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양양_체리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 몰랐다. 코로나 이야기다. 올겨울 한국에도 코로나 감염자가 나타나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때만 해도 “봄에는 괜찮아지겠지” “여름까지는 안 가겠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기화되는 코로나에 ‘올겨울’,’ 1년 후’ 또는 그보다도 더 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시국(?) 사람들은 나름대로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여름휴가 시즌이 찾아왔다.

/부산광안리 해수욕장_인스타그램 여행에 미치다 

갈곳 없는 휴가지 

당연한 얘기지만 외국으로 휴가를 나가려는 사람은 드물다. 물리적으로 외국에 나가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도 사람들 시선과 두려움이 지배적이지 않을까. 실제로 유럽은 이번달 부터 한국 여행객의 입국을 허락했고, 항공사도 이에 맞춰 노선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선뜻 유럽여행을 나서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휴가는 국내여행과 호캉스 등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인스타그램_여행에미치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는 “#여행에미치다_국내”란 해시태그가 열풍을 불고 있다. 9.3만개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국내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는 젊은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발리보다 좋은 양양 서피비치?

호캉스 외에도 국내 곳곳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제주도, 강원도, 부산 등이 있다. 젊은이들의 이런 소비행동은 인스타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국내 여행 또는 호캉스 사진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여행 콘텐츠로 유명한 ‘여행에 미치다’ 인스타 계정은 과거 아름다운 해외 여행지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 과 달리 국내 숨은 곳곳을 보여주며 눈길을 끈다. 

흔히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해외 여행 사진을 자랑했던 젊은층 역시 최근에는 해외못지 않은 숨은 국내 여행지를 업로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다. 과거에 알지 못했던 한국의 곳곳을 알려주고 이쁘게 찍어 SNS에 바이럴 함으로써 국내 여행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핑 열풍까지 더해 양양 서피비치의 사진들이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서피비치를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하면 총 13.8만 건의 게시물이 뜬다. 올해로 개장 6년 차를 맞은 서피비치는 ‘비치 바’와 서핑 강습을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해외 여행지 못지 않은 예쁜 사진에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을 어느정도 갈음하는 느낌이다. 

/신라호텔인스타그램

급증하는 호캉스 

며칠 전에 여자친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의 고급 호텔을 예약하려 했던 회사 선배는 낭패를 봤다. 무려 1주일도 훨씬 전이었지만 예약이 다 찼다는 것이다. 바로 또 다른 호텔 뷔페에 전화했지만 상황은 같았다. 실제로 서울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뷔페 ‘파크뷰’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 3월과 비교해 40% 증가했고, 롯데호텔의 올해 2∼5월 룸서비스 매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0% 이상 늘었다고 한다. 갈 곳 없는 사람들, 갈 곳없는 여행여유자금은 그렇게 호텔로 몰려든 것이다. 

/강원도 양양_출처 체리

특히, 해외여행을 못하는 대신 국내 호캉스를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해외여행에 들일 비용을 국내 호캉스로 전환하며 비싼 객실 이용률도 높아졌다. 한화리조트에서는 일반 객실보다 비싼 스위트 객실이 더 잘나가고 있고, 올여름 성수기인 7∼8월 일반 객실 예약률은 80% 수준인데 비해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이른다. 

롯데에서 하이엔드로 만든 호텔인 시그니엘 역시 최근 주말 투숙률이 90%를 웃돈다. 특이한 것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서울로 호캉스를 온다는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호캉스 등을 즐기려는 지방 고객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휴가 잃은 사람들의 보복소비 열풍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과 함께 명품 소비금액이 줄어들었을까? 생각 외로 그렇지 않다고 한다. 코로나로 억눌린 마음을 ‘보복 소비’로 풀어내려는 양상 때문이다. 보복 소비란 전염병·전쟁·테러 등 외부 요인으로 억눌러야 했던 소비 욕구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을 못 가자, 사람들은 지갑을 가까운 곳에서 열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가 장기화되자 초기에 보인 절약 모드와는 달리 최근에 들어 소비가 진작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4·5월 매출이 각각 12%, 4% 감소했지만,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었다. 롯데·현대가 운영하는 아웃렛의 이달 매출 신장률은 지난 4월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와레버스 인사이

코로나 장기화로 모두 지친 듯 보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각자 자신의 생활을 지켜나가며 사람들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초반과 달리 재택근무가 끝나고 회사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코로나 시대에 맞는 나름의 여름휴가를 기획하며 여유를 찾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분명히 일년전과는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각자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으며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다.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코로나로 인해 멈춰버린 시간들이었다. 멈춰버린 시간들이 다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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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회사에서 기획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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