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단연코 ‘두나무’란 세글자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두나무가 유명한 이유, 그리고 이러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름 자체가 빽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카카오 측에서는 두나무가 단순한 투자기업의 하나라고 주장하지만, 두나무의 성장 배경에 카카오가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현재도 지분과 여타 관계 요소로 인해 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두나무는 자신들의 사업 확장과 투자 전문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아세안 지역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두나무이지만 아세안 지역 내 거래소 사업을 두 곳이나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아세안에 대한 관심이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 이 글을 통해 전자책(e-Book) 플랫폼 사업으로 시작한 두나무가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관련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사, 카카오와의 관계, 그리고 아세안 지역을 겨냥한 사업 확장과 투자 진행 상황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두나무의 성장 과정

두나무는 2012년 현재 두나무의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송치형에 의해 설립되었다. 두나무는 당시 8개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실행해본 이후 가장 괜찮은 것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처음은 전자책 플랫폼 사업을 시도하여 업계 순위 10위에 올랐으나 매출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았고, SNS에서 인기 있는 뉴스들을 모아 추천하는 ‘뉴스메이트’라는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아이템의 가장 큰 수익 모델인 광고 역시 트래픽 미달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두나무가 카카오와의 인연을 시작하게 된 사업은 현 증권플러스의 전신인 ‘증권 플러스 for 카카오’라는 앱이었다. 당시 증권 전문가인 퓨처위즈의 김형년과 상의를 통해 만든 해당 앱은 2013년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2억 원을 투자받았고, 금융 운영 조건으로 카카오로부터 33억 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이러한 투자와 수많은 경험 및 연구를 통해 기존 증권 앱과 비교하여 월등히 향상된 UX/UI를 제공하는 증권 앱을 만들었고, 이는 ‘카카오스탁’이라는 앱으로 발전하여 누적 거래액 22조 원을 돌파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는 다시 증권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카카오스탁 앱을 필두로 증권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던 와중에 2017년 두나무는 ‘업비트’라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오픈하게 된다. 당시 송치형 의장은 거래소라는 아이템이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던 두나무와 매우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암호화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시기와도 매우 잘 맞았다.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이었던 비트렉스(Bittrex)와 협업을 통해 타 거래소와 비교하여 더욱더 많은 거래 페어를 제공했다. 또한, 카카오 계정을 통한 로그인 방식을 도입하여 어려운 가입 과정을 현저히 단축하여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현재 명실상부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

업비트는 출시 2개월 만에 하루 최대 거래량 12조 원, DAU 190만의 대한민국 최대 거래소로 등극했으며, 현재까지 대한민국 최대 거래소라는 명성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나무는 그 이후 프로젝트 육성을 위한 블록체인 투자 기업인 두나무앤파트너스, 자체 블록체인 연구소인 람다256, 그리고 해외 거래소 지사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나무의 지배구조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하나로 시작하여 현재 대한민국 대기업 반열에 등극한 카카오의 입장에서 투자기업과의 관계를 조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두나무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직, 간접적으로 두나무 지분 2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두나무의 창업자인 송치형 의장이 최대 주주로서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 26.8%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두나무 지배 구조 (출처: 팍스넷 https://bit.ly/32vnt0n)

두나무에 대한 카카오 관련 지분을 살펴보자면 카카오의 직접 투자 8.1%,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가 보유한 11.7%, 그리고 카카오청년창업펀드가 보유한 2.7%이다. 참고로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의 지분 100%, 카카오청년창업펀드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이유로 카카오가 업비트 운영 등 두나무 기업 운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FRS)의 기준에 의해 회계 처리상 두나무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한 것이며,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실질적으로 영향력 행사 혹은 경영 참여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두나무의 주요 인사들이 카카오 출신이 많다는 점과 지분율이 20%를 초과할 경우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 관계자의 의견이 있는 만큼 단순한 투자 기업으로 보기엔 쉽지 않다는 점이 업계의 분위기이다.

아세안 지역에서 시작하는 사업 확장

두나무는 2018년 2월에 업비트의 자회사인 업비트 APAC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현재 업비트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거래소를 설립했으며, 아세안을 필두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달러 마켓도 운영하여 현지 법정화폐인 싱가포르 달러를 통한 거래도 지원한다. 또한, UX의 최적화를 위해 현지 은행인 UOB 은행과 협업하여 개인 정보 확인 등의 시스템을 같이 준비하여 현지 통화의 입출금 또한 가능케 했다.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재 C2C(Cryptocurrency-to-cryptocurrency) 마켓만 지원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 현지 법정화폐인 루피아(IDS)를 통한 거래 서비스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오픈할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업비트가 처음 해외 사업을 시작한 2017년만 해도 중앙은행 차원의 신중론 이외에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있는 국가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들어 아세안의 많은 규제 당국이 다른 규제 당국이나 중앙은행, 그리고 산업 종사자들과의 논의 필요성을 깨달아가고 있다.”

-김국현 업비트 APAC 대표

업비트가 아세안에 특별한 관심을 두는 이유는 여타 블록체인 기업들이 아세안을 기회의 땅이라고 보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북아메리카와 유럽, 그리고 한, 중, 일을 필두로 한 동아시아 지역과는 다르게 아세안 지역은 아직 대형 서비스 기업의 손이 닿지 않고 있어 블록체인 사업적을 고려할 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최근 들어 모바일 사용자가 급격하게 상승 중인 특수적인 상황을 고려할 시 사용자의 반응을 쉽고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

물론 거래소 사업 확장 역시 아세안에 대한 미래 가치 투자라고 볼 수 있으나, 두나무는 투자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인 투자 사업 역시 진행 중이다. 두나무는 2019년 5월, 투자 전문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와 함께 26개 기업에 약 550억 원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2018년 3월에 두나무는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3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경우 크게 블록체인 산업 핵심 기술과 응용 서비스, 빅데이터 및 핀테크와 같이 블록체인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미래 기술을 가진 업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밴드 프로토콜(Band Protocol)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아세안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밴드 프로토콜은 웹 3.0 응용 프로그램의 탈중앙 데이터 거버넌스 프레임 워크 프로젝트로서 태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세콰이어캐피탈 인도 지사는 밴드 프로토콜에 대한 시드 투자금 300만 달러를 모았고, 이에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참여한 것이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한국신용데이터, TTC 프로토콜, 어니스트펀드 등 대부분 국내 프로젝트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으나, 밴드 프로토콜에 대한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아세안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AseanBizLab Insight

대한민국에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블록체인 사업이라면 일단 경계하고 시작하는 분위기가 정부에서부터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아세안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가들 역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제재가 여타 국가보다 덜 까다롭기 때문일 것이다. 

두나무 역시 이러한 이유로 아세안 국가들을 시작으로 거래소 사업을 확장시키는 점도 존재할 것이다. 사실 두나무와 카카오와의 관계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두나무가 이 정도로 성장하기까지 카카오의 힘이 적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현재의 두나무는 더는 카카오의 백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국내 한정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두나무가 아세안의 암호화폐 시장을 시작으로 선보일 국제적인 행보일 것이다.

References:

  •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입력: 2019.10.23 15:16 print 가 가 . (n.d.). 카카오-두나무라는 든든한 뒷배. Retrieved from https://bit.ly/32vnt0n
  • 송치형. (n.d.). Retrieved from https://bit.ly/2WStN0K
  • 두나무와 두나무앤파트너스, 26개 기업에 550억원 투자. (2019, May 14). Retrieved from https://bit.ly/2JZyssf
  • 정유림 기자. (2019, February 22). 세콰이어, 태국 블록체인 소셜 플랫폼에 투자…두나무도 참여. Retrieved from https://bit.ly/2Q66g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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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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