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1 상반기 초대형IPO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권신고서 제출이 연일 화제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 3형제(▲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해, 2차 전지 관련주(▲LG에너지솔루션 ▲SKIET), 대형 게임사(▲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RPG)들이 IPO(기업공개)를 기다리고 있으니, 2021년 올해도 그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자 역시 이전 글에서 2021년에도 공모주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완전히 바뀌어버린 공모주 제도를 보고 약간의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이전 글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지난 해 공모주 열풍 속에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만 주식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보완책은 무엇인지, 이것이 필자와 같은 개인(일반 청약자)에게 얼마나 유리한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변화된 필자의 심경도 함께 전달합니다.
2021 공모주 제도, 무엇이 변화되었나?
◆ ‘균등방식’이라는 배정방식의 변경
기존에는 돈(증거금)이 많을수록 많은 주식을 받는 100% 비례방식이었습니다. ‘돈 놓고 돈 먹기’라는 비난이 일자 금융당국은 공모주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 절반 이하는 비례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균등방식이란 개인에게 배정된 물량의 50% 이내에서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가 똑같은 수의 주식을 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전체 물량의 절반을 개인별로 균등 배정 후 나머지 물량을 경쟁률로 나눠 배정하게 됩니다. 증거금의 규모가 아닌 청약을 신청한 계좌수로 균등 배정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일반청약자 물량 최대 30%까지 확대
기존 일반청약자 물량은 전체 공모주 물량의 20%에 불과했습니다. 개선 후, 하이일드 펀드의 감축분 5%가 추가되어 최소 25%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우리사주조합 미달물량이 발생하면, 최대 5%까지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므로, 일반청약자에게 최대 30%의 공모주 물량이 배정됩니다.
◆ 1인 1계좌만 허용(중복 청약 불가)
기존에는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의 계좌를 통해 중복 청약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여러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서 중복청약 금지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더이상 중복 청약은 불가합니다.
돈보다 계좌 수가 중요해졌다
일반청약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소액 투자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에서는 좋으나, 실질적으로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주식수는 그만큼 적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비례배정이 유리한 큰손 투자자는 빠져나가고, 최소 청약 증거금으로 공모주를 받으려는 신규 투자자가 대거 진입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미성년 자녀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해 청약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들리는 것이 그냥 나오는 소리는 아닌 듯 합니다.
실제 최초로 균등 방식을 도입한 ‘씨앤투스성진’ 공모주 청약 사례를 보면, 청약증거금 5억 1200만원을 넣은 사람이 기존 제도라면 47주 배정 받았겠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24주를 배정 받았습니다. 반면, 4인 가족 명의로 16만원씩 64만원을 넣은 가족은 4주를 배정 받게 되었습니다. 기존 제도 였다면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을텐데 말입니다.
과연 나(개인)에게 유리한 제도일까?
균등방식은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 동등한 배정기회를 부여하는 방법
– 주관사가 예상 청약경쟁률, 예상 공모가, 해당기업의 특성 등을 감안하여 자율적•창의적으로 배정방식을 고안하여 적용
./ 금융위원회
사실 개선된 배정방식은 비례배정 물량이 50%로 보장되지 않고, 균등배정에 참여한 계좌수에 따라 매우 큰 변동이 존재합니다. 또한 각 증권사의 자유로운 배정방식(균등배정만 할지 균등/비례를 섞어서 배정할지)으로 인해 더욱더 경쟁률 예측은 불가합니다.
이는 실 투자금 대비 실제 배정받게 될 주식수를 예상하기 어렵게 되고, 더욱더 눈치싸움을 하게 될 전망이 높습니다.
필자 역시 이런 복잡한 제도 속에서 계속해서 공모주 투자를 해야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공모주 투자를 하면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는 것이 필자의 기본 철칙이었기에,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형IPO 공모주 청약에만 도전한다. → 배정 물량이 가장 큰 증권사를 확인한다. → 청약 2일차에 계좌수가 낮은 곳으로 청약한다.
사실 경쟁률을 맞추는 것은 신의 능력일 뿐더러 변화된 공모주 제도로는 더 이상 공모주 투자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적은 금액으로 최소 1주는 확보 가능하기에 단타를 노리는 투자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차라리 이 시간에 다른 투자 공부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모주 인기, 언제까지 갈 것인가
최근 119만명의 구독자(2021년 2월 15일 기준)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가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쿠팡’의 나스닥 상장 소식은 전세계적으로 IPO시장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IPO시장의 열기는 이어지겠지만, 풍부한 유동성 장 아래 개인투자자들의 IPO 기대감이 우려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 역시 “많은 도취감이 있는 시기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에 우려감을 갖고 있다. 늘 그렇듯이 시간이 흐르면 조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기업공개를 하는 이유는 자본조달을 통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과도한 열풍 속에서 개인의 주의 깊은 투자가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