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가 되면서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10명 이내의 확진자 밖에 나오지 않는 등 일단 한차례 고비는 넘겼다는 것이 중론인데요. 확실히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우수한 시민의식을 통해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효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숨 돌리나 싶더니, 먹고 사는 문제가 우리에게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로 인하여 경제활동이 급격히 감소하여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배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른바 “한국판 뉴딜”이라 부를 만큼 전례가 없었던 규모의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미국에서의 전례

흥미로운 점은 대한민국 정부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전 세계 각 국가 리더는 자신의 정치관과는 무관하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을 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나라는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매일 2~30000여 명의 추가 확진자가 생기다 보니 벌써 100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4월 26일 현재 945,249명 by Worldometers) 전 세계 전체 확진자 수가 300만 명이 채 안 되는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임을 알 수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경제가 초토화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강점이라고 비추어졌던 노동 유연성으로 인해 오히려 실업자 수가 폭등하고 있는데요. 현지 시각으로 4월 23일 기준으로 여태까지 2,60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실업자가 되었는데, 미국 전체 노동자의 15%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린 것입니다.(“Jobless Claims Jump Another 4.4 Million – 26 Million Americans Have Lost Their Jobs to The Coronavirus”)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 대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국가 경제를 지키기 위해 미국 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먼저 그 시작은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이 끊었는데요. 미국 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급락을 거듭하던 3월 말, 무제한 양적 완화를 발표하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에 돈을 풀겠다는 것인데, 어떠한 제한 없이 필요한 만큼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것은 전례가 없을 정도입니다.(“Fed Unleashes Unprecedented Measures to Shore Up Reeling Economy”)

심지어 보수적인 성향으로 잘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조차 파격적인 정책을 쏟아냅니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모든 미국 국민에게 1,000달러씩 제공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Trump Wants Direct Payments of $1,000 for Adults, $500 for Kids in Coronavirus Stimulus Bill, Mnuchin Says”) 추가적 중소기업과 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4,84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법안도 이번 주에 통과되었습니다. 한화로 거의 600조에 가까운 돈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사업가 출신으로 시장의 힘을 믿는다는 트럼프가 직접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얼마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보다도 어쩌면 더 긴장해야 할 우리나라

어떤 분들은 이렇게 질문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나름 더 잘 막지 않았느냐고. 실제로 IMF의 예측대로라면 한국은 -1.4%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함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 1위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IMF “한국 올해 경제성장률 OECD 1위” 전망)

하지만 유수한 경제학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IMF 수석 경제학자, 미국 최고경제자문사 등 최고의 경제학자들 40여 명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여 출간한 전자책에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전자책의 제목은 <Mitigating the COVID Economic Crisis: Act Fast and Do Whatever It Takes>로, 온라인 검색을 통해 PDF 파일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통찰은 바로 사회적 통제의 강도와 경제 침체의 상관성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제한을 권고하는 것과 같이 시민의 통행을 통제하는 정도가 강할수록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강도가 세질수록 국가가 경험할 경제 침체 또한 더욱 심화한다고 경제학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경제활동이 그만큼 위축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데요. 실제로 전 세계의 석학들이 경제학적 모델을 만들어 이를 예측하니 더욱 신뢰가 가는 한편, 우리나라가 더 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Act Fast and Do Whatever It Takes’ to Fight The COVID-19 Crisis, Say Leading Economists”)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라”

다행히 이런 우려가 저만 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또한 전례가 없는 초강력 대책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경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미 1, 2차 추경안을 낸 것에 추가로 4월 22일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판 뉴딜”이라고 불릴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0만 개의 공공 일자리는 물론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 기금 조성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요. 긴급재난지원금이 핵심내용이었던 2차 추경안도 국회에서 빠른 합의를 볼 수 있도록 압박하면서,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문 대통령, “한국판 뉴딜” 선언…일자리 50만개 만든다”)

워낙 큰 규모의 추경안과 각종 지원정책이 연이어 쏟아졌기 때문에 적자 국채발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극복의 효과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정부 당국에서 엄청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40여 명의 최고의 경제학자들이 전자책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지었습니다.

“Act Fast and Do Whatever It Takes.”

즉 빠르게 행동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는 것입니다. 긴축정책을 옹호하던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러한 제목을 통해 돈을 풀라고 하는 것은 아마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만큼 전례없이 큰 위기임이 틀림없다는 이야기겠죠. 이런 권고에 귀 기울이되 한국에 적합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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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오형진

Editor

UCLA에서 경제학과 국제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서울대 정치학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비즈니스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도 많이 놀러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dekop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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