고요, 이외에도 2019년에 이미 상장한 제이엘케이, 올해에서 내년 중으로 상장을 계획 중인 루닛, 딥바이오, 딥노이드 등이 있습니다. 

<그림4> 뷰노

딥바이오를 제외하면 모두 CT, 엑스레이 등 특정 체내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한 가지 질병일 가능성을 추천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는 진단 시장의 85%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미지는 데이터의 종류 중 AI가 분석하기에 가장 쉽기 때문에, 영상 진단 영역에서 발전은 매우 빠른 편입니다. 시장이 성숙하면, 한 기업이 수백 가지의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을 독점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예방과 치료에서는 매우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방의 경우, 예방책을 추천해주거나 예방책을 실생활 속에서 보다 규칙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치료에서는 보통 수술/시술 시 영상에 추가 정보를 띄워주거나, 학습된 로봇이 집도를 보조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편차는 있겠으나, 1,300조 원(1.2조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구글, IBM, GM과 같은 빅테크 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모두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AI를 접목한 서비스들은 이제 겨우 임상/안전성 검증을 마쳤거나, 아직 개발 중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제 겨우 전체 시장의 0.1% 정도 침투했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분야입니다.

다음 편에는 4가지 시장 중 “예측” 부분을 다룹니다. 예측에서의 핵심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23andMe와 같이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한 사례들과, 빅테크 기업들 중심으로 어떻게 의료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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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캐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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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 벤처캐피탈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궁금한 게 많지만 게으른 사람이라, 글을 쓰면서 부지런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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